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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자 JS MIN Jul 03. 2016

모든 걸 내려놓는다는 건...

佛在心中

어느 날 젊은 스님이 스승인 노스님과 함께 탁발을 하기 위해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침 계곡을 건너지 못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처녀를 만나게 되었다. 노스님은 아무 망설임 없이 처녀를 등에 없고 계곡을 건넜다. 이 모습을 본 젊은 스님은 깜짝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손을 합장한 채 나미 아불 타불을 외었다. 계곡을 건너고 이십 리 정도 더 갔을 때 젊은 스님이 스승에게 물었다.
"사부님, 저희는 출가한 몸인데 어떻게 젊은 처녀를 등에 업을 수 있습니까?"
그러자 노승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까 계곡을 건넌 후 처녀를 등에서 내려놨는데, 너는 어찌하여 아직도 그 일을 등에 '업고' 있는 것이냐."
-무무의 '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 중에서-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신경 쓰거나 개의치 않는 일을 홀로 마음에 두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얼마 전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던 중, 순간의 나의 작은 실수로 친구들과 약간의 오해를 안고 헤어졌다.

친구들을 다시 만나 해명하고 싶었지만,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황이기에 SNS를 이용해 미안하다고 몇 번의 사과를 했었도, 그때 상황이 자꾸 내 기억 속에서 남아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며 너무 힘들게 했다.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로 인한 오해나 껄끄러운 기억이 있다면 마음속에 오래 남겨두면 안 되다는 걸 머리로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쉽지 않다.


좋은 글이나 명언 중에서도 행복해지려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고 한다.

내려놓는다는 게 뭐 어렵겠느냐? 하지만 막상 내려놓으려고 하면 이것도 걸리고 저것도 걸리고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쉽지 않다.


"불재 심중 (佛在心中) - 부처는 마음속에 있다" 쉽게 얘기하자면 어떤 선택이든 욕심이든 모두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뜻인데, 순간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무언가를 잃어도 후회하지 말고 다른 무언가를 얻는 것에 더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을 갖는다면 내려놓는다는 거에 감사하며 살 수 있는 자신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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