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그래… 꼬마도 죽이자 (18)

by 민정배

그래… 꼬마도 죽이자 (18)




킬러는 자신이 마치 스토커의 죽음이라는 한 편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었고, 크랭크 인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모든 것을 혼자 마친 것이 스스로 대견하고 보람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아쉬운 것은 관객이 없다는 것만 빼고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


‘그냥 넘어가기에 뭔가 찜찜한 느낌인데 무엇일까?...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 꼬마'


다름 아닌 김천만이 김연지에게 꽃을 전달할 때 옆에 있었던 꼬마 …

800미터 거리에서 차 안의 킬러를 빤히 쳐다보았던 그 꼬마의 존재였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소홀히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이상하다

대충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사물 판단이 어려운 먼 거리에서 정확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킬러는 생각에 생각을 더해도 이 상황이 시원하지가 않고 미심쩍었다.

예전 같았으면 일 끝나고 바로 집으로 갔을 텐데, 왠지 오늘 하루만 더 그 꼬마를 지켜봐야 만 할 것 같았다.


짐 싸는 것을 잠시 미루고 한옥스테이에 고정된 망원 카메라의 전원을 다시 꼈다.


한적한 시골마당의 전경 속에 가끔 고양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이 보였다가, 통통한 꼬마가 뒤뚱뒤뚱 뛰는 모습이 잡혔다.

한참을 보다가 드디어 자신을 쳐다보았던 꼬마가 카메라 렌즈에 잡혔다.


최대한 근접으로 줌을 당겼다. 얼굴을 자세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한번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꼬마가 자신을 또 쳐다보고 있던 것이었다.


읍내 사거리에서 처음 자기를 봤을 때 보다 훨씬 먼 거리이고 지금 있는 곳은 호텔 7층이었다.


킬러는 너무 놀라 뒤로 움찔하며 넘어질 뻔했다. 바로 커튼을 치고 몸을 숨겼다.


평생 사람 죽이는 일을 천직이라 여기고 일평생 딱 한 번 소름이 끼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오래전이었는데 맞붙은 상대가 너무 강해 도망가면서 공포감에 소름이 끼쳤었고,

지금은 꼬마의 눈빛이 그를 섬뜩하게 소름 끼치게 하였다.


자신의 기억 속에서 처음으로 굴욕적인 소름을 준 존재가 여자였는데 오늘은 꼬마라니…….


커튼 틈 사이로 살짝 카메라를 이동해서 다시 한번 보았다.


꼬마는 사라지고 없고 텅 빈 한옥 카페의 마당만 보였다.


꼬마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직접 얼굴을 보면 뭔가 이 찜찜한 것이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트레이닝 복장에 화장법을 달리하여 야구 모자에 골프 패딩을 입고 방을 나섰다.


산책을 하는 여행객의 모습으로 천천히 한옥스테이로 걸어가고 있는 그때…

빨라진 심장 박동수와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그의 뇌에서 위험을 감지하는 직감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적 반응이 ‘가지 마… 거기에 가지 마’ 말하고 있었다.


킬러는 항상 자신의 직감을 신뢰하기 때문에 한옥스테이를 가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정말… 이게 뭐지?

기분 너무 찜찜한데…아…….’


담배 한 대를 입에 물었다.


‘그 꼬마는 나의 직감과 논리적 판단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존재다.

그렇다면 좀 더 관찰해야 하나… 아니면 바로 죽여 없애야 하나…

죽이면 나의 이 찜찜함이 풀릴까?

무엇이 문제일까?’


깊은숨으로 담배를 빨고 내뱉은 킬러는 이제는 안 하는 옛날의 습관인 혼잣말을 했다.


“그래 꼬마를 죽이자.”


킬러는 꼬마를 죽이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그것도 빨리.


작가의 이전글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