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 민들레는 죽었다.

사랑의 총량

by 민네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렇게 됐을까? 고민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어서 일어나곤 하는 거니까 서로 다른 기류를 타고 떠나는 거야.

30대에 접어든 인간관계라는 건 모두 그런 거라고 생각해.


30대에게 더 이상 낭만은 말 그대로 낭만적이지 않아.

나는 아직도 사람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만

이제 그 질문에 답을 해줄 사람이 남아있질 않네.


사람은 사랑, 의미, 관계, 희망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먹고살아.


사람은 밥을 먹고살지만, 마음은 사랑과 의미를 먹고살아.

밥만 먹으면 배만 부르고, 사랑과 의미를 먹어야 존재가 차오르지.


나에게 주어진 사랑의 총량은 너무 작아서

단 한 사람 단 한 존재에게 밖에 줄 수가 없어.

마음속에 한 존재를 들이면 다른 한 존재는 떠나가고 말아.

내 인생 전반에 걸쳐 항상 그랬던 것 같아.


이만큼 살았으면 이만큼 나이가 들었으면

이제 인정하고 보내주고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울 법도 한데

여전히 속이 쓰리고 아픈 걸 보면 나는 아직도 멀었나 보다.

내 안에 남아있는 일편단심 민들레를 보내줄 때가 됐다.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가렴? 멀리멀리 내 마음조각을 날려 보내

억지로 이 땅에 붙잡혀 말라죽지 말고 좋은 땅에 뿌리내려 내 마음을 키워내 줘.

다정하고도 아픈 이별을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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