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 부정이 긍정이 아니듯이
시대의 강물은 흘러넘쳐
문명의 미래를 만드는 듯 했다
승리자들의 기록 안에서
역사는 언제나 긍정을 내포하고 있었다
잊혀진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반대로
부정의 표시만 가득했다
역사를 너무 긍정하다가 보면
부정적인 실체들을 지워내기가 일수이다
시대의 강물이 굽이치는 이치를 무시하고
사람들은 4대강 사업의 강뚝길처럼 만들려고 한다
인간의 내면에서도 무수하게 드러나는
부족함, 나약함, 죄성과 악
이러한 부정성을 부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긍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정한다는 것은 생각과 인식이기에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없어진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오늘날 역사 안으로 침잠해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다시 깨울 때가 되었다
마치 좀비처럼 살았으나 영혼이 없는듯
여겼던 편견과 편향을 집어 던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세상의 진실한 모습을 살아내는
대중이란 이름으로 묻혀버린
우리의 얼굴들을 밝혀내야 할 때가 되었다
민주주의의 demos cracy에서의
demos들은 초기의 제한적인 범위에서 벗어나
모든 이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대변되고
드러나고 이야기 되어야 한다
역사의 강물은 여전히 굽이치고
넘처나고 때론 모자른 것이 이치다
평탄함과 균형으로 퉁쳐버리는 순간
마이크로 파시즘, 독재의 열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안방으로
기어들어와 가부장제를 만들고
회사내로 들어가서는
위계질서를 만들고
사회로 흘러들어가서
계층화를 만들 것이다
모두가 속고 있는 실재는
우리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과
누군가를 부정한다고해도
그의 존재가 없어지는게 아니라는 것과
부정하는 순간 자신이 긍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이다
"사람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영화 관상_관상쟁이의 마지막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