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슬로브볼프_배제와 포용 1강_현대기독교연구원
'나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라고 할 때 한국인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국가가 부여해준 정체성을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먹고 살았던 사람들은 괜시리 국가대표가 공을 차면 마음이 벅차오르고, 올림픽을 하면 모든 다른 국가가 경쟁자가 되고 만다. 태어나면서 부여된 국가적 정체성인 국적은 과연 천부인권적인가? 이런 고민을 받아본지가 벌써 20년전이다. 그리고 그 당시 이런 고민들을 안내해줄 책으로 몇년 후에 '배제와 포용'을 소개받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에서 거리를 두고, 그리스도와 소속되어서 '포용'을 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전혀되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현대기독교연구원에서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이해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아니면 인생에서 갖은 풍파를 겪어서 그런지 몰라도, 배제와 포용이 잘 읽히는 것 같다. 오늘은 그 첫시간이라서 책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미로슬라브볼프 소개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는 1956년 크로아티아(구 유고슬라비아) 오시예크에서 태어난 크로아티아 출신의 미국 성공회 신학자이다. 그는 오늘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독교 신학자이자 윤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크로아티아, 미국 풀러 신학교를 거쳐 독일 튀빙엔 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미국 예일 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조직신학 교수이자 예일 신앙과문화연구소(Yale Center for Faith & Culture)의 설립자 겸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볼프의 신학은 공공신학과 조직신학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현대 사회가 직면한 배제, 갈등, 폭력 등의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해답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그는 교회와 세상, 기독교와 다른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는 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배제와 포용(Exclusion and Embrace)'이 있으며, 이 책은 2002년 종교 부문 그라베마이어 상을 수상하고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서적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알라(Allah: A Christian Response)'를 통해 종교 간 대화의 주제를 던지기도 했다.
볼프는 학문 활동 외에도 국제적인 에큐메니컬 대화(바티칸과의 대화 포함)와 종교 간 대화(무슬림-기독교 '공통의 말씀' 이니셔티브 포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아젠다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공적 영역에서의 종교의 역할과 인간의 참된 번영(Flourishing)에 대한 기독교적 비전을 제시한다. 그의 신학은 단순히 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신학이 일상생활과 삶에서 분리될 수 없는 가르침임을 강조하며, 신학적 성찰이 세상을 하나님의 집으로 만들어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일학파(Yale School)의 특징
볼프가 재직했던 예일학파(Yale School)의 신학적 배경은 주로 후기 자유주의 신학(Post-Liberal Theology)으로 설명되며, 볼프는 여기에 스승의 종말론과 자신의 다문화적 경험을 결합하여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였다.
후기 자유주의의 영향과 공동체 중심성 : 볼프의 신학은 예일학파의 주류인 후기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아 공동체와 서사(Narrative) 중심적 특징을 보인다. 이 접근은 신학적 진리를 보편적 이성이나 개인 경험보다는 특정 신앙 공동체의 전통과 삶의 방식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볼프에게 신학은 곧 '삶의 방식(way of life)'에 대한 서술이며, 이는 교회의 다문화적 공동체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신앙적 실천을 수행하는 현장임을 강조하는 그의 사상적 기반이 된다. 그는 기독교 신학을 문화, 정치, 경제와 같은 공적인 영역에 적용하여 신앙의 공적 역할을 강조한다.
종말론적 윤리의 결합과 번영의 비전 : 볼프는 스승인 위르겐 몰트만의 종말론적 신학을 수용하여 이를 윤리적 문제와 결합한다. 그의 신학은 종말론적 새 창조의 관점에서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번영(Flourishing)을 신학의 중심 목표로 삼는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철학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소외(Entfremdung) 문제를 다루면서, 회심(Conversion)을 통해 인간의 목적을 재발견하고 삶을 새롭게 세우는 희망의 힘을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신앙이 현실의 고통과 사회 구조의 문제에 맞서 대안적 삶의 비전을 제시해야 함을 역설하는 근거가 된다.
