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민츠버그의 전략사파리 10가지 학파
이 글은 헨리 민츠버그가 쓴 '전략사파리'의 내용을 기반으로 10가지 전략의 학파를 살펴보는 글입니다. 생각보다 깊지는 않지만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전략을 짜거나 어떤 툴을 가져올 때, 어떤 것을 목표로 해서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돕고자 썼습미다. '전략을 위한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으면, 민츠버그의 책들을 참고해보면 좋습니다. 그럼 함께 민츠버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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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도 사파리처럼 다양한 경로의 접근방법이 있다. 마이클포터와 같이 기업간 비교를 하는 포지셔닝이 중요한 '포터파'가 있는가 하면, 블루오션시프트처럼 아이디어가 창발되는게 중요한 '민츠버그파'가 있다. 이러한 구분을 하는 사람이 바로 민츠버그이다. 민츠버그를 알기 전까지는 이것도 전략이고, 저것도 전략인줄 알았다. 하지만 민츠버그의 '전략사파리'를 읽고 전략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었다. 경영학자 헨리 민츠버그(Henry Mintzberg)는 캐나다 맥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주류 경영학계의 관행과 이론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대안적인 시각을 제시해 온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민츠버그가 본 10가지의 학파의 특징을 간단하게 알아보려고 한다.
민츠버그는 20여 권이 넘는 저서와 150여 편의 논문을 통해 경영의 본질, 조직구조, 전략 형성 등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경영자들에게 실질적인 통찰력을 제공해왔다. 이러한 그의 독창적인 시각과 비판적 접근 방식 덕분에 그는 '파괴적 선구자'이자 '경영의 이단아'로 불리기도 한다. 경영자의 역할에 대한 혁신적 이해이다 민츠버그의 가장 잘 알려진 업적 중 하나는 바로 경영자의 역할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이다. 그는 당시 주류를 이루던 경영자 역할론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실제와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하며, 경영자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의 연구는 경영자가 단순히 계획하고 조직하고 지휘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복잡하고 다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민츠버그가 보는 경영자의 역할_대인관계 역할 (Interpersonal Roles)
명목상 대표자 (Figurehead)이다: 조직을 대표하여 의례적인 행사를 수행한다.
리더 (Leader)이다: 직원들을 동기 부여하고 지도하며 팀을 이끌어 나간다.
연결자 (Liaison)이다: 조직 내외부의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지한다.
정보관리 역할 (Informational Roles)이다:
정보 수집자 (Monitor)이다: 내외부 환경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정보 전파자 (Disseminator)이다: 수집된 정보를 조직 구성원들에게 전달한다.
대변인 (Spokesperson)이다: 조직의 정보를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한다.
의사결정 역할 (Decisional Roles)이다:
기업가 (Entrepreneur)이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변화를 주도한다.
문제 해결사 (Disturbance Handler)이다: 예기치 않은 문제나 위기를 해결한다.
자원 배분자 (Resource Allocator)이다: 조직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협상가 (Negotiator)이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 협상한다.
이러한 분류는 경영자의 업무가 얼마나 다양하고 역동적인지를 보여주며, 단순히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가 아닌, 끊임없이 정보를 처리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가임을 강조한다. 조직 구조와 전략에 대한 독창적 관점이다. 민츠버그는 조직의 구조와 전략에 대해서도 기존의 이론들과 차별화되는 깊이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조직을 단순히 계층적인 구조로만 보지 않고, 다섯 가지 기본 부분(핵심 운영층, 전략적 정점, 중간 관리층, 기술 구조, 지원 스태프)이 상호작용하며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조직이 특정 환경에 따라 다섯 가지 구성 유형(단순 구조, 기계적 관료제, 전문적 관료제, 사업부제, 애드호크라시)으로 발전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조직 설계와 변화 관리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민츠버그는 특히 전략(Strategy)에 대한 주류 전략론과 큰 차이를 보인다. 보통 전략분야에서는 이고르 앤소프의 '계회가'형 프로세스를 전략으로 본다. 그러나 민츠버그는 전략을 단순히 최고 경영층이 수립하고 하달하는 정교한 '계획(Plan)'으로만 보지 않았다. 민츠버그는 전략이 의도된 계획(Intended Strategy)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하게 실제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전략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현실과 환경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며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통찰은 기업들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욱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해야 함을 역설한다. 그래서 민츠버그를 '창발'학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민츠버그 방식을 좋아한다. 하다보면, 프로세스 중에서 새롭게 얻게 되기 때문이다.
