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한 작가의 인사이트
나는 사실 잘 몰랐다. 이병한 작가의 유라시아 기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왜 이렇게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기행문을 쓰지? 이랬는데, 이제와서는 마치 이병한 작가가 조선통신사 혹은 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이와쿠라 사절단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시대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앞으로 누가 세상의 패권을 잡을 것인가? 그렇다면 그 패권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런 고민들을 할 때 오로지 이병한 작가가 했던 이야기만 매력적이었다. 민주주의의 시대에 '법치'로 움직이던 법과 관련된 세력들은 점점 사라지고 '기술과 코드'로 만든 지배세력이 등장한다. 우리가 목도하는 대로 팔란티어나 피터틸 혹은 페이팔 마피아들이 가진 사상들 말이다. 이제는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최근 업로드된 이병한 작가의 영상을 보고 글을 남겨 본다. 앞으로 시작하게 된 '거버넌스' 공부가 대학원에서 이루어지는데 '미래정부'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만들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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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현재 인류는 21세기의 첫 사분기를 지나 새로운 문명의 초입에 서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를 이끌어온 미국의 산업 문명 시스템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운영 체제인 산업 문명의 OS는 유효 기간이 다해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미국의 기술력과 격차를 빠르게 좁혀왔다.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200년 된 시스템을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론 머스크와 같은 혁신가들은 국가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미래 미션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건국 250주년을 맞이한 미국은 이제 새로운 디지털 문명에 맞는 OS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전환기는 기존 질서의 붕괴와 함께 새로운 기회가 동시에 열리는 시점이다.
과거 농업 문명의 중심이 중국이었다면 산업 문명의 정점은 미국이 만든 인공적 제도였다. 미국은 법치라는 개념을 통해 왕의 지배가 아닌 법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를 설계해냈다. 하지만 현재의 입법, 사법, 행정 체계는 디지털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너무나 느리고 비효율적이다. 실리콘밸리의 엘리트들은 인간의 법학이 아닌 수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거버넌스를 꿈꾸고 있다. 이는 의사 결정 과정을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화하고 행정의 모든 단계를 자동화하려는 시도다. 법치에서 수치로의 전환은 인간이 직접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작동하게 만든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에게 남겨진 텅 빈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던진다. 이제 우리는 데이터가 스스로 질서를 만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초입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현대의 빅테크 기업가들은 단순한 경영자를 넘어 디지털 문명의 제자백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다양한 사상가들이 새로운 질서를 논했듯이 이들도 각자의 문명 설계도를 제시한다. 샘 올트먼이나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은 기술적 성취보다 미래에 대한 거대한 비전을 우선시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 능하다. 기술은 단지 그들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핵심은 인류의 진보에 대한 철학이다. 전 세계는 이들이 던지는 화두에 주목하며 새로운 시대의 상식이 무엇이 될지 가늠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적 경쟁은 디지털 문명의 표준 OS를 선점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기도 하다. 결국 가장 강력한 서사를 가진 자가 미래 문명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과거 산업 문명에서의 경제 활동은 주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갈등 구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디지털 문명으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대립 구도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창업가의 꿈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는 팬덤이 자본 시장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테슬라의 주주들은 단순히 단기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를 넘어 머스크의 비전을 응원하는 팬들이다. 이들은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강력한 연대감을 바탕으로 비전을 지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팬덤과 결합한 자본은 기업에게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을 부여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주의의 성격이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와 지지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사가 있는 기업은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이는 곧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 된다.
디지털 문명 시대의 국가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 네트워크 형태의 새로운 커뮤니티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국가는 국경이라는 물리적 한계 안에서 국민을 정의하고 통치 시스템을 가동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상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된 가치관을 공유하며 결집한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은 특정 국가의 시민권을 넘어선 디지털 시민들의 거버넌스를 실험 중이다. 이들은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통해 국경 없는 효율적인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는 물리적 영토가 없어도 강력한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 모델이다.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공통의 비전을 향해 자발적으로 기여하며 이익을 공유한다. 이러한 네트워크형 국가는 기존의 중앙집권적 국가 시스템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은 단순히 편리함을 주는 도구를 넘어 하나의 신화로 소비되고 있다. 사람들은 아이폰이나 테슬라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그 브랜드가 가진 독특한 서사를 함께 산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공학적 선언인 동시에 인류의 도전이라는 신화다. 서사는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는 강력한 힘이 있다. 기술적 완성도만으로는 전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거나 거대한 자본을 움직이기에 부족함이 많다. 성공한 창업가들은 자신들의 기술이 인류의 고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신화적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서사의 힘은 주가를 폭등시키고 전 세계 청년들을 자신들의 프로젝트로 불러모은다. 