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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01. 2017

우울과 세상

좋은이웃되기

세연이는 언제부터 혼자 이렇게 있었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요


나중에 머하고 싶어?

몰라요!!


무슨생각해?

몰라요!!


몰라몰라

몰라몰라




어머니께 사랑을 받을 나이에

세연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리고 날마다 날마다

그렇게 혼자 지냈다


공부하자 어서

너 이거 다 이해 못하지?


당연히 할 리가 없잖아?

아무도 보아주지 않고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고

해도 무슨 의미야?


정말이지 이런 세연이의 우울한 심정이

오늘은 하루종일 나를 감싸 안았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때려서라도

가르쳐야줘 오빠~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

때려도 안타까워해 줄 사람없는


세연이를 때리면 어떻게 하니

맘 아파할 사람도 없어


우울함

어떻게 할 수 없는 우울함이었다


세연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혼자 공부한다고

조금한 것 같은 문제지


국어 

대부분 빨간 대각선이다


거의 다 틀린 것 같다

그 많은 문제들을


그런데

마치 세연이의 인생처럼


하나하나 감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냥 우울해 하는 세연이와 함께

같이 우울하고 왔다.


 

하나님

모르겠어요.어떻게 하죠?


수 많은 아이들이

이럴 텐데


우주를 등지고 하늘을 들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아이들인데


답을 찾지 못한 체로

나는 한가지만 깨달았다

 



지금 나는

세상을 만나고 있다


가장 큰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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