전략사파리는 10가지의 전략 학파를 말한다
민츠버그의 주요 저서로는 '전략 사파리(Strategy Safari: A Guided Tour Through the Wilds of Strategic Management)'가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다양한 전략 학파들을 탐색하며 각 학파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경영자들이 특정 관점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포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또 다른 대표작인'이것이 경영이다(Managing)'에서는 경영의 본질을 '실천적인 기술'로 정의하며, 경영자들이 분석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직관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츠버그의 연구는 학계뿐만 아니라 실제 경영 현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이론은 경영 교육 과정에 통합되었고, 많은 경영자들이 그의 저서를 통해 경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고 있다. 그는 복잡한 경영 현실을 단순화하지 않고 그 본질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 경영자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혜를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단순한 이론가가 아닌, 경영의 실천적 측면을 중시하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색하는 진정한 학자이자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자 그럼 10가지 학파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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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학파는 전략을 최고 경영자가 조직의 내부 역량(강점과 약점)과 외부 환경(기회와 위협)을 분석하여 명확하고 일관된 방향성을 설계하는 과정으로 본다. 마치 건축가가 건물의 목적과 부지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를 하듯, 최고 경영자의 비전과 직관을 바탕으로 조직의 미래를 그려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SWOT 분석이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이 학파의 장점은 전략 수립 과정이 직관적이고 단순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며, 강력한 리더십 아래 조직 전체가 하나의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제3의 공간’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설계하여 당시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스타벅스의 전문성을 연결하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했다.
한마디로 전략은 건축디자인이다.
건축술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 학파는 최고 경영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여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이 상위 계층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위 구성원들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과거 스티브 잡스 복귀 이전의 애플이 기술력이라는 내부 강점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전략적 방향성 부재로 위기를 겪었던 것이 대표적인 한계 사례이다. 민츠버그는 디자인 학파를 전략 형성의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모델로 평가한다. 이는 전략가가 환경과 조직의 내부를 분석하여 의도적으로 전략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적' 관점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민츠버그는 현실의 전략이 이처럼 단순하게 형성되지 않음을 지적하며, 이 학파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비현실적일 수 있음을 비판하기도 했다.
디자인학파는 1957년 Leadership in Administreation이라는 논문을 Philip Selznick이 쓰면서 시작되었고, 뒤이어 Alfred Chandler가 1962년에 Strategy and Structure에서 조직구조와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여기서는 '구조는 전략을 따른다'거나 '조직구조에 맞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명제가 정리되었다. 1965년 하버드비지니스스클에서 출간한 Business Polic에서 디자인학파가 정리된다. 흥미롭게도 이후에 '디자인스쿨'과 같은 명칭들이 국가전략이나 사회의 변화를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디자인학파의 이름이 확산된게 아닌가도 싶다. 이렇듯 디자인학파는 경영은 디자인이고 전략은 구조를 만드는 예술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이라고 이해된다.
플래닝 학파는 전략을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절차로 본다. 이는 마치 공학 프로젝트를 관리하듯,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예산 할당 등 일련의 논리적인 단계를 거쳐 전략을 수립하는 접근법이다. 이 학파는 예측과 분석을 기반으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러한 체계적인 접근법은 특히 대규모 조직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자원 낭비를 줄이고 성과 측정을 용이하게 한다. 장기 계획(Long-range planning), 예산 수립, 그리고 목표에 의한 관리(MBO)와 같은 개념들은 플래닝 학파의 핵심 도구들이다. NASA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플래닝 학파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이다. '달 착륙'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과정을 매우 정교하고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계획하고 실행했다. 이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플래닝 학파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플래닝 학파는 유연성이 부족하여 환경 변화에 둔감하다. 과도한 분석과 계획은 실행을 지연시킬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는 창의성이나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민츠버그는 플래닝 학파를 합리성과 분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관점으로 평가한다. 그는 계획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전략 수립이 단지 분석의 산물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창발적인 과정임을 강조하며, 이 학파의 경직성을 비판했다. 그래서 플래닝 학파는 자신들을 혁신하여 MBO를 발전시켰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OKR로 발전하게 된다. 성과관리부터 시작해서 조직문화와 함께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기 위해서 3개월 간격으로 목표지표와 성과지표를 설계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디자인 학파와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르다. 이런 미묘한 차이를 자신이 속한 조직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전략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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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셔닝 학파는 마이클 포터로 대표된다. 특정 산업 내에서 기업의 위치(포지션)를 어떻게 설정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가다 포터를 열렬히 사랑하는 전략가들을 만나는데, 이분들은 대부분 '비교우위'에 의해서 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적절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 감각을 기르는 것이 특징이다. 포터파는 조직의 내부 역량보다는 외부 환경, 특히 경쟁 관계와 산업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 학파의 핵심 도구는 산업 구조 분석(Five Forces)과 본원적 경쟁 전략(Generic Strategies)이다. 5가지 경쟁 세력을 분석하여 산업의 매력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원가 우위, 차별화, 또는 집중화라는 세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여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한다.
예를 들면,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원가 우위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여 저가 항공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구축했으며, 롤렉스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고가 명품 시계 시장에서 독점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 두 사례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확고한 시장 위치를 확보하는 방법을 잘 보여준다. 한편으로, 포지셔닝 학파는 명확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부 역량이나 조직 문화 등 기업 내부 요소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주도 산업에서는 고정된 포지션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민츠버그는 포지셔닝 학파를 전략적 사고를 단순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학파로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이 학파가 지나치게 분석적이고 경제학적 관점에 치우쳐 있으며, 실제 전략 형성 과정의 복잡성을 간과한다고 비판한다. 즉, 전략은 시장에 대한 단순한 위치 설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보통은 포터의 비교우위로는 시장흐름을 읽고 이것을 디자인 학파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대안으로 플래닝학파의 MBO를 사용한다.
