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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Jan 30. 2021

녹록지 않은 인생 5개월 차

둘째의 인생살이 괜찮은가요?

  나도 첫째, 남편도 첫째라 둘째의 인생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집에 둘째가 태어나면서 둘째의 인생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생 5개월 차 우리 둘째를 보면 좀 짠하다. 하루 종일 엄마품에 있었던 첫째와는 달리 엄마와 할머니, 아빠 품을 전전하고 있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주말에는 엄마가 안아주는 일이 극히 드물다. 엄마는 첫째의 차지다. 또 첫째의 허락 없이는 장난감도 마음껏 만질 수도 없다. 처음보다는 좀 만질 수 있는 장난감 범위가 넓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첫째의 경계의 눈초리가 삼엄하다(육아 책에서는 첫째의 장난감은 첫째 것으로 인정해주고 함부로 뺏지 말아야 한다고 되어있다). 게다가 초창기에는 첫째의 질투로 몇 번 꼬집히고 맞기도 했다. 의도치 않게 첫째에게 박치기도 당했다. 또 모두가 바빠서 둘째를 바운서에 앉혀놓고 잠시 잊을 때도 있다. 그럼 둘째는 '나 여기 있어요! 잊지 않았죠!'라고 말하듯 소리를 ! 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둘째의 생존본능적 행동이 있는 것 같다. 우선 눈만 마주치면 웃는다. 너무 귀여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물론 발달과정에 어른이 웃기 전에 아기가  먼저 웃는다고 나와 있지만 첫째 때와 비교했을 때 그 강도가 다르다). 그리고 방청객처럼 리액션이 너무 좋다. 엄마 아빠가 별거 안 해도 깔깔깔, 까르르 숨이 넘어가게 웃는다. 둘째는 사랑이라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질투의 화신이었던 누나의 마음도 사르르 녹일정도로 귀엽다. 그래서 요즘 첫째도 동생을 예뻐하고 챙겨주고 배려해주기까지 한다 (물론 자신의 장난감 영역은 제외이다).

사이좋은(?) 남매

  아무튼 우리 둘째를 보면서 둘째의 삶이 아기 때부터 녹록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부모가 첫째에게는 관심이 좀 더 고 뭐든 우선적인 것 같다. 그에 비해 둘째는  관심의 집중도가 떨어진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둘째에 대해 쏟아야 할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 사랑이 줄어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부모의 육아 경계선이 좀 느슨하다 보니 둘째가 오히려 자유롭게 성장하는 면도 있긴 하다. 내 주변도 보면  둘째들이 부모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경향이 있어 첫째들보다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잘 산다.


  어쨌든 나와 남편은 첫째인지라 첫째가 겪는 상황들을 알 수 있지만 둘째가 둘째로서 앞으로 어떤 상황들을 겪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가족 넷 중에 셋이 첫째니 우리 둘째의 서러움은 누가 알아주나.  둘째들에게 조언을 좀 구하면서 우리 둘째 서럽지 않도록 마음을 잘 보듬어 줄 수 있게 항상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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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 3년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http://naver.me/56Iz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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