결국 디지털 문명의 승자는 가장 매력적인 신화를 써 내려가는 이야기꾼이 될 것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제조 능력과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경제 강국이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만의 독창적인 미래 서사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삼성이나 SK 같은 대기업들은 효율적인 생산과 추격자 모델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인류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철학적 담론을 주도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제품은 훌륭하지만 그 제품이 어떤 미래 가치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늘 빈약하다. 서사가 부재한 기술은 금세 다른 추격자들에 의해 대체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세계인들은 한국 제품의 품질에는 찬사를 보내지만 그 기업의 팬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제는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왜 만드는가'에 대한 우리만의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젠슨 황과 한국 주요 기업 CEO들의 회동은 한국 빅테크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모임 자체는 큰 화제가 되었으나 대중의 뇌리에 남은 강력한 메시지는 주로 젠슨 황의 입에서 나왔다. 한국의 리더들은 훌륭한 파트너로서의 면모는 보여주었으나 문명의 설계자로서의 목소리는 작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최고의 부품 공급처'라는 인상에 강하게 갇혀 있다.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시장의 규칙을 새로 쓰는 주인공이 되기에는 자기 목소리가 부족하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협력을 넘어 사상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리더가 제시하는 비전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우수한 인재와 거대 자본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이러한 리더십의 부재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큰 장애물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 비전이다
한국 자본 시장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과소평가받는 원인 중 하나는 창업가들의 꿈의 규모다. 자본은 수익을 쫓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거대한 꿈과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기 마련이다. 실리콘밸리의 창업가들이 우주 개발이나 불로장생을 논할 때 한국은 내수 시장 방어에 급급하다. 꿈의 크기가 작으면 그 기업에 머무는 자본의 성격도 단기적이고 기회주의적으로 변하게 된다. 서학 개미들이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그곳에 더 큰 미래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비전이 크면 투자자들은 일시적인 적자나 위기 속에서도 장기적인 믿음을 거두지 않는다. 한국 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투자자들에게 더 큰 꿈을 팔 수 있어야 한다. 자본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가장 빠른 길은 창업가들이 제시하는 서사의 스케일을 키우는 것이다.
지난 80년간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성공 공식은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는 추격자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우리를 단기간에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개척자 정신을 기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따라갈 대상이 없는 최전선에 서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개척자는 스스로 길을 만들고 그 길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비전의 소유자여야 한다. 기존의 효율성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담대한 시도가 필요하다. 인류 전체의 아픔이나 지구적인 위기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려 할 때 진정한 권위가 생긴다. 개척자 모델로의 전환은 기업의 경영 전략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를 요구한다. 우리는 이제 세상에 없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우리만의 답을 제시할 준비를 해야 한다.
과거의 국가 경쟁력이 GDP나 군사력 같은 하드 파워에 의존했다면 21세기는 소프트 파워가 핵심이다. 이제 국가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그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는 점이다. 매력적인 나라는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전 세계의 인재와 자본, 문화가 스스로 몰려든다. 미국은 오랫동안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를 통해 압도적인 매력 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갈등은 그 매력 지수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실력을 갖추었으나 그들의 체제나 가치관이 타국에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강대국들의 매력 하락은 한국과 같은 신흥 매력 국가들에게 거대한 기회의 문을 연다. 매력 지수는 보이지 않는 국력이자 디지털 문명에서 가장 강력한 자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인들이 한국이라는 국가에 느끼는 매력은 단연 압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K-팝, K-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비약적으로 높였다. 전 세계의 젊은 세대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하고 한국어를 배우며 우리 문화에 열광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적 매력이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비전으로 완전히 전환되지는 못하고 있다. 문화가 깔아준 레드카펫 위를 기업들이 창의적인 서사와 함께 걸어가야 시너지가 폭발한다. 삼성이나 네이버 같은 기업들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입고 인류의 미래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한국 제품'이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비전'에 동의하기 때문에 구매하게 만들어야 한다. 문화와 기업 비전이 결합할 때 한국은 진정한 글로벌 리더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매력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강력한 신뢰와 자발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원동력이 된다. 디지털 문명에서 팬덤은 그 어떤 권력보다 강력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경영에 있어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사람들이 한국을 신뢰하고 좋아하게 되면 우리 기업의 제품이나 정책도 자연스럽게 수용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권력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더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팬덤은 변하기 쉬우며 지속적인 매력 발산과 진정성 있는 소통이 없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단순히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팬덤은 한국이 새로운 문명의 표준을 제시할 때 가장 강력한 우군이 된다.