5가지 경쟁 분석 요소
신규 진입자의 위협: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나타내는 요소이다. 진입 장벽이 낮을수록 신규 진입자가 쉽게 들어올 수 있어 기존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진다. 진입 장벽에는 규모의 경제, 제품 차별화, 정부 정책, 자본 소요량 등이 포함된다.
기존 경쟁자 간의 경쟁 강도: 같은 산업 내에 있는 기업들 간의 경쟁 수준을 의미한다. 경쟁사 수가 많을수록, 시장 성장률이 낮을수록, 고정 비용이 높을수록, 제품이 차별화되지 않을수록 경쟁이 치열해진다.
대체재의 위협: 다른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존 제품을 얼마나 쉽게 대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요소이다. 대체재의 가격이 저렴하거나 성능이 뛰어나면 소비자들은 쉽게 대체재로 이동하게 되어 기존 산업의 수익성에 위협이 된다.
공급자의 교섭력: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자가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공급업체의 수가 적거나, 공급하는 물품이 독점적일수록 공급자의 교섭력이 강해져 원자재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산업의 수익성을 낮춘다.
구매자의 교섭력: 구매자(고객)가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 향상을 요구하는 등 산업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구매자의 수가 적거나, 구매량이 많을수록, 혹은 제품 전환 비용이 낮을수록 구매자의 교섭력이 강해진다.
기업가 학파는 전략이 한 사람의 카리스마 있고 비전 있는 리더(기업가)의 직관, 통찰력,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전략 수립이 중앙집권적이고 유연하며, 리더의 비전과 용기에 의해 조직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 학파의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리더의 명확한 비전은 조직의 모든 구성원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며, 특히 신생 기업이나 혁신이 필요한 조직에 매우 효과적이다. 기업가학파는 당연히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가들이 가지고 있는 도전정신과 용기, 기개와 카리스마틱한 역량에 집중한다. 리더십이론으로 보면 리더의 '특성'이 매우 중요한 학파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머스크의 전기차와 우주 탐사에 대한 비전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각 분야의 선두 주자로 만들었고, 베조스의 '고객 집착'이라는 비전은 아마존의 모든 전략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업가 학파는 리더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리더가 부재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 조직 전체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 리더의 실패는 곧 조직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츠버그는 기업가 학파를 전략 형성의 핵심적인 측면으로 인정한다. 그는 기업가의 비전과 통찰력이 전략 형성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점에 동의하며, 이 학파가 소규모 조직이나 위기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이는 전략이 단순히 합리적인 분석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중요한 관점이라고 강조한다.
기업가정신의 특징
혁신성: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 서비스, 생산 방식 등을 도입하여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이는 단순히 개선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를 포함한다.
위험 감수성: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용기이다.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이다.
기회 포착: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장의 빈틈이나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사업 기회로 연결시키는 통찰력이다. 이는 항상 주변 환경에 대한 높은 민감도를 요구한다.
도전 정신: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끈기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의지이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포함된다.
자원 조직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 물적, 재무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모으고 배분하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능력이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역사적 인물
토머스 에디슨: '발명왕'으로 불리는 에디슨은 발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사업으로 연결하는 기업가정신을 보여주었다. 그의 "나는 팔 수 없는 것은 발명하지 않는다"는 말은 발명과 사업을 결합한 그의 기업가적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백열전구뿐만 아니라 발전 및 배전 시스템까지 구축하여 현대 전기 산업의 기반을 닦았다.
헨리 포드: 자동차를 소수의 전유물에서 대중의 것으로 만든 인물이다. 포드 시스템이라 불리는 대량 생산 방식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자동차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기업가정신의 사례이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를 테마파크, 영화, 상품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여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건설했다. 그는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보여주었다.
스티브 잡스: 혁신과 도전을 상징하는 인물로,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PC, 음악,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디자인 철학과 완벽주의는 오늘날까지 많은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정주영: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가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과감히 도전하여 성공을 이끌어냈다. 그가 주창한 "이봐, 해봤어?"는 무한한 도전 정신과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말로 유명하다. 그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다.
인지 학파는 전략이 인간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 학파는 전략가의 인지 과정, 정신 모델, 지각, 그리고 편견 등이 전략 수립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전략은 주관적인 해석의 산물로 보는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전략가들이 흔히 범할 수 있는 인지적 편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과거의 성공 경험은 전략가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인식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는 전략가들이 자신의 과거 성공 모델에 갇혀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인지학파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넛지'와 '휴먼애러'에도 집중하고, 요즘에 유행하는 '메타인지'에도 전략적인 접근을 한다.
