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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자 JS MIN Aug 05. 2016

소소한 삶의 행복

풍요 속 빈곤

오후 2시.

현재 온도 37도.

그늘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저 멀리 땀을 뻘뻘 흐리면서 나무에서 무언가를 잡고 있는 아저씨 두 분.

잠시 차를 세우고 그들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무엇을 잡고 있는지 궁금해 다가가서 여쭤 보았다.


"뭐 잡고 계세요?"


"매미요"


기다란 낚시 장대 끝에 모기장 같은 것을 돌돌 말아서 끈적한 무언가를 바른 다음, 이인 일조가 되어 나무 사이에 매달려 있는 매미를 잡고 있다.

"잡아서 뭐하세요?"

"집에서 튀겨 먹고, 남은 거는 식당에 팔아"

"얼마에 팔아요?"

"하나에 0.8원(RMB)"


외국인이 신기하게 보는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두 아저씨는 내내 웃는 얼굴이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말에 아저씨 한 분이 매미를 들어서 활짝 웃어 주셨다.

내 눈엔 가진 게 별로 없는 시골 농촌 노인네 두 분이 돈 몇 푼 벌기 위해 더운 날 몇 시간씩 땀 흘리며 열심히 매미를 잡고 있는 모습이 힘들고 짜증 날 법도 한데, 멀리서 지켜보는 내내 그들의 표정은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그들의 모습에서 불현듯 아버지 시절이 생각난다.

가진 게 많지 않아도 행복했던 시절.

내 가족이 건강하고, 하루 먹고살게 있고, 구멍가게 앞에서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친구만 있으면 행복했던 시절.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풍족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늘 결핍에 시달리며 더 큰 부자가 되기를 열망합니다. 물질은 넘쳐도 정신이 부족한 시대,

많은 이들이 내일 부자가 되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기꺼이 희생합니다.

오늘날 인류가 겪는 빈곤의 문제가 물질의 부족 대문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이 나누기 위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부유해져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발적 가난이야말로 나눔 이전의 나눔이며 가장 큰 나눔의 실천입니다.
'자발적 가난의 행복 -강제윤'

나 또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해 가족보다는 회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살고 있다.


지금에 난 물질보다는 정신이 더 많이 가난했음을 그리하여 매 순간 더 많이 행복하지 않았음을 그들의 모습을 통해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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