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을 다녀와서

모처럼 가족여행에서

by 낭만민네이션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의 모든 소망을 머금고는


잊고 살고 있었지만

바다는 기억하고 있었다


하염없이 돌아오는 파도의 흐름이

마치 우리의 마음과 닮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다는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동시에 선물로 안겨주고는


또 유유히 우리의 기억 속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정동진과 경포대를 지나오는 사이

동해안의 시원한 햇빛의 바다가


어머니의 탄성을 자아냈다

"아 힐링이 된다 아들!"


정동진 앞 바다





부모님의 뒷모습이 점점

크레센도처럼 마음속에 커져갈때


강릉행 열차에 올랐다

아들은 이러쿵 저러쿵 되지도 않는 말들로


재잘재잘 일상을

100미터 달리기처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인자한 미소로 그래그래

하시는 부모님의 미소에서


생각해보니 해수관음상의

온화한 입가의 웃음이 떠올랐다


바람처럼 불어갔다고 온 강릉여행에서

나는 하나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무엇인가가 머물 수 있는

여백이 주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걸으시는

부모님의 걸음 사이로 비취이는 햇빛


나는 그 사이에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오죽헌


신사임당이 태어난 곳

대나무가 까마귀처럼 까맣게 자리잡은 곳


흔히 아는 5천원권의 배경이 되는

오죽헌에 도착했다


별 기대 없이 도착한 오죽헌이지만

많은 이야기와 고민거리가 있었다


시대의 갖혀 이상을 그림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신사임당과


시대를 열어 이상을 정치로 풀어낸

율곡 이이의 도전이


마치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처럼

깊은 메아리를 남겨 주었다


역시 이이 선생님도 서양의 철학자들과 같이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고서는


그 가치 위에 나라를, 사회를

정치를 고민했었더라


밝은 햇빛처럼 고귀한 정신은

이와 기의 상생의 한 줌으로


방문객으로 찾아간 내 마음에속

하나의 구조가 되었다고.


때마침 오죽헌 입구에서 농악놀이가 흥겹게 진행되고 있었다
대나무가 정말 검었다 그래서 오죽헌
5천원권의 배경이 된 바로 그 장소




#선교장


일제시대에 돈이 많은 사람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서 지은 곳


베풀선 가르칠교

선한것을 가르치는 민족주의 정신을 배양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온고지신으로 개인이 박물관과 학당을 만들었다


99개의 방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강릉의 선교장에서


부모님은 자신들의 마음의 방을

열어 놓고서는 내일을 기약하셨는지도 모른다







낙산사 원통보전에서 지는 석양과 함께
연못에 비췬 낙산사 보타전
낙산사 꼭대기에 자리잡은 해수관음상이 석양과 함께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다
보타전 앞의 5층석탑
왜 이렇게 사진을 찍냐며 웃으시는 부모님, 아들은 파파라치처럼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다고.
낙산사 꼭대기에서 보는 낙산해수욕장




강릉은 역시 초당두부

두부와 감자전 그리고 막걸리


아버지는 오늘이 내 생일이라며

매우 기분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대게와 홍게 그리고

맛집탐방까지 마친 우리는


기분좋은 분위기에서

호텔로 돌아와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모님께 조금 더 여유를 드리고

더 아름다운 세상을 선물해 드려야 하는데


너무 늦은 건 아닌가하는 마음도 있지만

더 늦기전에라도 잘해야지 한다






강릉을 떠나오는 사이

바람과 바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묻혀져 있던 낭만성이 스물스물

감정을 타고 올라왔다


부모님과 함께라서 더 특별한

더 애틋한 여행이었다


바다가 물러가듯

바람이 불어가듯


태양이 지평선으로 지듯이

수 많은 감정과 추억들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다시 우리의 터전으로 돌아왔다


민네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