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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아기의 질투

고양이 부르지 마아아아아!

by 쭈우
우리 집 두 고양이 8세 추정
우리 집 꼬맹이 고양이 2살
우리 집 사람 꼬맹이 10개월


아기에게 다양한 감정이 생겼다.

방긋방긋 웃기도 하고 낄낄거리며 웃기도 한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실실 웃다가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면 리듬에 맞춰 흔들흔들 춤도 추기 시작했다.


반면 순둥이라고.. 유니콘이라고 자부했던 우리 순둥이(였던) 아기도 이제는 머리가 지끈 거릴 정도로 악을 쓰며 우는 빈도가 잦아졌다.

짜증이 나거나 뭔가 기분이 안 좋으면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식사 시간에 빨대컵을 슬쩍 떨어뜨리고 어른의 반응을 살피거나 탁탁 내리치면서 내팽개칠 때도 있다.


외식할 때는 장난감을 절대 주지 않는데, 그 이유는 뻔하다. 식사 내내 "주워서 닦고 주워서 닦고"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이 생긴 것은 아기가 성장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내 육아 난이도는 갑자기 몇 배로 올라갔다.

여러 감정 중 [질투]라는 감정도 새롭게 등장했다.

겨울이는 8살이지만 자기가 아직도 아기라고 믿는 수다쟁이 고양이다.


'겨울아! 겨울아 이리 와"

"냐아-"

겨울이는 대답도 아기보다 잘한다.

이때만해도 별 감정없었잖아


아기는 이런 대화를 들을 때면 실실 웃다가도 무표정으로 얼굴이 굳어버린다.

그리고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다 이내 삐죽삐죽 울음을 터뜨린다.


'어머어머 우리 아기 질투하나 봐!'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일부러 겨울이를 몇 번 더 불러보곤 했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아기에게 이런 섬세한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 작은 아기의 질투가 한편으로는 무척 뿌듯했다.


'오구오구 엄마가 겨울이를 다정하게 불러서 기분이 안 좋았쪄?'


갑자기 표정을 바꾸는 아기가 너무 귀엽지만 이제 겨울이가 있을 땐 기에게 더 다정하게 대하도록 노력하게 됐다.


앞으로 아기에게 또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생겨날까.

단순히 기분이 좋다! 기분이 나쁘다!라고만 생각한 아기의 기분도 상당히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었나.


아기가 잠들면 겨울이랑 다정한 시간을 보내야지.

장난감 던지기 1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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