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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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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ug 14. 2019

꼬끼리 몰아내기

마태복음 7장 묵상하기

거룩한 것으로 장난치지마라

농담과 바보짓은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않는다


거룩한 신비를 한갓 슬로건으로

격하시키지 마라


시대를 따라가려다가

너희는 오히려 약아져서


불경스러운 사태를

부를 뿐이다


하나님과 흥정하지 마라

솔찍하게 말씀드려라


필요한 것을 구하여라

우리는 쫓고 쫓기는 게임이나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너희 아이가 빵을 달라고 하는데


톱밥을 주면서 아이를 속이겠느냐?

아이가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살이 있는 뱀을 접시에 담아

아이에게 겁을 주겠느냐?


너희가 아무리 악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자기 자식에게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다


그렇다면, 너희를 사랑으로 인태하신 하나님은

그보다 훨씬 낫지 않겠느냐?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해석하면서 삶의 길을 만들어 간다


내가 한 행동의 영향력이 어디까지이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자신이 인식하고 해석한 만큼이

다음 행동에서 똑같은 선택을 할지를 결정한다


그러니 우리 가운데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이상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인식 과잉이거나

'해석적 오류'가 축적된 사람이 많다


하나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인식을 쌓았는가가 믿음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보이지 않으니

보이는 인간 관계를 하나님과의 관계로 치환해서


생각하는 버릇은 온전한 믿음을 만들기보다는

약아빠진 기회주의적 신념을 만든다


이런 신념들이 모여서 하나의 분위기

전체적인 흐름을 만드는데


이 흐름이 만들어지고 나면

사람들은 그 안에서 자연스러워진 질서때문에


자신의 인식의 문제점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생각까지 오면

그 동안 내가 자연스럽게 생각해 오던 것


내가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돌아보게 되고선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

나는 왜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지?


이런 것을 '사무실 안의 코끼리'라고 부른다

사무실에 코끼리가 있는 아무도 치울 생각을 안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 코끼리가 사무실의

한 장식품이 되어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내가 속한 조직이나 집단

그리고 가장 크게는 내 마음 속에 그것이 쌓여 있겠다


코끼리를 몰아내는 일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오늘의 말씀을 만난다


거룩한 것으로 장난치는 것은

하나님을 조종하려는 자연스러운 코끼리이다


모든 것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면서 욕망에 충실해야 한다는 코끼리는


비이성적인 하나님의 태도와

초월적인 예수님의 사랑을 몰아낸다


그리고 그 자리에 '딜deal과 조종'으로

채우고서는 조건을 달기 시작한다


이건 하나님한테 배운게 아니라

사람들 안에서 유명해지는 법'에서 배웠겠지.


자연스러운 사랑의 관계에서도

조종하는 코끼리는 개입한다


그래서 내가 이만큼 해주었는데

너는 그만큼도 안해주는 구나라는 식의


코끼리의 활동으로 우리의 관계는

더욱 제한적이 되고 더욱 배제하는 울타리를 친다


주변에 온통 내 말을 잘 듣는 사람들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들


내가 말하면 웃어주고 환영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점점 나는 코끼리를 올라타고


왕자리에 앉아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점을 가지게 된다


사람들은 이것을 흔히

교만이라고 부른다




상황을 text로 놓지 말고

하나님을 text로 놓고 생각해 보면


삶이 매우 단순해 진다

사랑으로 만들었으니 사랑으로 살아야 한다


솔찍하게 기도하고

진실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한번 문제된 것들에 대해서

핑계가 아니라 다시 돌아보아서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질문으로 문을 열어 놓고 생각을 나오는 것에서.


하나님은 그럼에도

이해와 용서와 사랑을 행하시는


아버지라서 오늘도 나에게

이렇게 말씀으로 다가오시면서


조종이 아니라 명령을

통제가 아니라 선택을


흥정이 아니라 희생을

슬로건이 아니라 신비를


톱반이 아니라 빵을

뱀이 아니라 생선을 주신다




진실한 기도에서 나오는

필요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그 모든 것보다 내게 가장 필요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하루가 시작된다


어느새 내면의 꼬끼리가

엉금엉금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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