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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우 Dec 20. 2024

익숙하지만 어딘가 낯선 육아

자동분유추출기. 토핑 이유식


육아는 템빨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노령산모다.

최대한 편하게 육아를 하고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내 에너지를 아껴줄 육아용품이 참 많아져서 세상 참 좋아졌다고 느낀다.(이러니 너무 할 같은데..)



나의 강제 모유 수유

첫째를 키울 때는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아기에게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조리원 분위기의 케어보다는 모유 수유를 위해 존재하는 집단인 것 같았고 그런 분위기는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

불행히도 나는 모유양이 많았고 유가 필요가 없는 완모맘이 되었다.

그 성공은 무척 힘들게 만들었다.

아기가 젖병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유축해 둔 모유를 먹일 수 없었고 24시간 나와 함께 해야 했다.

이렇게 난 1년을 강제 모유수유를 했다.

분유를 처음부터 먹일걸.. 혼합 수유를 할걸...

나는 모유를 먹이는 것에 늘 지쳐있었고 모유를 먹이는 행위조차 거북하게 느꼈었다.

'모유가 나오지 않아 단유 했어요' 이런 산모들이 그저 부러웠다.


둘째를 낳고 나는 초유도 먹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유량이 많은 나는 초유를 먹인다면 가슴은 터질 듯 부풀 것이고 시간 맞춰서 유축을 해야 할 것이다.

밤새 혼자 낑낑대며 젖을 물려야 할 것이고 젖몸살에 고통도 느낄 것이다. (생각보다 엄청 아픔)

첫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난 100% 분유 수유를 결정했다.


요즘에는 분유를 자동으로 타주는 기계가 있다.

7초면 자동으로 분유가 나온다. 

갓난아기가 앙앙 울어도 안심이다.

정해진 용량과 농도대로 추출되는 분유 제조기는 내 삶의 질을 끌어올려주는 느낌이었다.

가끔 모유 수유를 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엄마들의 말을 듣는다.

난 분유를 타주는 이 기계가 나에게 무한 행복감을 줬다고 말하고 싶다.



토핑이유식? 그게 뭔데?

모든 재료를 혼합해서 죽으로 먹이는 예전과는 달리 요즘엔 토핑 이유식이라는 이름으로 쌀죽에 야채나 고기 토핑을 반찬삼아 먹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아이에게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온전히 맛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들어보면 그럴듯하다.

재료의 식감을 알려 주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살피기에도 아주 좋은 방법 같다.

식판에 가지런히 담으면 예쁘기까지 하다.

하지만 왜인지 나는 토핑 이유식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왜인지 모르게 늘 죽으로 만들어 버린다.

젊은 엄마들의 토핑 이유식 식단을 구경하는 건 꽤 재미있다.


육아가 익숙하지만 낯설다.

첫 아이를 키우던 10여 년 전과는 너무나 달라진 새로운 트렌드들바뀐 지침들.

그때는 당연시 여기던 것들이 이제는 권장되지 않거나, 반대로 당시엔 금기시되던 것들이 요즘은 적극적으로 권장되곤 한다.


할머니들이 "애 춥다! 양말 신겨라!" 하는 것도 이런 바뀌어버린 육아 방식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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