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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Jul 20. 2021

내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자

<레오가 해냈어요(Leo The Late Bloomer)>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믿음'과 '인내'다. 참고 기다려주어야 하는 일이 매일 일어난다. 특히 아이가 스스로 해내야 할 일들이 많고 부모는 그것을 잘 살펴보아야 하는 영유아기 때는 더욱 믿음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데 조바심과 걱정이 방해할 때가 많다.


    첫째는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매우 빨랐다. 엄마라는 단어를 꽤 빨리 내뱉었고 두 돌이 되기 전에 문장으로 말을 했다. 그 당시 같은 또래 아이들보다 빠른 편이라 나는 전전긍긍할 일도 없었고 인내심을 발휘할 상황도 없었다. 그런데 둘째는 돌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엄마, 맘마라는 말을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사실 엄마라고 진짜 하는 건지 내가 듣고 싶어서 그렇게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아이 발달 상으로는 지금쯤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한다는데 우리 둘째는 아직이다. 언제 나를 보며 엄마라고 할지 조바심이 난다.


    <Leo The Late Bloomer>라는 그림책에 나오는 호랑이 아빠도 내 심정인가 보다. 아기 호랑이 Leo는 친구들에 비해 무엇이든 느리다. 말하지도 못하고 읽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고 잘 그리지도, 깨끗하게 먹지도 못한다. 아빠 호랑이는 그런 이기 호랑이를 보며 전전긍긍한다. 엄마 호랑이는 그런 아빠를 보며 문제없다고, 단지 조금 늦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빠 호랑이는 걱정이 되나 보다 계속 아기 호랑이를 몰래 지켜본다. 아기 호랑이는 아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아빠는 조바심이 나서 엄마 호랑이에게 아기 호랑이가 괜찮은 건지 묻고 엄마 호랑이는 '인내심'을 가지라고 말하며 지켜보지 말라고 말한다. 아빠는 더 이상 아기 호랑이를 지켜보지 않았지만 계절이 계속 바뀌어도 아기 호랑이는 마찬가지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 호랑이는 친구들이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말도 하게 되었다. 단어가 아니라 완벽한 문장으로 말을 하였다. 그 문장은 바로

'I made it(내가 해냈어요)'


   아기 호랑이도 그동안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 아빠가 믿고 기다려주지 않았다면 아기 호랑이는 과연 해낼 수 있었을까? 아기 호랑이도 자신이 해냈다고 말할 때 얼마나 기뻤을까? 나는 지금 아빠 호랑이다. 아빠 호랑이처럼 둘째가 언제 말을 하려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둘째도 나의 그런 마음을 느낄지 모른다. 자신은 지금 하루하루 큰 도전을 하고 있는데 엄마의 걱정과 조바심이 힘 빠지게 할지 모른다. 이제는 엄마 호랑이처럼 아기 호랑이가 해낼 것이라 믿기로 마음먹었다. 내 마음에 걱정과 조바심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이 그림책을 꺼내 읽으며 둘째가 엄마 아빠라고 말하는 날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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