'틈새를 잇는 신학자'로서의 포용과 화해 : 볼프 신학의 가장 독창적인 특징은 '타자(Otherness)'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화해와 포용의 윤리이다. 유고 내전에서 목격한 배제의 폭력에 응답하여, 그는 '배제와 포용' 을 통해 정체성과 타자성, 용서와 기억의 문제를 깊이 탐구하였다. 그는 신앙 공동체가 배제와 혐오를 극복하고 타자를 환대하는 '다리 놓기(Bridge Building)'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그가 보수와 진보, 교파 간, 종교 간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적 신학자로서 활동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 책에서 볼프의 문제의식은 스승인 위르겐 몰트만과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당신은 체트닉을 끌어안을 수 있습니까?” ... 나는 하나님이 그리스도안에서 우리를 끌어안으셨듯이 우리도 원수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할 참이었다... 나는 체트닉(cetnik) –궁극적인 타자, 이를 테면 악한 타자-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그것은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크로아티아인으로서 나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But can you embrace a cetnik ? ... I had just argued that we ought to embrace our enemies as God has embraced us in Christ. Can I embrace a cetnik – the ultimate other, so to speak, the evil other? .... What would it do to my identity as a human being and a Croat? 이러한 대화에서 볼프는 고민을 시작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동시대에 유명한 '악인'을 끌어앉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처음 맞닥드려야 하는 공감되는 질문이다.
미로슬라브 볼프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혐오, 갈등, 그리고 배타주의적 정서가 난무하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 책의 근본적인 목적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타자성(Otherness)의 인정, 개인 및 공동체의 정체성 확립, 그리고 진정한 화해(Reconciliation)의 길에 대한 성경적·기독교적 관점을 심층적으로 형성하는 데 있다. 볼프는 단지 피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갈등의 근원을 파헤치고 포용의 신학적 기초를 다지고자 한다. 볼프의 접근 방식은 기존의 통념적인 기독교 윤리적 방법론, 즉 단순한 '베풂과 용서'를 강조하는 차원을 명확히 넘어선다. 그는 현대 사회의 복잡한 이슈들을 분석하기 위해 차별성, 타자성, 정체성, 정의(Justice)와 같은 현대 철학의 핵심 담론들을 적극적으로 끄집어낸다. 이를 통해 그는 신학적 논의를 당대의 지성적 흐름과 연결시키며 심도 있는 숙고로 이끌어간다.
이러한 접근의 지적 탁월성 덕분에 '배제와 포용'은 단지 신학계뿐 아니라 인문학 전반에 걸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은 타자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도덕적 태도 변화나 감성적 촉구만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단순히 계도와 계몽을 펼치는 도덕적 지침서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대신, 인간관계와 사회 구조의 근본적인 변혁을 위한 신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볼프의 최종 목표는 현대 사회의 정치적, 종교적 현실 속에 누적되어 온 갈등과 혐오가 낳은 배제의 현실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포용의 신학을 재건하기 위한 성서적, 신학적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는 현대 철학의 담론들을 빈번하게 구사하면서도, 결코 그것을 최종 결론으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그 논의를 바탕으로 성서적이고 신학적인 해설로 주제를 전환하며 '배제와 포용'의 핵심 논의를 이끌어간다.
특히, 볼프가 배제를 넘어선 포용의 신학을 재건하려 할 때, 십자가 신학(Theology of Cross)은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핵심어로 작용한다. 십자가는 단순히 희생의 상징을 넘어, 배제의 잔혹한 현실과 하나님의 전적인 포용이라는 양면적 진실을 동시에 드러내 주는 가장 강력한 표상인 것이다. 이처럼 십자가의 주제로서 사랑과 용서, 고통의 문제와 그 고뇌는 책 곳곳에 매우 생생하고 리얼하게 묘사되어 나타나는데, 이는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의 신학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파토스(pathos)적이고 내면적 괴로움이 가득한 정서와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이 책이 다른 책에 비해서 오히려 읽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그가 진실로 공감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서론에서 볼프가 밝혔듯이 자신은 이 글을 개인적이라고 말한다.