예를 들어보면,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 대응 실패는 인지 편향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노키아 경영진은 피처폰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성공 경험에 대한 인지적 고착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는 경영진의 정신 모델이 시장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필름 사업의 성공에 대한 인지적 프레임에 갇혀 디지털 전환에 주저했다. 이 사례들은 전략이 단순히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의 산물이 아니라, 전략가의 주관적인 해석에 의해 크게 좌우됨을 보여준다. 민츠버그는 인지 학파를 전략 형성의 미시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관점으로 평가한다. 그는 전략가들이 가진 인지적 편향과 한계가 전략 수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냈다는 점을 높이 산다. 이는 전략이 냉철하고 합리적인 분석의 결과라는 기존 관념에 도전하며, 인간적 요소가 전략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인지학파의 특징 5가지
전략은 정신적 과정이다. 전략은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정보를 처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인식론적(Epistemological) 과정이다. 이는 경영자의 주관적인 경험과 사고방식이 전략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자의 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 학파는 전략을 개인 경영자의 인지적 특성과 연결한다. 경영자가 현실을 어떻게 인지하고, 지각하며, 해석하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고 본다. 따라서 전략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경영자의 내부 세계를 탐구한다.
현실은 주관적이다. 인지학파는 객관적인 현실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현실은 경영자의 인지 필터를 통해 재구성된 주관적인 해석이라고 주장한다. 즉, 기업의 전략은 외부 환경 그 자체보다는 경영자가 그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전략은 개념적 틀이다. 이들은 전략을 조직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인식의 틀(Perspective)로 이해한다. 이 틀은 조직이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을 결정하며, 모든 구성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전략이 단순히 계획(plan)이 아니라, 조직의 내재화된 사고방식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부분에서 플래닝 학파와 대척점을 이룬다.
전략 수립의 한계를 연구한다. 인지학파는 인간의 인지적 한계(Cognitive limitations)를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인간은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으며,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과 인지 편향(Cognitive biases)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학파는 이러한 한계가 전략 수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인지학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심리학자 허버트 사이먼은 제한된 합리성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제한된 합리성 이론은 경제학의 전통적인 가정인 '완전한 합리성'을 뒤엎은 혁신적인 개념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전통 경제학은 사람이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모든 가능한 대안들을 고려하여 항상 최적의 이익을 가져오는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가정한다. 이는 마치 무한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내리는 결정과 같다. 그러나 사이먼은 실제 인간의 사고 과정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한계들 때문에 사람들은 '최적화(Optimization)'를 추구하기보다 '만족화(Satisficing)'를 추구하게 된다.
제한된 합리성의 이유
첫째, 정보 부족이다. 우리는 현실에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 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마치 도서관에서 원하는 모든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정보 접근성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인지 능력의 한계이다. 인간의 두뇌는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완벽하게 분석할 만큼의 능력을 갖지 못한다. 수많은 변수가 얽힌 복잡한 의사결정 상황에서,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를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셋째, 시간의 제약이다. 우리는 정해진 시간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모든 대안을 충분히 검토할 여유가 없다.
최적화는 모든 대안을 꼼꼼히 따져 가장 좋은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만족화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대안을 찾는 즉시 의사결정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을 할 때 모든 사이트와 모든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여 가장 저렴한 상품을 찾는 대신, 몇 군데만 둘러보고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만족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사이먼의 제한된 합리성 이론은 이러한 인간의 현실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설명하며, 행동경제학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이 이론은 경제학뿐만 아니라 경영학, 정치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인지 편향 (Cognitive Bias)
인지 편향은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할 때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오류를 일으키는 경향을 말한다. 이는 비논리적인 추론이나 경험에 의한 단축키(휴리스틱)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며, 객관적인 사실을 왜곡하여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한다. 인지 편향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보통은 '휴리스틱'이라고 해서 편향이라고 부르며 대체로 빠른 판단을 하려고 하는 시스템 1의 결과이다.
확증 편향: 자신의 기존 신념을 확인시켜주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다.
닻 내림 효과 (Anchoring Effect): 처음에 접한 정보(닻)에 크게 영향을 받아 이후의 판단을 왜곡하는 경향이다.
가용성 휴리스틱: 쉽게 떠오르는 정보나 사건을 더 중요하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다.
인지 편향은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더 큰 개념의 하위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 때문에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분석할 수 없으므로, 의사결정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지적 지름길(Cognitive Shortcuts)인 휴리스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 휴리스틱이 잘못된 방향으로 작동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인지 편향이다. 따라서 인지 편향은 제한된 합리성 하에서 인간이 어떻게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개념이다. 인지학파의 관점은 전략적인 선택을 할 때 인간의 인지한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의 인지한계와 경영자의 인지한계를 '넛지'를 통해서 유도할 수도 있고, 인지프레임을 벗어날 수도 있다.
학습 학파는 전략이 미리 계획되기보다는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점진적으로 ‘창발적(emergent)’으로 형성된다고 본다. 이 관점은 조직을 학습하는 유기체로 보며, 전략은 조직 구성원들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계속해서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유연성과 적응력을 강조하는 접근법이다. 이 학파의 가장 큰 장점은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고, 하위 구성원들의 참여와 혁신을 장려한다는 점이다.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구글은 학습 학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이다. 구글은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기보다는 '베타' 버전을 통해 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이는 고정된 계획에 따르기보다는 시장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전략적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학습 학파는 전략의 방향성이 모호해질 수 있고, 핵심 역량과 자원 집중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진다. 끊임없는 시행착오는 때때로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민츠버그는 학습 학파를 가장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전략 형성 과정으로 평가한다. 그는 '계획된 전략(deliberate strategy)'과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의 개념을 제시하며, 현실의 전략은 의도적인 계획과 의도하지 않은 학습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습 학파가 불확실한 환경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관점임을 강조한다.