이제 우리는 한국이 가진 문화적 매력을
인류 문명을 위한 보편적인 비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우리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행복을 고민하는 깃발을 들어야 한다. 환경 문제나 불평등 해소 등 인류 공통의 과제에 대해 한국적인 해법을 제시할 때 매력은 정점에 달한다. 세계인들이 한국을 보며 "저 나라가 이끄는 미래라면 안심하고 따라갈 수 있겠다"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국가 차원의 거대한 서사 구축이 필요한 작업이다. 우리 기업의 리더들이 국제 무대에서 인류의 미래를 논하며 한국적 가치를 전파해야 한다. 매력을 바탕으로 한 비전 선포는 전 세계의 투자자들을 한국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자석이 될 것이다. 매력 국가 한국은 이제 세계를 경영하는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때를 맞이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아시아 대륙의 새로운 디지털 표준을 만들어낼 최적의 위치에 있다. 과거 미국이 동부 연안에서 시작해 서부로 확장하며 거대한 국가를 이룬 과정과 유사하다. 우리는 아시아의 동쪽 끝에서 시작해 대륙 전체를 연결하는 디지털 문명의 허브가 될 수 있다. 한국이 개발한 서비스와 기술, 제도가 아시아 표준이 된다면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미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의 공공 서비스나 IT 인프라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아시아 공동체의 운영 체제를 설계하는 일이다. 한국적인 것이 아시아의 상식이 되는 과정은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시아'의 초석이 된다. 우리는 아시아의 번영을 이끄는 표준 제정자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 아시아의 수많은 신흥국 청년들에게
한국은 가장 닮고 싶고 살고 싶은 나라 중 하나다.
그들은 한국의 성취를 보며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한국의 시스템을 배우려 한다. 이러한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들을 우리 네트워크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기술력을 아시아 청년들에게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들이 한국의 플랫폼 안에서 활동하고 한국의 비전에 동의한다면 지리적 국경은 의미가 없어진다. 아시아의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을 중심으로 모여들 때 우리 경제의 활력도 극대화될 것이다. 선망받는 국가로서 한국은 아시아 미래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롤모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들과의 결합은 한국이 가진 물리적 영토의 한계를 뛰어넘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의 활동 무대를 더 이상 한반도라는 좁은 틀에 가두어 생각해서는 미래가 어둡다. 인구 감소와 내수 시장의 한계는 이미 예견된 미래이며 이를 돌파할 전략은 외부와의 접속이다. K-브랜드라는 강력한 상징 자본을 도구 삼아 아시아라는 더 넓은 영토로 나아가야 한다. 디지털 문명에서의 영토은 물리적 땅이 아니라 우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범위다. 아시아 전역에 한국의 서비스가 깔리고 한국의 가치관이 흐른다면 그곳이 곧 우리의 영토다. 젊은 세대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창업 단계부터 아시아 시장 전체를 타겟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 안의 갈등에 매몰되기보다 밖으로 시선을 돌려 더 큰 기회를 포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시아와 접속하는 순간 한국의 폭발적인 잠재력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구체적이고 담대한 마스터 플랜을 제안해야 한다. 경제적 협력을 넘어 문화적, 제도적 통합을 이끄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시아'를 꿈꾸자고 이병한 작가는 주장한다. 나는 이부분을 조금 더 고민해보고 싶다. 이는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 사이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자립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이 그 가교 역할을 하며 아시아 각국의 장점을 결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고 공동의 번영을 위한 서사를 공유할 때 아시아는 우리를 리더로 인정할 것이다. 이러한 담론은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우리 기업들에게는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아시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미래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다. 우리는 그 원대한 여정의 출발점에 서 있으며 이제 그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지난 80년 동안 한국은 따라잡기 전략을 통해 기적 같은 경제적 성취를 이루어냈다. 이제는 따라가는 입장이 아니라 세계를 경영하고 마스터 플랜을 설계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판교와 성수의 젊은 인재들이 세계 시장에서 뛰기 위해서는 그들을 뒷받침할 자본 시장이 필요하다. 자본 시장을 키우는 힘은 결국 우리가 어떤 서사와 내러티브를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과 중국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향후 20~30년은 한국에게 무궁무진한 기회다. 특히 90년대생과 2000년대생 이후의 세대들이 이러한 새로운 질서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 기성세대는 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데 힘써야 한다. 한국이 디지털 문명의 USA로 거듭나는 과정은 우리 세대가 함께 도전해야 할 과제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자각해야 한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문명 주도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외국의 혁신가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이야기를 발신해야 한다. 글로벌 리더들과 대등하게 논쟁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한국에서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단순한 경제 규모의 성장을 넘어 인류 문명의 새로운 OS를 제안하는 담대함이 필요한 때다. 우리가 가진 매력과 기술을 결합하여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신화를 써야 한다. 이러한 도전은 한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 위에서 한국은 이제 전 세계를 향해 새로운 깃발을 들어 올릴 준비가 되었다.
사실 위의 내용들은 대부분 이병한 작가가 이야기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인사이트가 넘친다고 생각한다. 마치 19세기 말 한국 사회에서 개혁을 꿈꾸던 이들의 비전을 보는 것도 같다. 그런데 이렇게 미래에 대해서 어떤 그림이라도 제시하는 사람을 본 적이 드문 것 같다. 언제까지 페이팔 마피아를 높이 평가하고 팬덤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가치를 가지고 미래를 열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후쿠자와 유키치 같은 제국주의는 아니다. 어떻게 다른 나라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함께 살아갈 고민을 해볼 수 있을까? 단순히 국가적 경쟁논리를 넘어서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상주의가 등장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실 기술을 공부하러 과학사회학을 전공했고 이제 새로운 미래정부에 맞는 거버넌스를 만들어보고자 국정전문대학원에 갔다. 3월 전에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게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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