“내 생각은 하나님께 부르짖는 무고한 이들의 피와, 죄인을 위해 바치신 하나님의 어린양의 피로 인해 두 가지 다른 갈래로 나뉘고 있다. 어떻게 압제당하는 이들의 정의에 대한 요구와 십자가에 달리신 분이 가해자에게 베푸신 용서의 선물 모두에 충실할 수 있을까?. 나는 두 가지 배반 - 고통당하고 착취당하고 배제당한 이들에 대한 배반과 나의 신앙의 핵심에 대한 배반 - 사이에 갇힌 느낌이었다... 약한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과 십자가에 달리신 이를 저버리시는 하나님 사이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정의를 성취하라는 명령과 가해자를 끌어안으라는 부르심 사이에서, 내 신앙 자체가 분열되는 것 같았다”
미로슬라브 볼프의 신학은 단순히 서재에서 나온 이론이 아니라, 그의 삶의 정황이 고스란히 투영된 자서전적(autobiographical) 상황신학이다. 그의 신학적 여정의 출발점은 1990년대 크로아티아에서 벌어진 유고 내전과 그 속에서 목도한 인종 청소의 비극적 상황이었다. 이러한 정치적, 휴머니즘적 재앙 속에서 그는 깊은 미움과 복수심, 그리고 용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신앙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볼프는 이러한 개인적, 민족적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신학적 사유의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그의 글에는 "나는 헝가리를 떠나 크로아티아 영토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와 같은 자기 체험적 고백과 더불어 '혼혈결혼'과 같은 개인의 정체성 문제가 신학적 논의와 융합된다. 이러한 신앙고백적(confessional) 기술은 그의 스승인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의 신학적 열정과 격정을 연상시키며, 독자들에게 단순한 지식을 넘어선 강렬한 내면적 울림을 선사한다. 그의 신학은 현실의 비극적 상황을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는 볼프적 상황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볼프의 신학은 Contextual Theology(상황신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는 추상적인 교리를 논하는 대신, 배제와 차별이 실제로 일어나는 인간 상황의 구체적인 현실에 신학의 닻을 내린다. 즉, 유고 내전의 참상과 같은 비극적이고 반문명적인 비인간화가 벌어지는 콘텍스트에서 신학 작업을 수행한다. 이처럼 그는 인간의 고통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지점에서 신학을 전개하며, 신학이 현실의 고통과 무관한 '탑 속의 학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한다. 그의 연구는 단순히 도덕적 지침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명하고 변혁할 수 있는 신학적 동력을 찾아내려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신학이 사회 현실에 대한 가장 깊은 성찰과 응답을 제공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볼프의 신학적 방법론의 핵심은 현대 철학적 담론을
충실하게 경유하여 성서적 해답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그는 현대 사회의 인간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푸코(Foucault), 들뢰즈(Deleuze), 바우만(Bauman), 매킨타이어(MacIntyre) 등의 포스트모던 철학자들과 그들의 주제들(예: 정체성, 차별, 타자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논의 속에 녹여낸다. 이러한 철학적 논의는 그의 문제의식을 현대 지성계와 연결시키며 심오한 분석력을 더한다. 그러나 볼프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철학적 논의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성서적 응답을 제시함으로써 논의를 완성한다. 예를 들어, '내어줌(self-giving)'의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탕자 이야기'와 같은 성경의 내러티브를 깊이 있게 해석하여 포용의 근거를 마련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신학 구조는 '배제가 일어나는 상황적 문제의식 → 포스트모던 철학적 논의 → 성경적 해답'이라는 명료한 단계를 거치며, '포용신학'이라는 일관된 결론으로 수렴된다. 이 구조는 신앙과 이성이 상호 대화하며 현실의 비극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볼프의 '배제와 포용'은 전통적인 기독교 이웃사랑론의 소박한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고전적인 기독교 이웃사랑론은 일반적으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명령을 핵심 명제로 삼는다. 이 윤리는 십자가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사랑에 근거하며, 산상설교에 입각하여 완전하고 이상적인 사랑, 때로는 인간에게 '불가능한 가능성의 윤리'로 규정된다. 한편으로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사랑의 모범으로 삼는 평화주의 전통으로 제시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라인홀드 니버의 기독교 현실주의에 토대를 두어 사랑과 정의의 변증법적 상관관계 속에서 구체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논의들은 볼프의 초기 저서인'베풂과 용서'에서 이미 깊이 다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배제와 포용'은 이웃 사랑의 윤리적 실천을 포함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선 정치적, 정체성, 타자성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책은 교과서적 기독교 윤리학이 다루는 공리주의, 절대주의, 상황윤리, 그리고 덕의 문제(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 등과 같은 일반적인 방법론이나 주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웃 사랑이라는 개인 윤리를 사회 구조적 악과 문화적 배제의 문제로 확장하여, 신학적-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데 집중한다. '배제와 포용'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신앙과 문화', 혹은 '기독교와 문화', '복음과 문화'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데 있다. 이 책은 복음이 혐오와 갈등, 인종 청소와 같은 극단적인 문화적 배제 현실 속에서 어떻게 타자와 관계를 맺고 포용을 재건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볼프는 신앙이 이러한 문화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과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며, 이것이 곧 그의 신학적 소명이었다.