학습 학파의 특징
전략은 '형성'된다. (Emergent) 전략은 사전에 의도된 대로 완벽하게 계획되기보다는, 조직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점차적으로 형성된다. 이는 계획(Deliberate Strategy)보다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전략(Emergent Strategy)에 초점을 맞춘다.
전략가는 조직의 '학습자'이다. 이 학파는 전략 수립의 주체를 최고경영자 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조직 구성원이 각자의 업무를 통해 환경으로부터 배우고, 그 학습을 공유하면서 전략 형성에 기여하는 '집단적 학습(Collective learning)'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험을 통한 점진적 변화를 중시한다. 전략은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작은 시도와 실험,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피드백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이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과정이다.
전략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적합하다. 학습 학파는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전략을 사전에 완벽하게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유연하게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전략과 실행은 분리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전략 수립과 실행이 분리되지만, 학습 학파는 이 둘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전략은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과 학습을 통해 수정되고 진화한다. 이는 '먼저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전략을 배우고 형성한다'는 관점이다.
MIT슬로언스쿨의 피터 센게는 1999년 '제5경영(The Fifth Discipline)'이라는 책에서 학습하는 조직(Learning Organization)의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학습학파와도 연관되어 있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학습조직이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원하는 결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민츠버그가 이야기한대로 학습학파는 무적이다. 어떤 문제이든 과정 속에서 학습하면서 배우고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얻고, 문제해결이 끝나면 사람들도 성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0년 초반에 모든 조직이 '학습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전세계적인 열풍이 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피터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의 구성요소
개인적 숙련(Personal Mastery) : 이는 개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학습하며 목표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비전을 끊임없이 명확히 하고, 현재 현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함으로써 개인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조직 전체의 학습 능력으로 이어진다.
정신 모델(Mental Models) :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즉 우리 내면에 깊이 박혀 있는 가정과 관념을 의미한다. 학습하는 조직에서는 이러한 정신 모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외부 현실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공유 비전(Shared Vision) : 조직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공유하고 헌신하는 공동의 목표이다. 이는 단순히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발적으로 열의를 갖고 참여하는 원동력이 된다. 공유된 비전은 조직의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팀 학습(Team Learning) : 이는 팀원들이 집단적으로 생각하고 소통하며 지식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팀원 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개인이 혼자서 생각할 수 없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이는 개인적 숙련과 정신 모델을 팀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 : 모든 원칙을 통합하는 제5의 핵심 원칙이다. 이는 조직의 개별적인 사건들 뒤에 숨겨진 상호 연결성을 파악하고, 복잡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시스템 사고를 통해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숲 전체를 보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권력 학파는 전략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의 산물이 아닌,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권력 게임, 협상, 그리고 정치적 과정의 산물로 형성된다고 본다. 이 학파는 전략이 특정 집단의 이익이나 권력 강화를 위해 형성될 수 있으며, 반드시 조직 전체의 최선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학파의 장점은 조직 내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전략 실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저항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기업 내부의 파벌, 부서 간의 경쟁, 그리고 개인의 야망이 어떻게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전략 실행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갈등은 권력 학파의 전형적인 예이다. 대기업의 계열사 간 합병이나 기업 인수 과정에서는 각 부서나 이해관계자(주주, 경영진, 노조 등)의 이익과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협상과 갈등이 발생한다. 최종적인 합병 전략은 이러한 다양한 권력 관계의 산물일 수 있다.
권력 학파의 특징
전략은 정치적 과정의 결과이다. 전략은 최고경영자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라, 조직 내 다양한 개인이나 집단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벌이는 정치적 투쟁의 산물이다.
조직 내 권력 게임을 중시한다. 이 학파는 공식적인 조직 구조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네트워크, 연합, 파벌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내부 권력 게임을 중요하게 여긴다. 누가 어떤 정보를 통제하고, 누구와 연합하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조직 외부의 힘을 고려한다. 전략 수립 과정에서 고객, 공급자, 정부, 경쟁사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힘(교섭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조직은 이러한 외부 권력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략을 모색한다.
전략은 갈등과 협상의 산물이다. 전략은 조직 내 여러 세력 간의 갈등과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전략은 종종 '차선책'이거나 여러 세력의 요구가 혼합된 형태를 띠기도 한다.
