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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식일기

이펙추에이션_인과성보다 효과성

이펙추에이션_사라스사라스바티

by 낭만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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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새로운 과제로 '프로세스 혁신' TF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Process Innovation은 거의 20년전부터 회자가 된 부분이지만 최근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조금 신선한 감을 준다. 단순히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자를 넘어서 프로세스 안에서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과정 속에서 아이덴티티를 찾는 방식으로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PI의 최신화된 버전은 결국 프로세스 안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벤트들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이벤트들이 자동화가 되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경험을 창출한다면 프로세스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있다. 오늘은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결과로 책 안에 '효과성'에 대한 담론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특히 허버트 사이먼의 제자인 사라스 사라스바티의 이펙추에이션의 5가지를 알아본다. 이에 앞어서 약간의 준비로 '형평성', '효율성', '효과성 종류'를 살펴보자. 설명은 참조된 링크를 보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형평성의 종류 feat. 데브라 스톤 'Policy Paradox'

Equal slices but unequal invitations : 동일한 양, 불평등한 초대

Unequl slices for unequal ranks but equal slices for equal ranks : 불평등한 등급에 대한 불평등한 양 그러나 동일한 등급에는 동일한 양

Unequal slices but equal blocks : 불평등한 양 그러나 블락 안에서는 평등한 양

Unequal slices but equal meals : 불평등한 양 그러나 다른 종류와 함쳐서 평등한 양

Unequal slices but equal value to recipients : 불평등한 양 그러나 수혜자에게는 동일한 가치

Unequal slices but equal stating resources : 불평등한 양 그러나 평등한 상태의 자원

Unequal slices but equal statistical changes : 불평등한 양 그러나 통계적 변화는 동일

Unequal slices but equal votes : 불평등한 양 그러나 동일한 선거권


효율성을 위한 질문

산출을 어떻게 측정할 것이가?

효율성의 관점에서 질적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편익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비용은 누가 부담하고 혜택은 누가 받게 될 것인가?


효과성의 종류 10가지

주효과 : 주효과는 main effect이다. 이것은 항상 긍정적이다.

부수효과 : 부수효과는 side effect이고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의도적, 비의도적으로 나누어진다.

긍정효과 : 긍정효과는 positive effect이다.

부정효과 : 부정효과는 negative effect이다.

의도한 효과 : 의도한 효과는 intended effect이다.

의도하지 않은 효과 : 의도하지 않은 효과는 unintended effect이다.

역효과 : 역효과는 adverse effect라고 한다. 의도한 것과 반대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무효과 : 집행했지만 문제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을 무효과null effect라고 한다.

예상한 효과 : 예상한 효과는 forecasted effect이다.

예상하지 못한 효과 : non-forecasted effect이다.


이렇게나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정책형성과 정책과정에 대한 일반론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선택들은 항상 형평성과 효율성 그리고 효과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 이론 중에는 효과화effectuation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어떤 일을 일어나게 하다, 목적과 희망을 달성하게 하다'라는 뜻의 effectuate의 명사형이라고 할 수 있다. 버지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사라스 사라스바티Saras Sarasvathy 교수가 만든 이론인데 성공한 창업가 27명을 연구하여 그들이 어떻게 불확실성에 대하여 대처하면서 성과를 냈는지를 5가지 효과화 이론으로 정리했다. 오늘은 그 5가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효과화 이론 5가지 feat. 사라스바티Saras Sarasvathy

손안의 새 bird in Hand

허용 가능한 실패 Affordable Loss

크레이지 퀼트 Crazy Quilt

레모네이드 Lemonade

비행기 조종사 Pilot in the Plane


인과적 논리 vs. 효과적 논리

인과적 논리는 계획과 예측에 기반한 전통적인 경영 방식이다. 이 논리는 '목표 지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지도'를 그리는 것과 같다. 이는 미래를 예측 가능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가정하며, 시장 분석, 재무 계획, 그리고 자원 확보 등 체계적인 단계를 따른다. 예를 들어,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설정한 후,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인력, 마케팅 전략 등을 사전에 철저히 계산하고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이 접근법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반면, 효과화 논리는 실행과 확장에 초점을 맞춘 기업가적 사고방식이다. 이 논리는 '현재 내 손에 있는 재료'를 먼저 확인하고, 그 재료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을지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것과 같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할 수 없다고 가정하며, 현재 자신이 가진 자원(지식, 네트워크, 재능)을 바탕으로 목표를 유연하게 창조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거액의 투자나 시장 조사 대신, 개인이 가진 코딩 능력과 친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작은 시제품을 먼저 만들고,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제품을 계속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불확실하고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며 배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1. 손안의 새 bird in Hand_지금 가진 자원에서부터 시작하라


