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학연구 방법 수업을 들으면서
과학사회학이라는 전공은 일종의 매개변수를 찾는 과정이다.
과학과 사회의 연결에서 무엇이 매개가 되면 활성화가 되고 성장하게 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좋아하는 책 중에서 '매개하라'라는 책이 지금도 인상에 많이 남는데, 어쩌면 이 학과는 그것에 최적화되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이번학기에 총 3개의 강의를 듣는다. 과학학연구과정에서는 매시간 6개의 박사학위 논문을 분석하면서 크리티컬 포인트를 찾는다. 다른 논문들보타 유독 박사학위 논문은 깊이가 있고 또 내용이 많다. 한번에 파악이 안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박사학위 논문분석에서는 어떤 포인트를 잡는지가 핵심이 된다. 이렇게 논문을 보게 되면 이번학기에는 박사학위 논문을 대략 80여편을 보게 된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게 아니라 폭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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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신나서 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다. 지금까지 공부한 철학과 지식이 모두 하나로 만나게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0에서 1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무에서 시작된 존재는 1이라는 완전한 개체가 되고, 개체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복제가 가능하다.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반대로 다시 분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러나 모두 복제의 복제를 거쳐서 탄생한 것이다. 하나의 핵에서 분화한 세포들이 기관을 이루고 개체를 이루고 사회를 이루고 하나의 국가와 지구를 구성한다. 이렇게 학문이라는 것은 작은 규모인 미시적인 존재에게서 거대한 존재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이른바 독립변수는 변화가 가능한 요인이고, 종속변수는 변화한 것들인 독립변수 때문에 결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둘의 관계에서 끼어드는 것이 있으니 바로 '매개변수'이다.
예를 들어 'A가 B와 있으면 행복하다'라는 문장을 보자. B가 행복해지는 것이 종속변수가 되는데 행복한 이유는 A라는 독립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한편으로 논리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런 원인과 결과의 패턴을 제공하지 못한다. 'A가 무엇을 할 때 B가 행복한 경향을 보인다'라고 다시 세부적으로 기술해보면 '무엇'에 해당되는 거이 바로 매개변수이다. A가 춤을 출때, 노래할 때, 이야기할 때, 걸어갈 때, 운동을 할 때 등등의 원인들이 B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깐 여기서의 Critical Point는 바로 '무엇'이다. 대학원에서 박사학위과정을 시작하면서 논문 안에 '독립변수와 종속변수'가 어떻게 매개되는지가 매우 재미있어지는 중이다. 이것을 발견해내는 만큼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모든 박사과정 학생들은 어쩌면 이 논리를 개발하고 분석하고 또 해체하는 중일 것이다.
첫 번째 크리티컬 포인트는 이론의 정합성이다.
이론이 분석할 현상을 모두 포괄하면서도 이 현상 자체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론은 무엇인가?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이론을 이루는 기본적인 것은 '정보'이다. 정보를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는 '데이타'이다. 그러니깐 데이타들의 '연결'관계가 '정보'가 되고, 정보들이 일정한 '패턴'으로 계속 똑같은 경로를 보일 때 이것을 지식이라고 부른다. 연구를 한다는 것은 이러한 지식을 발견해 내는 것이다. 아래로부터는 '정보'를 가지고 조합을 한다면, 위로부터는 어떤 것을 가지고 올까? 그것은 바로 '원칙'인 '이론'이다. 이론은 일정한 지식들이 그러한 패턴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현실에서 대입해 보고 확인한 결과이다. 그러니깐 지식은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지만 이론은 지식이 책상을 떠나서 현실에서도 적용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적용되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이론은 여전히 이론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론은 기존에 누군가 연구해 놓은 결과에 새로운 관찰과 경험을 첨부해서 더 강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연구를 통해서 지식이 만들어지면 그 지식은 기존의 이론을 더 강화하기도 하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는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보통 유명한 논문들은 이러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깐 논문에서 '창의성'이라는 것은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전에 존재한 '이론'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들을 밝혀냈을 때이다. 레이커즈와일은 이것을 '특이점'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변곡점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물리학에서는 형질전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론의 특성상 대부분의 현실을 설명한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토마스 쿤과 같은 사람들은 자연과학에서 '이론'은 그 사회가 그렇다고 여기는 자연스러운 '정상과학'을 말한다고 주장한다. 연구라는 것, 논문을 쓴다는 것은 이러한 이론을 기반으로 지식을 쌓아가면서 새로운 관점, 바운더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언더독이 되면 될 수록 싸움은 힘들지만 더 창조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크리티컬 포인트는 방법론의 적확성이다.