비합리적 행동을 설명한다. 권력 학파는 때때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전략적 결정들이 사실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한다. 즉, 조직 전체의 이익을 위한 최적의 전략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소수의 이익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권력 학파는 전략 수립의 비합리적인 측면에 너무 집중하여, 목적 지향적인 전략 수립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모든 것을 정치적 역학 관계의 결과로만 해석하면, 조직의 장기적인 목표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민츠버그는 권력 학파를 전략 형성의 숨겨진 측면을 조명하는 중요한 관점으로 본다. 그는 조직 내외부의 정치적 역학이 전략 수립에 현실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며, 전략은 단순히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타협과 투쟁의 산물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 권력학파를 잘 보여주는 책으로 로버트그린의 '권력의 법칙'을 들 수 있다. 여기서는 기업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48가지의 법칙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로버트그린의 권력의 법칙
로버트 그린의 '권력의 법칙(The 48 Laws of Power)'에 나오는 48가지 법칙은 다음과 같다.
제1법칙: 스승을 능가하지 마라.
제2법칙: 친구를 절대 신뢰하지 말고, 적을 이용하는 법을 배워라.
제3법칙: 당신의 의도를 숨겨라.
제4법칙: 말은 적게 하라.
제5법칙: 명성을 목숨처럼 지켜라.
제6법칙: 주목을 끌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라.
제7법칙: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게 하라.
제8법칙: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에게 오게 하라.
제9법칙: 행동으로 승리하고 논쟁으로 승리하지 마라.
제10법칙: 불행하고 불운한 사람들을 피하라.
제11법칙: 사람들을 당신에게 의존하게 하라.
제12법칙: 때로는 솔직함과 관대함을 이용하라.
제13법칙: 도움을 요청할 때 사람들의 사적인 이기심에 호소하라.
제14법칙: 친구인 척하며 스파이 노릇을 하라.
제15법칙: 적을 완전히 분쇄하라.
제16법칙: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존경과 명예를 높여라.
제17법칙: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공포를 유발하라.
제18법칙: 당신의 요새를 건설하지 마라.
제19법칙: 당신이 상대하는 사람을 파악하고, 잘못된 상대를 모욕하지 마라.
제20법칙: 어느 한쪽에도 헌신하지 마라.
제21법칙: 순진한 척하며 바보를 상대로 속여라.
제22법칙: 항복의 전술을 이용하라.
제23법칙: 당신의 힘을 집중하라.
제24법칙: 완벽한 궁정 신하의 역할을 하라.
제25법칙: 스스로를 재창조하라.
제26법칙: 당신의 손을 더럽히지 마라.
제27법칙: 사람들의 믿을 만한 필요를 이용하여 추종자를 만들어라.
제28법칙: 대담하게 행동하라.
제29법칙: 모든 것을 끝까지 계획하라.
제30법칙: 당신의 성취가 힘들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라.
제31법칙: 대안을 통제하라.
제32법칙: 사람들의 환상에 맞춰라.
제33법칙: 모든 사람의 약점을 찾아라.
제34법칙: 당신만의 방식을 가져라.
제35법칙: 타이밍의 기술을 습득하라.
제36법칙: 당신이 얻을 수 없는 것을 경멸하라.
제37법칙: 눈을 즐겁게 하라.
제38법칙: 다르게 생각하되 대중과 함께 행동하라.
제39법칙: 물을 휘저어 물고기를 잡으라.
제40법칙: 공짜 점심을 경멸하라.
제41법칙: 위대한 사람의 신발을 신지 마라.
제42법칙: 양치기를 쳐서 양들을 흩어지게하라.
제43법칙: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으라.
제44법칙: 공격자와 협력하여 그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격노하게 하라.
제45법칙: 변화를 주장하되 너무 혁신적이지는 마라.
제46법칙: 절대 너무 완벽해 보이지 마라.
제47법칙: 목표를 넘어서지 마라.
제48법칙: 형체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라.
문화 학파는 조직의 공유된 가치, 신념, 관행, 그리고 문화가 전략 수립과 실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이 학파에 따르면, 조직 문화는 구성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규정하며, 이는 전략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이 학파의 장점은 조직 구성원들의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된 전략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강력하고 긍정적인 문화는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이끌어낸다. 이는 조직의 응집력을 높여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제공한다. 조직문화의 차원에서 보면 인터널브랜딩이라던지 사내 팬베이스전략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이론은 애드거샤인의 3단계 조직문화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조직문화 이론이 있다.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의 3수준 모델
에드거 샤인은 조직문화를 세 가지 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는 조직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델이다.
아티팩트 (Artifacts): 가장 표면에 드러나는 문화의 층으로,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모든 현상이다. 예를 들어, 사무실의 배치, 복장 규정, 사용되는 언어, 의식과 상징 등이 이에 해당한다.
표방 가치 (Espoused Values): 조직 구성원들이 공공연하게 공유한다고 믿는 가치와 규범이다. 조직의 목표, 전략, 철학 등이 문서화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고객 만족', '혁신', '협력'과 같은 슬로건이 이에 속한다.
기본 가정 (Basic Underlying Assumptions): 문화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층으로, 구성원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무의식적인 신념과 가정이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아티팩트와 표방 가치를 형성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인간 본성은 선하다' 또는 '경쟁이 성장의 원동력이다'와 같은 가정이 이에 해당한다.