이러한 접근 때문에 이 책은 단순한 정치신학 책이 아니며, 윤리적 논의를 포함하면서도 기독교 윤리학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포스트모던 철학이 제기하는 정체성 위기나 타자성의 인정 문제와 같은 문화적 담론들을 신학적 사유의 필수적인 통로로 활용한다. 즉, 볼프는 신학적 통찰과 문화적 비평을 결합하여, 타자를 배제하는 문화에 맞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어떻게 포용적인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고 선한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논구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문화적 갈등과 분열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이 포용적일 수 있는 신학적, 철학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위르겐몰트만 (Jürgen Moltmann) 소개
위르겐 몰트만(1926~2024)은 독일의 개신교 신학자로, 칼 바르트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신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신학은 그의 극적인 개인사, 특히 제2차 세계대전 경험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는 징집되어 참전했다가 영국군의 포로수용소에서 극심한 절망을 겪었고, 이 시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신앙을 체험했다. 절망의 한가운데서 발견한 이 '희망'은 그의 평생의 신학적 주제가 되었으며, 이는 후에 그의 대표작인 '희망의 신학(Theology of Hope)'의 핵심 기반이 되었다.
몰트만의 신학적 공헌은 크게 두 가지 핵심 저서로 요약된다. 첫째, '희망의 신학'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과거의 사건이나 현재의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과 미래의 종말론적 희망에 있음을 천명한다. 이 미래 지향적인 희망은 현재의 불의와 고통을 변혁시키고 사회적 해방과 정의를 추구하는 동력이 된다. 둘째,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The Crucified God)'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하나님 스스로가 인간의 고통에 참여하신다는 '고난받는 하나님'의 이미지를 제시하며, 악과 고통의 문제(신정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응답을 제공하였다.
몰트만은 독일 튀빙엔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으며, 그의 신학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삼위일체론(Social Trinity)을 역동적인 친교의 관계로 재해석하고, 생태 위기에 대한 신학적 응답으로서 생태신학을 발전시켰다. 또한 그의 사상은 한국의 민중신학을 비롯한 전 세계의 해방신학 분야에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미로슬라브 볼프와 같은 많은 저명한 신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친 스승이기도 하다.
'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하나님 스스로가 인간의 고통에 참여하신다는 '고난받는 하나님'의 이미지를 제시하며, 악과 고통의 문제(신정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응답을 제공하였다.
몰트만은 독일 튀빙엔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으며, 그의 신학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삼위일체론(Social Trinity)을 역동적인 친교의 관계로 재해석하고, 생태 위기에 대한 신학적 응답으로서 생태신학을 발전시켰다.
또한 그의 사상은 한국의 민중신학을 비롯한 전 세계의 해방신학 분야에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미로슬라브 볼프와 같은 많은 저명한 신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친 스승이기도 하다.
볼프는 타자들(Others)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배제(Exclusion)와 갈등의 현실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볼프가 고려의 대상으로 두는 타자는 매우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아우른다. 이는 타종교인, 타인종, 타문화권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이념을 가진 정치적 반대자들까지 포함한다. 나아가, 사회의 중심부에서 밀려나 주변부와 비주류로 살아가는 모든 형태의 소외된 인간들이 그의 논의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빈곤 상황에 내몰린 최하층민, 거리의 노숙인, 나아가 '정상' 인격이나 사회적 인격의 기준에서 박탈당한 사람들, 파산 선고를 받은 신용불량자, 실업자, 미취업자, 이혼자와 같은 사회적 루저들, 그리고 불법 체류자나 이주민까지 포함된다. 특히, 성소수자(동성애자)와 같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는 집단도 중요한 타자로 간주될 수 있다. 볼프의 관심은 인간 존엄성의 평균치에 미달되었다고 간주되는 모든 이들에게 미치고 있다.
