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여름에게. 최지은
"누구나 각자 자기 삶의 경험들을 재료로 고유한 세계관을 만들지요.
삶의 경험들을 재료로 내가 받은 사람의 재료로 나의 삶을 꾸려가겠다.
손에 잡히는 대로 재료로 삼지 않고 사랑의 재료를 알아보고 골라 쓰겠다는 다짐이었다.
어린 나의 경험 중에는 다시 매만지고 고쳐야 할 할 것들이 많았으니까.
그럼 경험이 많다고 해서 내 세계가 어수선하고 보잘것없는 것은 아니었다."
최지은 작가의 <우리의 여름에게> 책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작가가 삶의 재료로 선택한 것은 어린 시절 함께했던 할머니의 사랑이었다.
삶이 슬퍼질 때나 지칠 때, 어쩌면 매 순간 작가는 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렸다.
사소해 보이던 그 사랑을 바탕으로
작가는 슬픔을 슬픔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굳건히 견딜 수 있었고,
그 마주함 속에서 다시 나아갈 길을 찾았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들은 할머니를 애도하는 방식이자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그 사랑의 묘사들이 할머니를 향한 깊은 그리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할머니가 보여준 아주 작은 행동들까지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정의하는
작가의 삶의 태도는 놀랍고, 어떤 모습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굳건한 믿음 하나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
누군가 나를 믿어주었던 힘, 그 경험은, 결국 스스로를 믿게 하는 힘이 된다.
문장 하나하나의 섬세함이 차분하면서도 따스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