이 원칙은 기업가적 실행의 출발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은 목표를 먼저 설정한 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외부에서 찾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손안의 새' 원칙은 이러한 접근을 뒤집어, 현재 자신이 가진 자원, 즉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아는가?', '누구를 아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보유한 재능, 지식, 경험,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를 먼저 파악하고, 그 자원들을 바탕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유연하게 설정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 가진 것으로 시작하자


이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의 통제 범위 안에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이다. 마치 손안에 있는 작은 새가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여도 미래의 불확실한 큰 새보다 더 확실한 가치를 지니는 것처럼, 현재의 자원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 원칙을 따르는 기업가는 목표를 고정시키지 않고,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정보와 자원을 통해 목표를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진화적 접근을 취하게 된다. 이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리에 대한 지식과 재능이 있는 사람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가정해 보자. 전통적인 방식은 시장 조사를 통해 유망한 식당 메뉴를 정하고, 그에 맞는 비싼 재료를 구매하거나 전문 장비를 들여오는 데 거액을 투자한다. 그러나 '손안의 새' 원칙을 따르는 사람은 현재 자신이 가진 요리 기술과 주방 도구, 그리고 친분 있는 농부에게서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를 활용하여, 즉석에서 '오늘의 특별 메뉴'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메뉴를 발전시키고, 소규모로 시작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시를 보자. 웹 개발자 A는 평소 모바일 게임 개발에 관심이 많다. 전통적인 방식은 시장성 있는 게임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투자자를 찾아 거액을 유치한 뒤, 대규모 개발팀을 꾸려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손안의 새' 원칙을 따르는 A는 자신이 가진 웹 개발 지식과 코딩 능력을 활용하여 HTML 기반의 간단한 미니 게임을 먼저 개발한다. 이 게임을 개인 블로그나 무료 웹사이트에 올려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예도 있다. 수십 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한 교사 C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고 싶어한다. 전통적인 방식은 출판사를 찾아 책을 출간하거나, 교육 사업을 위한 큰 자본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손안의 새' 원칙을 따르는 C는 현재 자신이 가진 교육 경험과 학생 자료를 활용하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무료로 강의 영상을 올린다. 이는 비용 없이 자신의 지식을 나누고,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교육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2. 허용 가능한 실패 Affordable Loss_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정해두라


이 원칙은 위험을 관리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투자 이론은 잠재적인 성공의 기대 수익(Expected Return)을 계산하여 투자 결정을 내리지만, 효과화 이론은 그 대신 실패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즉,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그 손실(시간, 돈, 평판 등)이 자신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면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다. 이는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 기업가적 실행의 문턱을 낮추는 핵심적인 원리이다.


이 접근법은 잠재적인 성공을 쫓기보다는 잠재적인 실패를 통제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불확실성 속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게 해준다. 기업가는 자신이 잃어도 괜찮은 한도 내에서 자원을 투입함으로써, 실패하더라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이는 기업가에게 지속적인 학습과 실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대담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갖게 한다. 허용 가능한 손실은 단순히 금전적 손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가져올 수 있는 기회비용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허용가능한 실패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의류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 전통적인 방식은 대규모 투자를 받아 여러 매장을 동시에 열거나, 많은 옷을 미리 생산하여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허용 가능한 실패' 원칙을 따르는 디자이너는 우선 온라인 스토어에 소량의 옷을 제작하여 판매하거나, 주말에 열리는 플리마켓에서 직접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이 경우, 실패하더라도 감당 가능한 수준의 손실(소량 생산 비용, 마켓 참여비)만 발생하므로, 사업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요식업을 꿈꾸는 요리사 B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열고 싶어한다. 레스토랑을 여는 데는 막대한 초기 비용(임대료, 인테리어, 식자재 등)이 필요하므로 실패 시 손실이 매우 크다. 대신 B는 '허용 가능한 실패' 원칙을 적용하여, 푸드 트럭을 먼저 운영해보기로 결정한다. 푸드 트럭은 레스토랑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훨씬 저렴하여,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이 적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메뉴를 개선하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C는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여 완벽한 서비스를 한 번에 출시하는 대신, '허용 가능한 실패'를 기준으로 베타 서비스를 먼저 내놓는다. 그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핵심 기능만 담은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소수의 사용자에게 공개한다. 만약 사용자들이 기대만큼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그들은 큰 손실 없이 초기 아이디어의 실패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은 피드백으로 서비스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3. 크레이지 퀼트 Crazy Quilt_협력자를 늘려 나가라


