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는 데이트할 때 가방을 들어줘요?'
한국어를 공부하는 나의 일본인 수강생의 성비를 따진다면 8:2 정도다.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중 반 정도는 한국 아이돌이나 배우에 매력을 느껴 그들의 언어를 배우는 분들이고 반 정도는 한국인 남편이 있거나 한국남자와 연애 중이거나 한국남자와 연애를 희망하는, 즉 한국남자와의 소통을 원하는 여성 수강생이다.
여성 수강생 중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K드라마의 주인공 캐릭터에 폭 빠져있는 분들이 많다. 드라마 속 한국 남자의 잘생긴 외모와 매사에 적극적이며 자기 여자를 공주 다루듯 해주는 매너를 겸비한 한국남자는 일본여성의 마음을 빼앗기 충분했나 보다.
'한국남자는 다 키가 크고 멋있어요.'
'한국남자는 다 운동을 하나 봐요.'
'한국남자는 데이트할 때 가방을 들어줘요?'
'한국남자는 더치페이 안 한다면서요!'
'한국남자가 그런가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걸요. 저도 드라마에 나오는 저런 멋진 남자 어디 한번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네요.'
속마음은 이렇지만 이들의 환상을 깨고 싶진 않다.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남성들보다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체격의 남자가 더 많다는 현실을 그들은 잘 모르고 있다.
확실히 한국남자와 일본여자는 성격적으로도 확실히 잘 맞는다.
남녀를 떠나서 한국 사람의 이미지는 화법이 직설적이고 화통하고 적극적이고 일본 사람은 직설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화법을 쓰며 적극적인 성격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조용한 성격이 많다.
이런 국민성 때문인지 남녀관계를 생각해 보면 리드를 잘하는 적극적인 한국 남자와 조용하고 상냥한 일본여자는 잘 어울려도 연애에 소심한 일본남자와 대찬 한국여자는 이성적으로 불꽃이 튈 일이 그보다 적다는 거다.(개인차는 물론 있다)
실제로 한일부부는 한국남자와 일본여자의 비율이 일본남자와 한국여자의 비율보다 훨씬 높다.
근래에는 한국남자와 결혼을 원하는 일본여성들이 많아 일본 현지 내 한국남자 전문 결혼정보회사까지 생겼다고 한다.
내 수강생 중에도 한국남성과의 연애를 꿈꾸는 분들이 아주 많다. 평균보다 키가 큰 일본 여성들도 한국남성을 원한다. 본인보다 키가 작은 일본 남성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거다. 본인이 키가 크다는 것에 콤플렉스를 가지는 분들을 보고 나는 의아했지만 일본남성에게는 키가 큰 여성보다 작고 귀여운 스타일의 여성이 인기가 많다고 했다.
내가 발이라도 넓었으면 소개를 시켜줄 텐데 아쉽게도 나는 결혼 적령기의 한국인 남성을 거의 모른다.
물론 나도 일본남자보다 한국남자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