가을에 접속하다.

내겐 완벽한 그대

by 민지울


나는 가을이 정말 좋다. 하늘은 더없이 높고 나무들은 우아하고 바람은 향기롭다.

내게 가을은 그저 완벽하다.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도 어김없이 계절은 묵묵히 옷을 갈아입을 뿐이다.

올해도 봄과 여름이 지나 가을이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가을을 너무 사랑하는 엄마옆에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기어코 낙엽을 바닥에서 낚아채고선 손에 일단 쥐고 보는 것이다.

찬찬히 가을을 보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나. 그리고 그 배경은 가을.

키가 작은 아이는 까치발을 들고 나무를 올라가려고 하고 엎드려서 떨어진 낙엽들을 휘젓기도 하고 냅다 한번 뛰면서 까르르 웃는다.


아이는 가을이 뭔지 계절이 뭔지는 몰라도 초록잎에서 변한 빨간 잎을 손에 쥘 때 그 바스락거림은 느낄 수가 있다.

아이는 온 몸으로 가을과 인사하고 있나 보다.


엄마는 너의 손을 잡고, 너는 낙엽을 잡고.

이번엔 우리 같이 가을에 접속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가을.

그 풍경에 우리는 완전히 속해 있구나.


무엇이 그리 바빴을까

가을에는 시집도 꺼내어 시를 베껴보고

보고 싶은 친구에게 편지도 쓰고

하늘을 바라보며 이것저것 궁금해했는데


세월이 지나도 그 모습을 변치 않고

어김없이 찾아와 주는 가을은 완벽한 선물이라는 걸

아이의 손을 잡고 울긋불긋한 길들을 걸으면서

나도 한번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주어 모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