딜과 케네디(Deal & Kennedy)의 조직문화 유형론
딜과 케네디는 조직의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위험 감수 정도'와 '피드백 속도'에 따라 조직문화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일 아니면 죽음(Tough-Guy, Macho)' 문화: 위험이 크고 피드백이 빠른 환경의 문화이다. 개인주의적이고 경쟁이 치열하며, 스타(star) 중심의 문화가 형성된다. 예를 들어, 투자 은행이나 컨설팅 회사에 나타난다.
'일하고 놀기(Work-Hard, Play-Hard)' 문화: 위험이 낮고 피드백이 빠른 환경의 문화이다. 영업 활동과 같이 팀워크와 열정이 중요하며, 보상 시스템이 단기 성과에 집중된다. 마케팅, 영업 부서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과정을 중시하는(Process)' 문화: 위험이 낮고 피드백이 느린 환경의 문화이다. 절차와 규정이 중요하며, 관료적이고 신중한 의사결정이 특징이다. 정부 기관이나 대기업의 특정 부서에 나타난다.
'내기 기업(Bet-the-Company)' 문화: 위험이 크고 피드백이 느린 환경의 문화이다. 장기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하며, 신중한 분석과 팀워크가 핵심이다. 석유 탐사, 항공우주 산업과 같이 큰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나타난다.
경쟁 가치 프레임워크(Competing Values Framework, CVF)
카메론과 퀸이 개발한 이 모델은 조직문화의 핵심 가치를 두 개의 축(내부 지향 vs. 외부 지향, 안정성 vs. 유연성)으로 나누고, 이를 통해 네 가지 문화 유형을 제시한다.
족벌 문화(Clan Culture): 내부 지향적이며 유연성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중시하고, 팀워크와 구성원의 헌신을 강조한다.
혁신 문화(Adhocracy Culture): 외부 지향적이며 유연성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장 문화(Market Culture): 외부 지향적이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성과와 목표 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계층 문화(Hierarchy Culture): 내부 지향적이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질서와 효율성이 중요하며, 엄격한 규칙과 절차를 통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잭 웰치 시절 GE가 도입한 ‘식스 시그마’는 단순한 전략을 넘어 조직 문화 전반에 깊이 뿌리내렸다. 이는 조직원들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문화적 전략으로, GE의 품질 경영 철학을 확고히 했다. 픽사의 창의적 문화 또한 문화 학파의 좋은 예시이다. 픽사는 실패를 용인하고, 협업을 장려하며, 예술적 자유를 중시하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픽사가 끊임없이 혁신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고,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적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문화 학파는 조직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가진다. 또한,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이 어렵고, 문화적 관성에 갇혀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민츠버그는 문화 학파를 전략의 뿌리(the root of strategy)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관점으로 평가한다. 그는 전략이 조직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문화가 전략 수립과 실행을 동시에 제약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즉, 문화가 곧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https://brunch.co.kr/@minnation/3674
https://brunch.co.kr/@minnation/3747
환경 학파는 전략이 기업의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주로 외부 환경의 압력과 제약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이 관점은 조직을 마치 자연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생명체처럼 간주하며, 전략은 환경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형성되는 환경 적응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 학파는 외부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기업이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은 거시경제 상황, 법률 및 규제, 기술 변화, 그리고 경쟁 환경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이에 맞춰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민츠버그는 환경 학파가 전략 형성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관점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환경이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기업이 단순히 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존재는 아니라고 본다. 기업은 전략적 선택을 통해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환경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 배출 규제 강화는 자동차 회사들이 친환경차 개발 및 생산으로 전략을 전환하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환경적 요인(규제)에 의해 기업의 전략이 결정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이 예측 불가능한 외부 환경 변화는 많은 기업들이 비대면(언택트) 서비스, 원격 근무 등으로 전략을 급격히 전환하게 만들었다. 이는 기업의 내부 계획이나 의지보다는 외부 환경의 압력이 전략 수립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환경 학파는 기업의 능동적인 역할이나 내부 역량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 모든 것을 환경 탓으로 돌리거나 환경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그칠 위험이 있다.
전략의 핵심은 환경에 대한 반응이다.
이 학파에 따르면, 전략은 환경의 제약과 기회를 파악하여 이에 대응하는 과정의 결과이다. 즉, 조직이 주체적으로 전략을 '만들어내는(making)'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전략이 '만들어지는(made)' 수동적인 존재이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기술 변화나 새로운 규제 도입, 혹은 경기 침체와 같은 외부적 요인은 기업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도록 강요한다. 환경 학파는 이러한 외부적 힘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삼아,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경영자는 그저 환경의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에 맞춰 조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자연 선택과 적자생존의 원리
환경 학파의 가장 강력한 비유는 생물학의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 이론이다. 마치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 것처럼, 기업 역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Adaptation)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서는 경쟁력이란 곧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 비디오 대여 산업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블록버스터는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했다.
반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투자하고 빠르게 전환한 넷플릭스는 새로운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여 시장의 지배자가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전략이 내부적인 탁월함보다 외부 환경에 대한 민감한 반응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경영자의 선택은 제한적이다.
환경 학파는 경영자에게 다양한 전략적 선택권이 존재한다는 다른 학파들의 가정을 반박한다. 이들은 환경이 너무 강력하여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고 본다.
