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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즈 May 18. 2022

우리 안의 극적 본능을 다루는 방법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공저 / 이창신 역 | 김영사 | 2019년 03월 08일  / 474쪽


<팩트풀니스>는 세상을 오해하지 않고 그대로 파악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이 쓰이던 2018년의 사회상이 기준이 된다. 불과 4년 남짓 지났는데 꽤 예전으로 느껴진다. 최근 가장 크고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코로나 상황이 반영이 안 되어 있음을 고려하고 읽어야 했다.


면지에는 수명, 소득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상황을 보여주는 도표가 나온다. 한스 로슬링은 세상을 소득수준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한다. (그러나 이 또한 너무 단순한 분류 아닌가?)


우리가 막연히 생각해온 후진국, 아프리카의 대표 이미지는 1단계였으나, 이미 많은 나라가 2, 3단계로 넘어왔다고 한다. 몇십 년간 많은 변화가 4단계인 서구문화권에서는 덜 인지되어 있다고 한다. 그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이다.


한스 로슬링은 똑똑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되려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가 뇌의 작동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본능적, 단편적 사고에서 벗어나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사고의 극적 본능 10가지가 소개된다. 이를 주의한다면 세계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극적 본능은 다음과 같다.


1. 간극본능 : 많은 사람이 세상을 둘로 나누어 본다. (좋음/나쁨, 우리/그들, 성공/실패 등) 그러나 ‘절대다수’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평균이나 극단을 비교하는 데서 벗어나 분산그래프를 상기하자.


2. 부정본능 : 상황이 나빠 보이는가? 세상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상황이 나쁠 수 있다. 점진적 개선, 좋은 소식은 뉴스가 되지 않음을 생각하자.

‘나쁜 뉴스가 많이 나오는 것은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고통을 감시하는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p.108


3. 직선본능 : 세계인구가 증가가 계속될 거라는 것은 오해이다. 상황은 항상 직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유엔에 따르면 21세기가 끝날 무렵에 세계 인구 곡선은 100억과 120억 사이에서 평평해진다고 한다. -p.121


4. 공포본능 : 과도한 공포심이 일어나면 위험하지 않은 것에 주목하고 정작 진짜 위험한 것을 외면할 수도 있다. 위험성은 실제 위험과 노출빈도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


5. 크기본능 : 하나의 숫자만 제시되었을 때를 주의하자. 비율과 추세를 고려하자.


6. 일반화 본능 : 엉터리 일반화를 조심하자. 집단 내 차이점과 집단 간의 유사점, 차이점을 고려하자. ‘다수’라는 말은 51%일 수도, 99% 일 수도 있다.


7. 운명본능 : 그들은 우리와 같이 살 수 없다는 식으로 상황이 고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딘 변화는 불변이 아니다’ p.255

‘사회과학에서는 아무리 기초지식이라도 아주 빠르게 상한다’ p.256


8. 단일관점본능: 전문가라도 혹은 전문가라서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생각에 허점은 없는지 꾸준히 점검해보라.’ p.267

‘...민주주의가 우월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기보다 민주주의 자체를 목적으로 지지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p.286


9. 비난본능 : 문제가 생긴다면 악당보다는 원인을 찾아보자.

‘개인이나 집단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해 비난한다면 더는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거의 항상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p.315


10. 다급함본능 : 인간은 위험을 느끼면 즉각 행동하려 한다. 본능에 의한 극적인 행동이나 조치를 조심하자.

‘그럼에도 가장 우려되는 세계적 위험 다섯 가지가 있다. -세계적 유행병, 금융위기, 세계 3차 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 p.338~343


경험이나 사례, 데이터들을 자세히 언급하여 이해가 쉽고 설득력이 있다.

다만 저자의 주관적 관점이 더해지면서 세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태어나 살아온 배경이 있으니 거의 모든 것이 발전되고 나아지지 않았겠나? )

비관적이거나 극단적인 관점도 도움이 안 되지만, 지나친 낙관주의도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기 어려울 것이다.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공포본능’에서 한 예로 화학물질 공포증을 들며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과한 두려움을 일으켰다고 말한다. 그러나 <침묵의 봄>은 환경분야에서 지금도 유효하고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또한, 생명과 건강에 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반응해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밖에 저자가 1,2단계 국가에 가서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며 의사로 겪었던 일들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흥미롭다.

여러 통계자료를 파악하고 사고의 오류를 점검해보는 데는 더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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