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복수(22)
아내의 복수(22)
진성을 만난 이후 대현은 조심스럽고 민첩하게 움직였고 오래 걸리지 않아 마침내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다.
아내가 죽은 사고는 자신을 노린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내를 노리고 죽였다는 것을…
그 이유 또한 가당치도 않은…
가정에 충실하지 말고 조직에 더 충성하라는 보스의 미친 짓이었다.
소년원을 출소하고 춘식의 권유로 건달패거리에 들어가 우두머리를 보스라 여기고 충성을 한 지 십수 년 만에 모래알처럼 보 잘 것 없고 작았던 그들의 조직을 전국구로 이름을 알리게끔 만든 것도 대현이었다.
그런 대현에게 보스가 직접 오더를 내리다니……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대현과 춘식은 미친 보스에게 반기를 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만에 하나 끄나풀이 있을 수 있어 보안에 중점을 둬야 했기에 대현은 충식이와 진성이 둘 만을 모의에 가담하려고 했으나, 보스의 죽음을 상대 조직의 소행으로 만들어야 했고, 그 일에 가담했던 보스의 끄나풀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했기에 머리 회전이 좋은 공치수를 복수 계획에 합류시켰다.
공치수(꽁치)의 계획은 이러했다.
꽁치는 보스의 특정 반복 행동 중에 순댓국을 좋아해서 야밤에 용인이나 천안으로 순댓국을 먹으러 가는 일이 종종 있다고 했다.
그때 거사를 치르자는 것이었다.
꽁치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보여 줬다.
마치 독일 벤츠 자동차 심벌처럼 생긴 것이 세 꼭지별 모양이었다.
꽁치는 마치 대단한 것을 발견한 모양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오래전 외국 영화에서 경찰들이 달리는 차량을 이런 걸로 막는 것을 보고 만들어 봤어요.
이것을 쇠줄로 연결한 다음 길바닥에 깔아 놓으면 됩니다.”
“그다음은?”
“차가 타이어 펑크가 나면서 아마도 옆으로 처박힐 겁니다. 그때 달려들어 순식간에 해치우면 됩니다.”
대현은 꽁치의 계획이 마음에 들었지만, 문제는 보스가 언제 순댓국을 먹으러 갈지 알 수 없는 것이고 그것도 확률 50%의 용인 아니면 천안이었다.
정확히 장소를 알았다 하더라도 CCTV가 없는 곳에 좁은 국도 커브길이어야 했다.
“꽁치 너는 용인이나 천안 둘 중에 가장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봐라.”
대현은 50%의 확률을 걸기로 했다. 용인 아니면 천안이었다.
“춘식이는 꽁치가 가져온 삼각뿔… 꽁치가 말한 대로 쇠줄 제작해 봐.”
운이 좋으면 아내의 복수를 할 수도 있겠다고 대현은 생각했다.
거사 장소를 제일 먼저 정했다.
꽁치의 보고에 의해 천안에서 식사를 하고 서울 방향 고속도로 타기 전 국도 길에 안성맞춤의 인적 드문 커브 길이 있다고 했다.
용인은 늦은 시간에도 차량 통행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다고 했다.
날카로운 삼각뿔이 달린 쇠줄도 완성되었다.
계획도 세우고 예행연습도 했지만…. 보스는 순댓국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
늦은 시간 천안으로 가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무모한 계획이었다.
쇠줄이 완성되고 예행연습을 한지도 한 달이 지났는데, 보스가 순댓국을 먹으러 간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꽁치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왔다.
보스의 차량이 계획에 없던 고속도로 톨게이트로 이동한다고 했다.
순댓국을 먹으러 가는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확인이 필요했다.
대현은 보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지금 뵐 수 있을까요?”
“아… 뭔데?”
“급한 건 아니고요. 어디 이동 중이십니까?”
“응… 순댓국 한 그릇 하려고.”
“네 알겠습니다. 내일 사무실로 찾아뵙겠습니다.”
눈치 빠른 보스가 혹시나 의심을 할 수도 있었기에 대현은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저 천안으로 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운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대현은 춘식에게 전화를 했다.
“춘식아 준비해라. 오늘이다”
보스의 차를 미행 중인 꽁치로부터 용인 방향 분기점에서 연락이 왔다.
미친 보스는 지금 천안으로 가고 있다고…
천안으로 가고 있는 춘식과 대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50%의 확률을 맞춘 것이었다.
대현은 진성에게 연락을 했다.
“진성아 오늘이 그날이다. 그 장소로 차 가지고 와라.”
작전대로 보스를 죽이고 나서 대현과 춘식이가 타고 온 차는 불을 지르고, 진성이가 가져온 차를 타고 철수할 계획이었다.
증거 인멸을 위해 비옷을 준비했는데, 마침 비가 오기 시작했다.
하늘도 그들을 도우려는 것 같았다.
대현과 춘식은 예행연습을 한 대로 차가운 논두렁에 엎드려 꽁치의 연락을 기다렸다.
드디어 연락이 왔다. 꽁치의 계산대로라면 지금부터 정확히 5분 뒤에 오는 차가 타깃이었다.
촉촉이 내리는 밤비에 풀벌레 소리가 어울려 피아노 소리처럼 크게 들리더니 곧 이어서 다가오는 차의 불 빛이 그들의 눈을 밝았다.
….
잠시 후 그렇게 대현의 복수는 성공했다……
…………………………………
죽은 아내의 도움인지 대현은 조직의 보스를 죽여 멋지게 복수에 성공을 하였으며, 조직의 혼란 속에서 바로 새로운 보스로 주먹업계에 신 등장했다.
복수에 성공한 대현이 술자리에서 춘식이에게 얘기했다.
“춘식아! … 우리 어릴 때 네가 한 말 기억나냐?”
“뭐?”
“네가, 나 회장 되면 높은 사람 시켜달라고 했잖아.”
춘식이가 기억이 나는지 씩 웃었다.
“춘식아… 형은 말이야… 우리 조직을 합법적으로 하는 사업체로 만들 거야.
한 달에 한 번 월급이랑 보너스도 또박또박 나오는 회사.
넥타이에 양복 입고 출근하는 회사.”
“형! 하하. 말만 들어도 설렌다.”
“춘식아… 형은 반드시 한다. 우리 식구들 앞으로 내가 지키고 같이 간다.”
“넵 회장님… 앞으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춘식아… 네 이름 말이야… 좀 촌스럽다… 바꾸자.”
“뭘로?”
“충이라고 하자… 이충.”
이춘식은 그날로 이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