이 원칙은 파트너십을 통한 불확실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크레이지 퀼트(Crazy Quilt)'는 무작위로 보이는 다양한 천 조각들을 엮어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업가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고객, 공급업체, 심지어 잠재적 경쟁자)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고 협력함으로써,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함께 창출해나가는 것이다. 이는 공동의 책임과 자원 공유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접근은 경쟁 관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전통적인 경영 방식과 정반대된다. 전통적인 방식은 기업 간의 정보를 숨기고 서로를 견제하는 데 주력하지만, 효과화 이론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불확실성을 줄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핵심이라고 본다. 이러한 협력은 기업가에게 새로운 자원(기술, 자금, 인력)과 새로운 고객을 연결해주며, 결과적으로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무한히 넓히는 것이다. 이 원칙은 기업가적 생태계 내에서 '경쟁'보다는 '공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바로 콜렉티브 임팩트 개념도 연결해볼 수 있게 된다. 공동의 연결이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콜렉티브 임팩트의 핵심요소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는 여러 조직, 단체, 개인이 특정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하는 접근 방식을 말한다. 이는 각기 다른 기관이 자신의 역할만 수행하는 방식과는 달리, 모든 참여자가 공동의 목표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협업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동 의제 (Common Agenda): 모든 참여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명확하고 공통된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다.

공동 측정 시스템 (Shared Measurement Systems): 목표 달성 과정을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통일된 지표와 데이터 수집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상호 보강 활동 (Mutually Reinforcing Activities): 각 조직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서로의 활동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소통 (Continuous Communication): 모든 참여자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전담 지원 조직 (Backbone Support Organization): 협력 과정의 조정, 소통, 데이터 관리 등 행정적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이 존재해야 한다. 이 조직은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작은 수제 초콜릿 가게 주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전통적인 방식은 다른 초콜릿 가게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독점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크레이지 퀼트' 원칙을 따른다면, 인근의 커피숍, 제과점, 그리고 와인 가게 주인과 협력하여 '초콜릿 & 디저트 페어'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것이다. 각자의 고객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며, 서로의 제품을 보완함으로써 더 큰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A사는 새로운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개발하고 있고, B사는 AI 음성 인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각자 독립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던 중, 서로의 기술이 결합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깨닫고 기술 제휴를 맺는 것이다. A사의 액세서리에 B사의 AI 기술을 결합하여 '음성 인식 스마트 액세서리'라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이는 각자의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레스토랑 주인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안정적인 재료 공급처를 찾기 위해 기존 유통망을 이용하는 대신, 직접 인근의 지역 농산물 생산자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레스토랑 주인은 농부에게 필요한 재료를 미리 주문하고, 농부는 레스토랑의 요구에 맞춰 작물을 재배한다. 이 관계는 레스토랑에는 신선하고 안정적인 식재료를 보장해주고, 농부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여 상호 이익을 얻는 것이다.



4. 레모네이드 Lemonade_우연을 활용하라


이 원칙은 예상치 못한 실패와 역경을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는 기업가적 태도를 설명하는 것이다. "레몬이 주어지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라는 속담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단순한 실패로 여기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접근법은 계획의 실패를 곧 사업의 실패로 간주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통적인 방식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거나, 심지어 사업을 철수하지만, 효과화 이론은 예상치 못한 문제 상황이야말로 새로운 시장이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업가는 이러한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래의 계획보다 더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는 유연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강조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민츠버그의 전략사파리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전략적 접근의 방식에서 민츠버그의 창발적 접근은 경영 전략이 계획된 대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예기치 않은 상황이나 학습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라는 관점이다. 이는 사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계획적 전략(Deliberate Strategy)'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민츠버그는 '의도된 전략(Intended Strategy)'이 계획대로 실현된 '계획적 전략(Deliberate Strategy)'과, 의도하지 않았지만 현실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으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둘이 결합되어 최종적으로 '실현된 전략(Realized Strategy)'이 된다고 주장한다. 즉, 완벽한 계획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으며, 예측 불가능한 현실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는 창발적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창발적 전략의 주요 특징

실행을 통한 학습: 조직 구성원들이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얻는 경험과 피드백을 통해 새로운 패턴이나 방향성을 발견하고, 이것이 전략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유연성과 적응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기회나 위협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전략을 수정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현실 기반: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계획보다는 현장에서의 행동과 경험을 통해 전략이 만들어진다는 현실적인 관점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용 영양제를 개발하던 스타트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특정 성분이 반려동물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성분을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레모네이드' 원칙을 따른다면, 이 회사는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알레르기 없는 반려동물 사료' 또는 '알레르기 반응 진단 키트'를 개발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이다.


