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교대 근무 식단

척하면 척

by 민네


요새 '계'가 가장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자리 까셔야겠는데요. 대리님."


나는 우리 회사 점심 메뉴를 다 꿰고 있다.

어떻게 아냐고?

무조건 'O버삭센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O가네, 버거킹, 이삭토스트, OO센, 서브웨이.


5일 내내 이 메뉴들로 식단이 돌아간다.

점심메뉴를 선택하는 징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 날은 백 퍼센트 O가네를 먹는다.

(징의 기분은 출근하자마자 알 수 있다.)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11시 15분이 되도록 정해지지 않는 점심메뉴.

나는 계에게 메신저를 보냈다.


'이 시간까지 메뉴 취합 안하는거보면 O가네다'


메신저가 계한테 도달하기가 무섭게 징에게서 단체 메신저가 왔다.

역시나 O가네였다. 우리회사는 분명 O가네 VIP 고객일 것이다.

6월에 입사한 키위새 조차 'O버삭센섭'을 혐오한다.


징은 직원들이 비싼 점심을 먹는걸 원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못 견뎌한다. 그래서 절대 직원들에게 법인카드를 맡기지 않는다.

본인이 점심메뉴를 취합하고 주문하는게 불만이라면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주문을 하면된다.

직원들이 먼저 나서 얘기해보았지만 징은 썩 내키지 않아했다.

그렇다면 그건 명백히 그녀, 징의 업무이다.


그녀는 점심메뉴 주문을 마치 그녀의 '특권'이라고 여기는지

1-2분 안에 메뉴를 말하지 않으면 닥달하고,

우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분이 함께 밥을 먹는걸 싫어한다.

특히 이 직원분이 계실 때에는 높은 확률로 O가네를 먹는다. 마치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처음에는 그녀의 고충을 이해해보려고 했다.

취합해서 주문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걸 아니까

하지만 쌈은 자주 무리에서 이탈하여 혼자 밥을 먹고는 한다.

정해져있는 메뉴를 먹지않고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사먹는다.

그녀의 점심만 따로 먹게 해주는게 더 번거로운 일이 아닌가?

왜 그녀에게만 선택권을 주고 특권을 주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모를거라고 생각하는지


거래처 약속이 있어 쌈,징은 참치를 먹으러 갈 때에도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O가네였다.


먹는 걸로 치사하게 구는게 제일 서럽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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