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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경영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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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평 조직 문화의 중심은 언어에 있다.

우리는 '수평문화'를 회사에 정착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다. 

최근, 많은 회사들은 직급을 사용한 호칭이 아니라 영어 이름으로 서로를 호칭한다. 수평적인 문화를 위해 직원이 상사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하거나, 회의 호출을 한다거나 상사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룰을 도입한다. 극단적으로 보이는 케이스로는, 나는 서로 반말하는 문화까지 보았다.


사실 기업내 수직적인 문화와 수평적인 문화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특별히 무엇 하나가 더 좋다고 할 수 없다고 느낀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작은 스타트업 조직일 수록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해야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생각한다.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회사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지 못하거나, 상사가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할 것이라면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조직 장점이 사라진다. 그만큼 나도 수평적 문화를 추구한다.

(수직 문화를 도입하려면, 창업가의 맨파워가 전제해야 직원이 따를테고 / 

수직문화를 정확히, 올바르게 도입해야 잘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조직문화의 개선을 목적으로 수평적 문화 도입을 시작했다.

일단 도입의 시작으로 대개 직급 호칭을 없앤다. 



이미 20년 전부터, 대기업은 수평적 문화를 도입하기 위해 수평적 호칭 사용을 시작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과연 그들이 수평적 조직 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는지는 다시 관찰해보게 한다. 직원이 10명 이하의 조직이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수평적 문화를 비교적 쉽게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원이 20명 이상의 조직으로 성장함에 따라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없게 되며, 자유로운 업무 권한으로 인해 누구 하나 업무를 책임지고 해결하지 않을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


사실, 나도 수평적 문화를 도입하는 가장 간단한 것이 바로 호칭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유는 수평적 호칭을 사용하더라도, 근본적으로 회사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평문화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도 유교적인 마인드를 싫어하지만, 머릿 속에 뿌리깊이 박힌 유교적인 생각은 무시할 수 없었다.

필가 창업한 회사를 보더라도, 직급 호칭을 파괴하고 영어 호칭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팀원들은 실질적인 직급과 나이, 경력을 반영하여 의견을 내고 행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회의 시간에, 내가 팀원들에게 회사 전반적인 것에서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라고 하지만, 꼭 질문하는 팀원들은 정해져 있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주니어들은 나에게 질문을 하기 보다는, 회의가 끝나고 사수 팀원에게 질문하는 경우를 수차례 보았다. 그들은 상사에게 무거운 분위기의 회의 시간에 상대적 가벼운 질문을 해도 될지 고민한다.


왜 그들이 그런 고민을 하게 됐는지 역으로 다시 고민해보면서, 상사의 고의치못한 잘못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수평 문화를 도입할 수록, 전반적인 조직 언어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한국 정서상 조직문화를 위해 대표는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표가 아무리 수평 문화를 강조하더라도, 정작 대표의 태도가 신입(혹은 인턴/ 주니어)에게 당연하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조금이라도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면 안된다.


상사가 그러한 태도를 보이면 안되는 이유 중 핵심은 대표의 태도를 관찰하고 있는 많은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가 어떤 팀원에게는 조심스럽거나 신중한 편인데, 다른 팀원에게는 시키는 편이거나 조금이라도 편애할 경우에는 조직의 문화가 흔들릴 수 있다. 


팀원들은 일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표가 하는 말 한마디와 태도를 신경쓰고 있다.

대표라는 직급으로 인해 발생되는 수직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수평적이 문화를 도입할 때 가장 예민하게 반응해야할 것은 바로 '언어'다.


한국어는 언어에서부터 상대방이 윗사람인지 아랫사람인지 두드러지게 구분된다. 

때문에 창업가는 문장 어휘 선택과 태도를 예민하게 생각하고 사용해야 한다.

직급 파괴와 호칭 수평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직 수평 문화의 첫 시작은 대표를 비롯한 팀원들이 언어 수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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