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희망> 2회차 모임
‘내가 죽을 때 스쳐가는 주마등에는 어떤 장면들이 나올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과연 어떤 강렬한 장면들이 내 앞에 보일까. 그 장면들은 만족스러운 장면일까. 내 주마등이 되었으면 하는 순간들은 어떤 순간일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고, 강렬하고, 인상깊은 장면들만 선정이 되어 스쳐갈테니 나는 무엇이 중요한지 아직은 하지 못했지만 경험하고 싶은 장면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주마등이 될 것 같은 순간, 주마등이 되었으면 하는 순간들을 그림으로 직접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P: 저의 주니어가 탄생하는 순간, 저희 가족들이 전 세계 명소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것.
N: 제가 동유럽 여행을 갔을 때 재즈바를 3번을 갔는데 여기가 가장 좋았어요. 프라하에서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는 언어가 들리는데 이 연주자들이 되게 즐겁게 서로 막 쳐다보면서 웃고 이러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K: 영화 음악들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뉴에이지랑. 그래서 그걸 한 10개 정도 뽑아서 커버할 수 있는 것. 사실 마음먹고 학원 다니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 하고 있으니까 더 강렬하게 지금 해야 된다는 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S: 가족들하고 같이 살 집을 짓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나중에 같이 마당 있는 집을 짓고 여기서 가족들이랑 같이 배드민턴 치는 순간을 그렸습니다.
D: 수능을 보고, 처음으로 연애를 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살고 있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는 성공했을 때 저의 모습, 결혼식, 가족, 부모님과의 이별 그리고 노년기 때의 휴식을 쭉 그려봤어요.
O: 동생을 어린이집에서 항상 집으로 데려다주는 모습이에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야자 할 때 책상 밀어놓고 이렇게 다 같이 오순도순 수다 떠는 시간을 그려봤습니다.
H: 제 결혼식을 그렸는데 파티처럼 하고 싶어서 신랑이 노래도 부르고, 친구들이랑 같이 춤도 추고 있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엄청 많고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 모습이 생각이 나서 한번 그려봤어요. 그리고 저희 어머니랑 화해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걸 그려보려고 했습니다.
M: 저는 나중에 나이 들어서 젊은이들한테 질문을 받는 노인이 되고 싶어서 그 장면을 그려봤어요.
O: 나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미래 주마등으로 생각한 거를 꼭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K: 저도 미래 주마등을 꼭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고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까 저는 또 제 얘기만 썼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얘기들을 들으면서 반성도 조금 하고 되게 마음씨가 예쁘다고 느껴졌어요.
S: 저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어요. 타인과의 삶도 소중하지만 나만의 삶도 있어야 하잖아요. 오늘 가족과 함께 하는 삶 외에 나만의 삶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H: 내가 중요한 것들 내가 좋아했던 것들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그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그냥 그냥 그 익숙해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구나.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됐었던 것 같아요.
N: 이렇게 쭉 어떤 순간이 강렬했나 훑어보다 보니까 내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 그것들이 뭘까 하는 질문도 좀 드는 것 같아요.
P: 주마등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나중에 생을 마감할 때 아쉬움이 덜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