예를 들어, 심각한 경기 불황기에 고급 백화점 브랜드가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추진하거나, 급변하는 소비자 취향을 무시한 채 기존의 제품만을 고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환경적 제약 속에서 경영자의 역할은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환경의 제약 속에서 '가장 덜 위험한' 혹은 '생존에 필수적인' 선택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환경 학파는 경영자의 뛰어난 창의력이나 통찰력보다는,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 능력을 더 중요한 역량으로 강조한다.
조합 학파는 앞선 아홉 가지 학파 중 어느 하나만으로 전략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 학파는 조직의 상황(규모, 기술, 문화 등)과 외부 환경의 특성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전략 형성 방식(또는 여러 방식의 조합)이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총체적’ 관점이다. 이 학파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어떤 전략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기보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는 유연한 해답을 제시한다. 조합 학파는 지나치게 복잡하여 적용하기 어렵고,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민츠버그는 조합 학파를 전략사파리 여정의 최종 목적지로 본다. 그는 이 학파가 전략의 다양한 측면을 통합하여 현실의 복잡성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평가했다. 즉, 전략은 하나의 학파로만 정의될 수 없으며, 다양한 관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라고 강조한다.
조합 학파의 특징
전략은 안정된 상태에 있다. 조합 학파는 조직이 특정 환경에 맞춰 안정적이고 일관된 내부 구조, 시스템, 그리고 전략을 갖춘다고 본다. 조직은 '조합적 형태(configurational states)'를 이루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전환기(transition)를 경험한다. 안정된 상태는 영원하지 않다.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내부적인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조직은 급격한 전환기를 겪게 되며, 이 시기에는 기존의 전략과 구조가 무너지고 새로운 조합적 형태를 찾아간다.
다양한 조합적 형태가 존재한다. 이 학파는 조직의 전략과 구조를 여러 유형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민츠버그는 '단순 구조(Simple Structure)', '기계적 관료제(Machine Bureaucracy)', '사업부제(Divisionalized Form)', '전문적 관료제(Professional Bureaucracy)', '애드호크라시(Adhocracy)' 등의 다섯 가지 형태를 제시했다.
역사적 맥락을 중시한다. 조합 학파는 조직의 전략이 그 조직의 역사, 과거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문화적 유산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현재의 전략은 과거의 전략적 선택과 진화 과정의 결과이다.
모든 학파의 요소를 결합한다. 이 학파는 다른 전략 학파들이 주장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즉, 전략은 리더의 의도(디자인 학파), 환경적 압력(환경 학파), 조직 내 학습(학습 학파), 그리고 내부의 정치적 힘(권력 학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특정 형태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민츠버그가 보는 조직의 구조와 기능의 핵심
단순 구조 (Simple Structure) : 단순 구조는 최고경영자(전략적 핵심)의 직접적인 감독을 통해 조직이 운영되는 형태이다. 소규모의 신생 기업이나 위기 상황의 조직에서 주로 나타난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유연하지만, 최고경영자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규모가 커지면 비효율적이 된다.
기계적 관료제 (Machine Bureaucracy) : 대규모의 표준화된 업무를 처리하는 조직에 적합한 형태이다. 기술 부문(테크노스트럭처)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며, 업무는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대량 생산 공장이나 정부 기관이 대표적이다. 효율성은 높지만, 유연성이 떨어지고 환경 변화에 둔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사업부제 (Divisionalized Form) : 다양한 제품이나 시장을 가진 대기업에 적합한 형태이다. 각 사업부(핵심 운영 부문)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중앙의 본부(전략적 핵심)는 사업부의 성과를 관리하고 자원을 배분한다. 각 사업부가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사업부 간의 중복 투자나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적 관료제 (Professional Bureaucracy) : 지식과 기술이 핵심인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형태이다. 핵심 운영 부문인 전문가들이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표준화된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병원, 대학, 회계 법인 등이 이에 속한다. 전문가들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지만, 부서 간 협업이 어렵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있을 수 있다.
애드호크라시 (Adhocracy) : 혁신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조직에 적합한 형태이다.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나타난다. 프로젝트 기반의 팀워크와 상호 조정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며, 공식적인 구조보다는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나 광고 대행사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오늘은 헨리 민츠버그의 전략 사파리에 나오는 10가지의 전략학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민츠벅는 '창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프로세스 상에서 학습을 통해서 조직문화를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고의 방법으로 여겼다. 그러나 마지막에 알아본 것처럼 조합학파로 결국 경영전략은 귀결될 것이라고 보았다. 지금처럼 VUCA월드가 이루어진 시대에 어느 한가지 학파만 구사할 수 없고 각각을 알아 놓고 적절한 시기에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변화에 대해서 열려 있으면서 학습하기를 멈추지 않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툴과 프레임들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이다. 최근에 AI시대에 필요한 컨버터블 리더십이라는 책도 나왔다. 다양한 외부환경의 변화와 내부 구성원들의 정체성의 감소, 두려움과 위기의 순간에 결단하는 책임감. 권력학파도 중요하지만 플래닝학파도 중요하다. 그러니 계속 학습하고 적절한 감각을 익히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