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아룸다움이 회복되길
20년 동안 망가진 아이는 회복되려면
다시 20년이 필요해요.
순간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면
결코 문제를 못 풀어요.
인간이란 것이 어렸을 때 부모 잘못 만나
한 30년 망가졌으면
그 사람 정서를 쓰다듬어주는 데
30년을 투자해야 하는 법인데,
우리는 집단적으로 아이들을
망가뜨리고 있는 거예요.
사람을 죽일 수 있으려면
그 사람의 고통과 감정이 안 읽혀야 해요.
그러니까 살인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못 읽는 거예요.
진짜로 저 사람의 고통이 느껴진다면
어떻게 목을 졸라요?
가까운 사람 죽일 때도 보면
술 취해서 죽이잖아요, 우발적으로.
아이들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데, 경쟁이 그렇게 만든 거예요.
경쟁 때문에 아이들이 옆의
아이를 응시하지 못해요.
그 고독 속에서 아이들이 죽는 거고
폭력적으로 나오는 거죠.
- 강신주
강신주씨의 이야기와 타자의 얼굴을 이야기하는
레비나스는 참 많이 닮았다
항상 말하지만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만이 가능하다
다른 것은 어디까지나 부분적으로 옳고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며,
오늘까지만
희망일 경우가 많다
사랑이 변화시킨다는 명제를
가지고 밤낮 씨름하는
30대의 여름이 좋다, 시원하다, 뭉클하기도 하고,
가끔은 화산이 폭발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묻는다. 그건 말 뿐이라고
사랑으로 하는게 쉽게 말하는 거라고.
그런데 가만 들여다 보면
그 사람은 진짜 사랑으로 하지 않더라
일도 사랑으로 하지 않고
사람들을 만날 때도 사랑으로 하지 않고
밥 먹을 때도 사랑으로 하지 않고
공부할 때도 사랑으로 하지 않더라만은.
다시 내 고민으로 돌아오면
오히려 답이 없기에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은
항상 설레임이고 기대가 되는 여정이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말을 걸어 올 때 쯤
이 길을 걷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겠지
걸어가 보다 보면 깨닫게 되겠지
다른 이의 얼굴을 지워버리려 하지 않고
다른이의 숨소리와 목소리를 삭제해버리지 않고
온전히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속으로 내내 울어내는 심연의 깊은 곳
나는 인간의 본성을 깨닫고
인간의 본질에 감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도록 만들어졌다
인류가 타락하기 전
우리가 스스로 미래를 고민하던 시절
나는 거기서 다시 시작해보려고,
다시 찾아가 보려고 한다
시간이 어느정도 흘러갔을 때
코스모스와 함께 품었던 고민들이
현실을 어느정도 바꾸고 있었다고
어느정도 사람들이 아름다워졌다고 말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