의류 브랜드 A는 지난 시즌 상품의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남아 손실을 입을 상황에 처했다. 전통적인 방식은 재고를 떨이로 판매하거나 폐기하는 것이지만, '레모네이드' 원칙을 적용하여 이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한다. 재고 의류를 활용해 다양한 원단을 이어 붙인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을 만들고, 이를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이 독특한 콘셉트는 환경 보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과 맞아떨어져 큰 인기를 끌었고, 오히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앱을 개발하던 스타트업 B는 예상치 못한 버그 때문에 출시가 지연되고 있었다. 팀은 이 버그를 단순히 수정하는 대신, 버그가 발생한 원인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이 입력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오류를 찾아내는 새로운 방식의 알고리즘을 발견하게 된다. 스타트업은 이 기술을 앱에 적용하여 '실시간 오류 예측 및 수정' 기능을 추가했고, 이는 경쟁사 제품에는 없는 독점적인 기능으로 앱의 차별성을 높여주었다.



5. 비행기 조종사 Pilot in the Plane_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라


이 원칙은 기업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은 기업가를 외부 환경에 맞춰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지만, 효과화 이론은 기업가가 스스로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는 마치 비행기의 항로를 스스로 결정하는 조종사와 같이, 기업가가 스스로의 의사결정으로 시장의 방향을 바꾸고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간다는 의미이다. 이 접근법은 외부 환경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르다. 전통적인 방식은 시장 예측과 경쟁 분석에 초점을 맞추지만, 효과화 이론은 기업가 스스로의 행동이 시장을 형성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능동적인 태도는 기업가에게 통제력과 자신감을 부여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기업가 정신이 단순히 예측 능력에
있지 않고,
실행을 통해 환경을 변화시키는 능력에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전,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시장의 기존 데이터나 예측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비전과 의사결정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소비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켰다. 이는 기존 시장의 트렌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자신이 직접 시장의 항로를 개척하는 '비행기 조종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지금은 혁신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하지만 사실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비행기 조종사가 아니라 '물류의 전문가'가 된 것이다. 이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에 리더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 쿡이 애플을 맡고 나서 SCM관점에서는 혁신이기 때문이다. 70일이나 되었던 재고상품을 2일로 줄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커피 브랜드를 론칭하려는 기업가는 시장의 거대 커피 체인점의 동향을 분석하며 예측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그는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통제하고 발전시킨다. 그는 소규모 팝업스토어를 열어 다양한 커피 레시피를 선보이고, 고객들이 어떤 맛을 가장 선호하는지 직접 의견을 듣는다.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 라인을 확장하고 메뉴를 수정하는 것이다. 이는 시장을 예측하기보다, 자신이 직접 소비자 반응을 만들어내고 시장의 방향을 조종하는 것과 같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경쟁사들이 어떤 분야의 강의를 만드는지 분석하는 대신, 자신이 가진 강사 네트워크와 기획력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개척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 없던 '여행 드로잉'이나 '취미로 배우는 고전 읽기'와 같은 강의를 직접 기획하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콘텐츠를 만든다. 이처럼 그는 외부 환경에 수동적으로 맞춰가기보다, 자신의 통제력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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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화 이론은 명확한 목표가 실현되는 안정된 환경이 아니라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불확실한 현장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된다. 자신이 가진 수단 안에서 출발하고,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목표를 설정하면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약속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시장 그리고 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를 발견하게 새로운 수단과 목표가 추가될 수 있다. 핵심은 '어떻게 효과를 내기 위해서 판단하고 행동하고 변화해야하는가'이다. 이러한 접근은 책의 저자가 허버트 사이먼의 제자이기 때문이다. 허버트사이먼이 접근한 행동경제학적인 관점을 '기업가'로 확장하여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가들에게 넛징이 되는 '환경'은 위험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는 행동경제학의 확장판을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기업가 정신이 이렇게 확장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기업가정신

혁신성 (Innovativeness):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경향이다.

위험 감수성 (Risk-taking):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계산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도전하는 의지이다. 무조건적인 위험 부담이 아닌, 성공 가능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위험을 의미한다.

진취성 (Proactiveness): 경쟁자보다 먼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며 행동에 옮기는 적극적인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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