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철학-
때는 임용고시 2차 면접을 위해 열심히 ‘자기성장소개서’를 작성(?) 아니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때로 돌아간다. 열심히 글을 작성해가며 처음으로 교사로서 가져야 할 교육철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교육대학교 4학년 말에 임용고시 합격하면 그다음 해에 바로 교육 현장에 나가니 그냥 대학생처럼 멍-하니 교육철학이 없는 채로 있을 순 없었다. 그래서 나름 진지하게 골똘히 생각했다. ‘내 인생철학을 아이들과 함께 할 교육 철학으로 정하는 건 어떨까?’라는 걸 떠올렸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깨친 중요한 내용을 담은 인생철학을 아이들에게도 물려주는 거다!
미국 인기 드라마 <모던 패밀리> 주인공인 필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인생 팁들을 ‘phil’s-osophy’라는 책을 쓰며 전해준다. 자신의 이름과 철학 철자를 합쳐 만든 이 책은 필이 인생을 살면서 경험으로 책으로 느끼고 깨달은 점을 하나하나 적어 엮은 것인데 나름 먼저 인생을 걸은 사람의 연륜이 느껴지는 책이다. 필의 자녀들이 그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웃다가 점점 진실된 아빠의 사랑을 느끼며 감사하게 되는데 나도 그런 걸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인생철학을 교육철학으로 정했다. 그래서 내 인생철학이 무엇이냐.
“삶은 배움이다. 배움은 삶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배우는 자세로 일관하겠다는 건데 나 자신도 배움에는 유통기한이 없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리고 배움을 ‘공부’로 치환해버리면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소리가 되는데 사실 배움은 ‘공부’를 포함하여 아주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단어이기에 아이들에게 거부감 없는 낱말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에게도 인생을 경험하면서 곳곳에 있는 배움을 보물찾기 하듯 즐겁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첫날 아이들에게 나의 철학과 우리 반 학급 교육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차분하게 듣고 있는 아이들 중 준혁이가 갑자기 “배우는 건 원래 재밌어요!”라는 말을 했다. 추후 준혁이 일기를 보다가 이 말이 진심이라는 걸 여러 번 깨닫고 놀란적이 있다. 이렇게 배우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니!
이런 준혁이의 마음가짐을 계속 유지시켜주는 선생님이 되길 다짐했다. 다른 아이들도 수업을 포함해 모든 경험을 통해 배움이 즐겁다는 걸 몸소 배웠으면 좋겠다. 마치<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조르바처럼 경험 안에서 모든 촉수를 곤두세우길.
그래. 올 한 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안에서 우리 즐겁게 배우며 살아가 보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