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성의 시작, 독립

사나운 독립 - 최지현, 서평강, 문유림

by 모닥

1980년대생 세 명의 여성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는 독립,

'사나운 독립'이라는 제목이 정말 찰떡이다.


나를 옥죄던 것에서의 독립을 위해서는 처절함이 필요하다.

내가 변하고자 하더라도, 주변은 내 마음처럼 변화에 동참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변화를 꿈꾸는 것이 이상하고, 문제이며, 평화를 깨트리는 사람으로 볼 뿐이다.

특히 자녀를 개별적인 존재로 인정하니 않는 부모들에게는 자녀가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 그들의 불안을 부추기게 한다. 자녀와 연결되어 있을 때만, 그것도 역기능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부모들에게 자녀의 독립은 마치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부모가 자녀 양육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 시대의 특징과 경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 세 명 작가가 경험하는 특히, 최지현, 서평강 작가의 이야기는 온전한 사랑을 받고 싶었던 아이로서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다. 물론 그 경중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여러 이야기 중 서평강 작가가 보여준 엄마에 대한 날 것을 감정들의 솔직한 표현이 인상 깊다.

엄마를 향한 분노, 원망, 증오부터 그렇게 미웠던 엄마가 떠난 후 느끼는 묘한 감정들과 상실감까지.

가족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이야기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위로와 공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날 것으로 표현한 것처럼, 나의 감정이 맞나?라는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은 꼭 해보면 좋겠다. 안전한 공간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면서,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이들은 여전히 자신을 알아가며,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짧은 기록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때로는 분노, 때로는 우울, 때로는 행복.. 무엇이든.

쓰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사유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우면서도 간단한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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