이론의 힘을 빌어 오고 현상을 설명할 준비가 되었을 때 현상의 다양한 변화를 잡아내기 위해서 방법론을 사용한다. 통계로 보면 회귀분석을 쓸 것인지 로짓분석을 쓸 것인가이다. 이론은 변증법에 의해서 정신에서 현상으로, 다시 현상에서 정신으로 돌아온 결과이다. 그런데 이론적인 정합성을 정해다고 하더라도 이론은 다시 현상과 만나서 더 정교해지거나 변형을 꿰하기 때문에 방법론과 이론의 연결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론이 정적인지 동적인지에 따라서 방법론을 동적인 변화를 측정하는 툴을 사용할 것인지, 정적인 응축성을 확인할 수 있는 툴을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위의 그림은 '일등의 통찰'이라는 책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책의 원래 이름은 '본질통찰'이다. 본질은 구조와 인과로 되어 있고 현상은 이러한 본질이 상황을 만나서 생기는 것이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논조로 이야기한다면 구조는 모델이자 이론이고, 현상은 방법론이다. 인과는 바로 구조와 현상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를 그려보는 작업이다. 방법론은 바로 이 연결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그러니깐 현상의 다양한 데이터가 서로 어떤 변수관계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히고 이것이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론의 바운더리를 넘어가는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니 현상의 다양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법과 이것들의 변수관계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방법론이 적절하고 확실한지를 따져 묻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은 딜리버리다. 즉 설득력과 설명력이다. 이론의 바운더리를 충분히 설명하면서도 원인과 결과의 적절성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것이 남았다. 어떤 이들은 이론도 잘 설정하고 변수측정도 방법론을 잘 설정해서 조사했지만 이 둘의 연결성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좋은 표현과 논리적인 단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다 된 밥에 제를 뿌리는 경우가 많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형식논리학과 비형식논리학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또한 행동경제학적인 측면에서 글 자체의 '넛지'를 잘 사용해야 한다. '기-승-전-결'의 논리적 구조나 'ORID'와 같은 퍼실리테이티브한 촉진적 연결성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ORID는 Objective-Reflection-Interpretation-Decision'의 단계로 일정한 사건에서 감정과 해석 , 그리고 결론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법이다.
논리학의 2가지 종류
형식논리학 : 전제와 결론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형식적으로 따지는 것
비형식논리학 : 전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확인하는 것과 명제의 방향이 옳은지까지 확인하는 것
논리학의 3대 요소
동일률 : 같은 것은 같게 해야 한다
모순률 : 같은 것을 다르게 할 수 없다
배중률 : 둘 사이에 겹치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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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분석할 논문
스마트 전자정부, ICT 활용의 정부 부패 감소 매개효과에 관한 연구
전자정부가 디지털정보격차에 미치는 영향 : The Effect of E-government on Digital Divide
전자정부 시민참여 수준에 관한 연구 - 국방부, 외교통상부, 통일부를 중심으로 -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아래와 같은 정리를 해 보았다. 앞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한주에 6개씩 읽고 토론을 해야 한다. 그러면 이번학기 거의 80개의 논문을 읽고 토론을 하게 되니 어느정도 크리티컬 포인트를 자연적으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전공은 과학사회학이다. 과학기술의 변화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이론과 방법론을 설정하고 딜리버리를 제대로 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니깐, 열심히 달려가야 한다. 치명적인 포인트를 기억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 다음시간에는 그동안 철학을 통해서 정리했던 프로토컨셉과 5P MIX 인식론, 그리고 자크라캉의 RSI까지 기존의 '이론-방법론-딜리버리'를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보기 위한 연구를 시도해 볼 것이다. 역시 철학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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