사회구조보다는 사회적 행위를 하는
주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볼프의 타자 개념은 그의 자서전적 상황신학에서 비롯된 극단적인 비극의 희생자들에게서 출발한다. 그에게 '지금 여기'에 있는 가장 명확한 타자는 유고 내전 당시 인종 청소로 인해 살상당한 희생자들과, 종교적·인종적 갈등 상황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양극단에 놓인 이들이다. 이 책은 특히 종교적 주체성에서 비켜나간 타종교인들과 문화적 타자들에게 포용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신학적 당위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동시에 제시된 내용은 볼프의 논의에서 구체적인 타자들의 리얼한 상황이 확연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비판적 느낌을 언급한다. 예를 들어, 북미의 흑인, 페미니즘의 대상인 여성, 원주민, 혹은 해방신학의 빈곤 상황에 처한 최하층민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볼프가 특정 집단의 정치적 해방 운동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종교 및 문화적 갈등 속에서 발생하는 배제라는 보편적인 현상과 그에 대한 신학적-철학적 해답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볼프의 타자성 논의를 분석할 때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근본주의(fundamentalism)라는 핵심 주제가 이 책의 단어상이나 색인에 뚜렷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종교 간의 갈등이나 문화 충돌 현장을 다룰 때, 배타성과 독선의 근원으로서 근본주의가 반드시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근본주의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볼프가 특정 종교적 이념이나 운동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대신, 그는 배제와 혐오를 낳는 기독교 내부의 구조적이고 신학적인 메커니즘 자체를 성찰하고, 그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포용의 신학적 대안을 구축하는 데 모든 논의의 힘을 집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타자철학의 특징
타자의 철학은 타자(The Other)를 주체의 인식이나 개념으로 완전히 포섭될 수 없는 절대적인 타자성(Absolute Otherness)을 지닌 존재로 규정한다. 이는 서구 철학의 전통적인 자아 중심주의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지점이다.
이 사상을 대표하는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에게 타자는 자아의 사고나 존재론보다 앞서 윤리적 관계의 출발점이 된다. 타자를 대면하는 순간, 주체는 타자의 낯선 초월성 앞에서 무한하고 일방적인 책임을 지게 되며, 이 책임이야말로 모든 존재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레비나스는 타자의 절대적 타자성이 '타자의 얼굴(The Face of the Other)'을 통해 주체에게 현현한다고 설명한다. 이 얼굴은 어떤 개념적 파악도 거부하는 순수한 현존이며, 주체에게 "나를 살해하지 마라"는 절대적인 윤리적 명령을 내린다. 이 명령은 주체에게 타인의 생명과 고통에 대한 무조건적인 응답을 요구한다. 따라서 타자의 철학에서 주체는 이기적인 자아(Ego)에서 벗어나, 타자를 위한 대속(Substitution)과 환대(Hospitality)의 윤리를 실천하며 비로소 진정한 주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타자의 철학은 주체(자아) 중심의 폭력적인 동일성 논리를 해체한다. 세계를 자아의 기준으로 환원하려는 시도 자체가 타자에 대한 폭력임을 지적하며, 타자의 다름(Difference)을 그대로 인정하고 맞아들이는 환대(Hospitality)의 윤리를 강조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타자의 철학은 인권, 다문화 사회, 해방 신학, 미로슬라브 볼프의 포용신학 등 현대 사회의 갈등과 배제 문제에 대한 윤리적 성찰의 기반을 제공하며, 타자의 고통에 응답하는 실천적 사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로슬라브 볼프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는 그의 독특하고 복합적인 혈통적,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그는 1956년 유고슬라비아 공화국(현 크로아티아) 오시예크 근처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혈통에는 체코인, 독일인, 크로아티아인의 피가 섞여 있었다. 그는 "혼혈 결혼으로 태어난 나에게는 체코인, 독일인, 크로아티아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직접 고백한다. 게다가 그는 세르비아 정교회, 로마 가톨릭, 이슬람이 우세한 다종교적 지역에서 오순절교 목사의 아들로 성장하며 종교 갈등의 현장을 일찍이 경험했다. 이러한 배경은 그에게 '혼종적 정체성(hybrid identity)'을 부여했으며, 그는 스스로를 "동유럽에서 태어나 서유럽에서 공부했고, 미국에서 가르치는... 경계선에 선 존재"로 규정한다. 볼프는 이처럼 인간의 정체성은 순수하지 않으며, 타자와 섞이고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통찰을 얻는다. 여기서 그는 '배제(Exclusion)'를 순수함에 대한 위험한 집착으로 정의하며, 이 집착이 결국 타자를 거부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고 비판한다. 반면, '포용(Embrace)'은 서로 다른 것이 섞여 새로운 생명을 낳는 '혼혈성의 신학적 확장'으로 승화된다.
