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이웃되기
선생님 왜 오세요 오지 마세요
저 필요 없어요
넌 그럼 10년 후에도 이렇게 살래?
내가 솔찍히 말하는데
넌 알파벳도 못쓰잖아
다른애들은 다 쓰는데
다른 애들도 못 써요
제 친구들은
야!! 서울에서는 지금 과외하고 난리야
그러니깐 빨리 공부하자
공부하기 싫어요
그리고 선생님도 싫어요
왜? 너 좋아하는 것만 하면
선생님 좋고, 너 싫어하는 것하면 싫은거야?
그래요 그러니깐
선생님 오지 마세요
야 그래도
공부해야지
선생님 왜 오세요
오지 마세요 오지 마세요
너가 불쌍해서 오는 거야
너 인생이 불쌍해서 오는 거야
아~짜증나
됬어요 진짜 오지 마세요
순간 내가 실수한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내 마음의 잘못이었다
마음이 잘못 쓰여져서 그랬다
나는 세연이를 사랑해서 가는게 아니라
불쌍해서 가는 것이었다
불쌍해서 은혜를 베풀러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하는 것은 불쌍함에 대한 반응이었다
마치 내 인생 같아서
어렸을적 나 같아서
그래서 더욱 문제가 심했는지 모른다
나처럼 열등감에 잠기지 말라고
계속해서 다그쳤다
너 알파벳도 못하잖아?
그리고 그 실수는 더욱 깊숙히
나의 잘못을 건드렸다
내가 어렸을 적에 가장 싫어했던 말들
불쌍하다라는 말!
도대체 내가 왜 불쌍해?
자기들 눈으로 보니깐 그렇지~!!
이렇게 생각했던 내가
어느덧 그 불쌍한 눈으로 세연이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하나님 어떻게 해요 저 못하겠어요
도와주세요 이 아이도 바뀔수 있어요
정말 저 모르겠어요
그리고 곧
세연이에게 말했다
나는 세연이가 좋으니깐 올꺼야 계속
오지 마세요
그래도 올 꺼야
난 세연이가 좋아..
오지 마세요
아냐!!! 난 끝까지 올꺼야
선생님 그거 아세요
우리 반에서요
아마도 세연이는 이 말을 기다렸을 거다
어머니가 떠나가던날
아버지와 둘이 남아서 가끔씩이나동냥하듯이
듣던 말이 아니었을까?
난 너가 좋단다
사랑한다
어쩌면, 아니
당연히 그럴 것이다
당연히
실수했다
내 마음이 문제였다
불쌍하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냥 사랑하기
이웃되어서 사랑하기
말로만 아니라
마음으로, 행동으로
말로 사랑하기, 사랑하기
그것이었다
오늘도 좋은 이웃되기는
너무나 힘들고 지친다
정말 그러나 그 가운데
점점 선한 사마리아인을
닮아가게 하시겠지
눈물이 한참 흘렀던 날이었다
세연아 사랑해
아주 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