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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자주 하는 한국어 오류

깊게 들어가면 정말 어려워지는 한국어

by 쭈우

한국어와 일본어는 문법 구조가 비슷해서 일본어를 그대로 직역을 하면 자연스러울 것 같지만 완벽하게 그렇지는 않다. 프리토킹 수업을 하다 보면 문법적으로 어색한 오류가 나온다.

재미있는 점은 이 오류들이 대부분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실수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반복되는 한국어 실수들이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생긴 실수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한국은 몇 도 있어요?
한국은 몇 도예요?

추워진 날씨에 나에게 한국의 기온을 묻는 질문다. "기온이 몇 도 있어요? 이건 또 무슨 말이람?"

잘 생각해 보면 일본어로는 気温は何度ありますか?"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한국어로 직역하면 "날씨가 몇 도 있어요?"가 된다.

비슷한 예로 "저는 키가 160센티 있어요"도 비슷한 맥락이다. 있다 없다가 아닌 [예요. 이에요]를 써야 한다고 말해도 영 고치는 게 힘든가 보다.



선생님. 저 병원에 갈게요.
선생님. 저 병원에 갈 거예요.

수강생이 수업 후 일정에 대해 말한다.'병원에 갈게요'라고. 분명 [-ㄹ거예요][-게요]의 문법을 혼동하고 있. 일본어로 말한다면 [行つもりです.行きます 갈 예정이에요/갈 거예요. 갑니다.] 어떤 것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

한국어의 [갈게요][갈 거예요]의 쓰임은 상황에 따라 구별해야 한다. 이 문법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정말 많다.

[선생님. 저는 BTS를 언제까지나 응원할게요]라고 말해서 웃어버린 경험이 있다.

"그런 이야기는 BTS를 직접 만났을 때 하시고요. 저한테는 "[응원할 거예요]로 써야 해요. 혼자 생각한 의 생각을 말하는 건지, 상대에게 하는 약속인가에 따라서 구별해서 써야 해요.

한참 문법 설명을 듣고도 수업이 끝난 후 [저 내일 친구 만날게요]라고 말하는 수강생의 실수가 귀엽다.



선생님. 피곤해서 쉬세요.
선생님. 피곤하니까 쉬세요.

[-니까]와 [-서]의 차이 역시 학습자들에게는 긴 설명이 필요하다.

일본어로 한다면 [疲れたから、疲れたので](피곤하기 때문에、피곤하니까, 피곤해서)라고 쓴다. 일상생활에서는 두 문법 모두 구분 없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로는 대화의 상황에 따라 구별하지 않으면 어색해질 수 있다.

"연스러운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때는 [~서]"

"누군가에게 유나 명령을 할 때는 [니까]"라고 1차로 설명한다.

설명을 듣고 수강생은 "[배고프니까 라면을 먹었어]는 틀린 말인가요? [배고파서 라면을 먹었어]랑 달라요?"라고 었다.


"금 어색해요. 그 말은 마치 누군가 라면을 먹지 말라고 했을 때 배가 고파서 먹었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느낌이에요"

[니까]는 강한 이유, 당위성에 대해서 말할 때 쓴다고 2단계 설명을 시작한다.


이해가 빠른 수강생은 바로 "드라마에서 본 적 있어요. 화내면서 [OO니까 그렇지!] 하는 거요"라고 말한다.

정말 이해를 찰떡같이 하는 똑똑한 학생이다.

한국어 배운다는 것은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결국 화자의 의도와 감정, 상황에 적합한 표현을 이해하고 쓰는 것이다.




보통은 외국인이 이 정도로 말하면 대단한 거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잖아? 완벽 언어로 고쳐줘야 하는 게 과연 옳은 걸까? 고민했다. 하지만 일본수강생의 특성 때문인 걸까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말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비슷한 문법의 차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나 역시 어떻게 설명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지 공부하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대화의 흐름과 상황에 맞춰 문법이 조금씩 변해야 하고 그를 이해하고 제대로 회화에 적용해서 사용하기까지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한국인 수준으로 구사하는 건 정말 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

스스로 파악하고 깨닫는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해 주는 이 강사의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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