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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주 Mar 04. 2022

새로운 바람

NOUVEAU VENT.

  나이가 들수록 내가 새롭지 않은 건 내가 새로운 것을 하지 않아서이다. 여러가지로 판단을 내린 뒤라, 그건 혼란스러워지지 않으려 잡고 정했던 것이라 그걸 뒤흔들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새로운 생각이나 지금의 생활에 반기를 드는 생각이 떠오르면 잠재운다. 사실이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명심하고는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이란 없는데. 과학자나 예술가가 사실과 다름없이 보이던 명제를 뒤집고 은근하게 천천히 그러다 세상은 격변하며 모든 것을 영원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살아있는 생명처럼 모습을 매일같이 바꾸고 있다. 세상을 피부로 느끼며 적응하려는 반응에 따라 우리는 매 순간 모습을 바꾼다. 답이 없다는 것, 사실은 없다는 것, 거기에 자유와 기쁨이 있다는 사실.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느낌을 받으며 하늘이 나의 편이라는 매우 과장된 느낌을 받았다. 운이 몹시 좋다고 느낄 때, 그게 타고난 것이라고 느껴질 때, 그 연약하고 얇고 부드럽고 바삭한 안정감에 부르르 떨며 나는 감사하다고, 또 사랑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 그건 전부 우연이었다. 내가 새로워지려 움직이는 틈마다 깃드는 기분 좋은 운. 기분 좋은 우연. 지금처럼 집에만 있어서는 겪을 수 없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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