볼프의 개인적인 혼종적 정체성 문제는 유고 내전이라는 거대한 정치적·민족적 갈등을 겪으며 신학적 차원으로 심화된다. 그는 크로아티아 내전에서 목격한 싸움, 피, 불에 탄 폐허를 통해 "민족적, 인종적 갈등의 문제는 정체성과 타자성이라는 더 큰 문제의 일부"임을 깨닫고 이 주제를 자신의 의식 속으로 깊이 받아들였다. 이 깨달음은 그의 저서 '배제와 포용'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된다. 볼프는 신앙 공동체, 즉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신성화하고 이를 통해 잔혹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심지어 자신들이 기독교 신앙의 용맹한 수호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기독교 신앙을 배신하는 '거룩한 살인자들'이 될 수 있음을 격정적으로 비판한다. 이 지점에서 정체성 논의는 단순한 사회학적 분석을 넘어, 신앙이 문화의 포로로 잡혀 윤리적 타락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절박한 신학적 성찰이 된다.
'배제와 포용'의 제1장은 그리스도인이 마주하는 정체성의 딜레마를 '거리두기와 소속되기(distance and belonging)'라는 개념으로 명료하게 해명한다. 볼프는 그리스도인이 '기독교신앙에 대한 헌신(그리스도인 정체성)'과 '문화에 대한 헌신(문화적 정체성)'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긴장하거나 일치하며 살아간다고 진단한다. 여기서 문화는 혈통, 인종, 역사, 지리뿐만 아니라 삶의 양식(lifestyle)까지 포괄한다. 볼프는 아브라함의 부르심을 신학적 모델로 삼아, 그리스도인이 문화로부터의 거리두기(구별, 이방인됨, 낯섬)를 실천해야 할 당위성을 제시한다. 이는 궁극적인 충성을 하나님께 바치기 위함이며, 세상 문화와 양식의 포로로 잡히지 않기 위함이다. 볼프는 이 거리두기를 통해 비로소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 되며, 동시에 세상 속에서 포용적인 타자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하여 교회가 진정으로 복음을 실현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논증한다.
바울의 보편성과 특수성
볼프는 사도 바울의 보편주의 논의에서 그리스도인의 '소속되기'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찾는다. 소속되기란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위해 자신의 문화를 완전히 떠나거나, 새로운 기독교 문화로 도피함으로써 기존 문화에 대해 외부자가 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Commitment)에 뿌리를 두지만, 이 충성은 문화에 대한 헌신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통합할 줄만 알고 구별할 줄 모르는 보편적인 인격은 기이한 것이듯이,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한 문화적 특수성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복음을 실현해야 한다.
볼프는 거리두기와 소속되기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때 발생하는 파괴적인 결과를 경고하며, 이 둘의 변증법적 긴장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거리두기 없는 소속은 파괴적이다. 예를 들어, 크로아티아인으로서 배타적인 정체성에 매몰될 경우, 이는 모든 타자를 제거하는 폭력으로 변질되며 문화적 정체성이 신앙을 전복시킨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소속 없는 거리두기는 고립적이다.
이는 크로아티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켜 영향력을 잃는 것이다. 더욱 위험한 것은 "고립적인 소속 없는 거리두기는 파괴적인 거리두기 없는 소속으로 변질된다"는 통찰처럼, 고립이 오히려 더 큰 폭력적 배타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이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순수하게 유지하고 문화의 악과 맞서 싸우기 위해 볼프는 교회의 다문화적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그는 "우리 문화가 우리 신앙을 전복했음을 깨닫지 못했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문화를 심판할 수 있는 위치를 잃어버리고 만다"고 지적하며, 문화에 대한 맹목적 소속을 경계한다.
문화로부터 거리두기의 긍정적 기능을 발휘하고, 문화 속의 악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특정 문화에 매몰되지 않는 공교회적(Ecumenical) 공동체가 필수적이다. 이 공동체는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을 순수하게 유지하며, 문화적 특수성을 통합하면서도 보편적 포용을 실현하는 기반이 된다.
볼프가 보는 문화
포괄적 개념: 문화는 단순히 예술이나 학문을 넘어, 혈통적, 인종적, 역사적, 지리적 배경 및 삶의 양식(lifestyle) 전반을 포괄한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일상적 삶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모든 환경을 의미한다.
정체성의 원천: 문화는 그리스도인에게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하며, 이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함께 존재하며 긴장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이다.
