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까의 오분 글쓰기는 채널을 찾아주시는 구독자분의 사연을 모티브로 색 다른 소설을 지어보는 글쓰기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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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있었다. 자는 꿈이 많았다. 자의 꿈은 길어지는 거였다. 자는 30cm였는데 자는 정확히 180이 되고 싶었다.
왜냐면 그게 그의 주인의 입버릇이었기 때문이다. '아 딱 180만 됐으면 소원이 없겠네' 주인은 자나 깨나 그 말을 반복했다. 자는 그래서 180이 되는 게 장래희망이 됐다. 하지만 아무리 꿈을 꿔도 자는 평생 단 1센티도 자랄 수 없었다. 아침이나 번지 점프 후에도 1미리도 늘지 않았다. 자는 속상했지만 천성이 긍정적이라 그는 계속 자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오랜 시간이 흘러 꿈을 포기하려는 찰 나 자는 자신이 자라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이유는 이랬다. 주인 왈 '내 성장판이 닫혔나? 성장판은 대략 20살 전후로 닫힌다던 데 난 벌써 닫혔나 보다 망했어' 자는 그제야 이유를 알았다. 이유는 성장판이 닫혀서 그런 것이었다.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자는 더욱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오기가 생긴 것이다. 어쩌면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자는 자라고 싶다는 열망을 끈질기게 가졌고 그건 종내에 자신의 본질까지 바꾸 는 계기가 되었다. 바람이 극에 달하자 자는 미쳐가기 시작했고 환각이었을까? 자는 어느 순간 몸이 치즈처럼 길게 뽑은 수타면처럼 한 순간에 투웅 늘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던 자는 산산 조각나 깨져버렸다.
이런 자를 보고 같은 책상에 살던 자들은 비웃기도 했고 울기도 했고 존경의 의미를 담아 지우개에 글씨 를 새겨 그를 추모하기도 하였으나 결과는 쓰레기통이었다.
그런데 이런 자의 강렬한 열망은 플라스틱이 깨지는 동시에 버섯의 포자처럼 두둥실 하고 떠올라 그의 주인이었던 인간에게 전달되어 그에게 꿈을 심었다.
그때부터 자의 주인은 하루 종일 싱글벙글했다. 어디서 인지 피어나는 재미있는 생각들. 항상 안 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분명 좋아질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 항상 뻣뻣했던 그의 생각은 마치 엿 가락처럼 유연해졌다.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그 덕분에 그는 늘 춤추는 것처럼 들뜬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세계 최초로 늘어나는 자를 만드는 게 성공하게 됐다. 그 자의 이름은 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