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그래 한번 믿어 보자(29)

by 민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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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한번 믿어 보자(29)



“뭐라고?…

나를 죽이려 한다고!”


김 회장은 도대체 이 아이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아이는 지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누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

일단 믿고 안 믿고는 아이의 말을 더 들어 본 다음 결정하기로 했다.


“누가 날 죽이려는지 보여?


“아저씨를 노리는 건 확실해요.”


해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 회장을 감싸고 있던 검은 연기가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는데 마치 해주의 말에 장단을 맞춰 한복 어깨춤을 추는 것 같았다.

해주는 그 검은 괴물의 춤을 애써 외면하고 김 회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네 말은 나의 죽음이 보인다는 거지?”


“네.”


김 회장은 과거에 조직 간 세력싸움이 한창일 때 상대 조직에서 자신을 노리는 경우는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일은 안 생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이상한 능력의 낯선 아이가 딸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었고 지금은 그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 아까 아저씨 직원들을 밖으로 나가라고 한 것은 그중에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


“아뇨. 그건 아니고요.

어두운 곳에서는 죽음이 잘 안 보이는데 아저씨 직원들이 빛을 가리고 있었어요.”


“어두운 곳에선 잘 안 보인다… 어두운 곳.”


김 회장은 어두운 곳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 해주의 말을 되새기며 중얼거렸다.


“아저씨! 저 내려가야 해요. 친구가 찾아요.”


“그래… 그런데 아저씨가 전화하면 만날 수 있을까?”


“네”


검은 연기의 미친 춤을 보니 해주는 이 사람의 죽음이 보고 싶어 미칠 것만 같았고 아저씨가 보자고 안 해도 또 만나고 싶었기에 바로 대답했다.


해주는 김 회장에게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 줬다.


엄마하고 일상의 대화법을 공부할 때 남에게 부탁하는 법은 배운 적이 있지만, 누군가가 자기한테 간절하게 부탁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자신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져 보기도 처음이었다.

그만큼 이 아저씨는 해주에게 특별했다.

곧 죽을 사람이니 어떻게 죽는지 꼭 보고 싶었다.


…………


멀어지는 해주를 보며 김 회장은 점점 혼란해지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일단 논리적으로 따지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천천히 정리를 해 보았다.


연지의 죽음이 청부 살인 시나리오와 같은가?

일치한다. 전문 킬러의 짓이다.


킬러는 연지를 타깃이라 생각하고 죽였을까?

타깃이 연지로 바꿔치기되었다면 가능하다.


굳이 청부 살인 오더를 바꿔서 왜 연지를 죽였을까?

모르겠다.


비서 실장 오더 타깃은 살아있는가? (우선 확인 필요)

바로 확인을 하자.


타깃이 아직 살아 있고 이 일로 내가 현 정권 실세에 찍히면 누가 이득을 볼까?

모르겠다.


누가 나를 죽이려 한다면 누구일까? (나에게 원한 관계인 사람은?)

모르겠다.


연지는 킬러가 죽였다. 그럼 나도 그 킬러가 노리는가?

모르겠다. (아이에게 물어보자.)


내가 죽으면 누가 조직 후계자로 가장 유력할까?

회사가 쪼개진다면 몰라도 지분 구조상 후계 구도는 불가하다.


내가 죽으면 재산 상속에서 가장 이득을 볼 사람은 누구일까?

와이프 (진자경)은 확실하다.


비서실장 청부 살인 오더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공치수, 이충, 이진성 이 세 명만 알고 있다.


누가 헌책방에 살인 청부 오더를 넣었는가?

공치수에게 이 일을 일임했다.


내부자와 짜고 회사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지금은 없다. 있다면 치면 구월파 황규 정도이다.


만약 누군가가 연지를 죽이고 나까지 죽이려고 한다면, 어디가 최적의 장소일까?

연지의 죽음으로 날 불렀고 주변 시선도 적고 동선도 단순한 여기 성주가 최적이다.


미스터리 아이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일단 믿어보자.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지 않은가.


김 회장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다음 비서실장이며 심복인 진성을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혹시 차 트렁크에 방검복 하고 연장 있냐?”


“네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느낌이 안 좋다.

내 딸의 죽음도 뭔가 석연치 않고…”


“회장님… 공 실장(공치수)이 오더 넣은 거 확인해 볼까요?”


“아냐. 아직은… 그냥 원래 타깃이 아직까지 살아있는지 확인해 봐.

....

그냥 확인만 해.”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안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누가 작업 중이라는 말씀인가요?”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도 있어."


“네. “


“그리고 핸드폰 말이야… 내 거 포함해서 전부 GPS 추적 중인지 파악하고…

차량도 혹시 추적 장치 있는지 체크해.

만약 있으면 일단 제거하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 두어.”


"네."


“그리고 여기 멤버 전원 지금부터 방검복 착용하고 연장 휴대한다.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진성은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회장님의 따님 죽음도 이상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모든 솜털이 전기를 맞은 마냥 일어나는 것이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기 때문이었다.


다섯 명의 수행 직원들도 어떤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지금 상황이 비상사태이며, 경계의 털을 세워야 하는 것을 알았다.

이 모든 것이 마치 전투를 앞둔 새벽녘의 고요함 속에 두 눈 반짝이는 병사들의 모습으로 투영되었다.


김 회장은 방검복을 입고, 가죽 칼집 멜빵을 걸친 다음 칼을 손에 잡았다.

대현건설이 ㈜대현으로 확장하고 나서 앞으로 연장 만질 일이 없을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연장을 손에 잡다니…

김 회장은 자신을 노리는 킬러들의 눈을 상상하며, 예리한 칼을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감각은 나쁘지 않았으며, 그립감도 살아있었다.


햇빛에 반사된 영롱한 초록빛의 칼날을 보고 김 회장은 혼잣말을 했다.


‘그래 한번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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