배제의 근원: 문화는 종종 순수함에 대한 집착을 낳고,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신성화함으로써 타인종, 타문화, 타종교를 배제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볼프는 크로아티아 내전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거룩한 살인자들'의 모습을 고발했다.
신앙의 전복: 문화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포로로 잡아 전복시킬 수 있다. 즉, 문화적 정체성이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보다 우선시될 때, 그리스도인은 문화를 심판할 수 있는 비판적 위치를 상실하고 만다.
사회구조를 만드는 3가지 접근
보편주의적 접근(윤리적 규범과 거리두기의 근거) : 볼프는 사회 구조의 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보편주의적 접근을 사용한다. 그는 하나님의 보편성과 초월성이야말로 모든 문화적 특수성과 배타성을 넘어서는 단일하고 객관적인 윤리적 요구의 근거가 된다고 본다. 이 보편성은 그리스도인에게 자신이 속한 문화적 정체성을 신성화하지 않도록 '문화로부터의 거리두기(Distance)'를 명령하는 신학적 근거가 된다. 이 거리두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은 문화적 악을 심판하고 극단적인 배제를 넘어서는 보편적 포용을 실현할 수 있는 객관적 규범을 확보하게 된다.
공동체주의적 접근(소속되기와 대안적 구조) : 볼프는 사회적 실천의 현장으로서 공동체주의적 접근을 강조하며 '소속되기(Belonging)'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한 문화적 공동체 내에서 특수성을 인정하며 복음을 실현해야 하지만, 이 소속은 그리스도에 대한 궁극적 충성에 종속되어야 한다. 이 충성을 바탕으로 볼프는 특정 문화에 매몰되지 않는 다문화적이고 공교회적(Ecumenical) 공동체를 강조한다. 이 공동체는 화해와 포용을 적극적으로 실현함으로써, 배타적인 기존의 사회 구조에 맞서는 대안적 사회 구조의 모델을 제시하는 실천의 현장이 된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접근(정체성 비판과 타자성 인정) : 볼프는 사회 구조가 낳는 폭력과 배제의 근원을 분석하기 위해 포스트모더니즘적 접근의 통찰을 깊이 수용한다. 그는 포스트모던 철학이 주목하는 타자(Otherness)와 차이(Difference)의 가치를 인정하며, 자신의 혼혈적 정체성을 근거로 순수함에 대한 집착이 배제를 낳는다는 것을 비판한다. 이는 정체성은 고정된 '고체'가 아니라 유동적인 '혼종성'이라는 포스트모던적 인식을 신학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적 접근은 배제적 사회 구조의 근간인 동일성 논리를 해체하고, 타자의 낯선 존재를 환대하는 포용의 신학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다.
미로슬로브 볼프에게서 위르겐 몰트만의 십자가 신학의 성격이 짚게 드러난다. 위르겐 몰트만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악인을 위해서 죽으신 것' 뿐 아니라 '내어주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셨다고 말씀하신다.그러니깐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고 함께 고통당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편에 써서 싸우는 것이다. 여기서 연대성은 자기 내어줌이라는 주제로 발전하게 되는데 모든 고통당하는 사람은 십자가에 달리신이와의 연대 안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모범을 따라서 악에 맞서 싸우는 이들만이 그들 편에 서신 그분을 발견할 것이다. 십자가에 달리신 이의 위로만 취하고 그분의 길은 거부하나면, 그것은 값싼 은총과 기만적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 그리스도를 이해하는 위르겐 몰트만에 충실해서 볼프는 거리두기와 소속되기를 다시 해석한다. 이제부터 앞으로 6주간 배제와 포용을 가지고 스터디를 진행한다. 다시 보니깐 '정체성 정치'와 거리두기, 그리고 민족주의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주는 것 같다. 언제나 그렇지만 자기고백적 순간에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마음보다 먼저 기억하기에 매달린다. 문화라는 개념은 기억과 연결된 삶의 형식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백인과 흑인의 대립, 남녀의 젠더전쟁, 세대간 갈등, 중국인과 일본인 사이, 극우기독교와 진보기독교 사이에서 '배제와 포용'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볼프가 서론에서 이야기했던 자기고백적 질문과 맞닿아있다. 우리는 자유주의가 한차례 휩쓸고간 권리주의적인 인간관 속에서 신앙이란 무엇인지, 기독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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