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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 Jan 15. 2024

오고야 말았다. 월요일이.

스트레스~ 인간관계에서 안 받을 수는 없을까.

유난히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문득 지난 금요일의 열받음이 다시 떠오른다.


정확히 그녀와의 두 번째 마찰은 금요일이었다.

불을 지핀 건, 월요일 부서회의였다.

23년도 결과를 보고하고, 24년도 계획을 나누고 있었다. 나의 보고가 끝나고 (상담이 있어 미리 일어나려 할 때쯤) 그녀가 나를 붙잡았다.

“QQ(상사)님, 지난 프로그램은 상담 선생님께서 잘해 주셨습니다. 만족도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7점이 나왔고, ‘너무 좋았다. 자주 했으면 좋겠다. 일찍 했으면 자주 이용했을 텐데 아쉽다.’ 등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아.. 그랬군. 다행이네.’라며 듣고 있던 나. 살짝 기분 좋아지려는 찰나.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 내년도 (보고서에 있는 프로그램명을 가리키며) 이 프로그램과 저 프로그램을 상담 선생님이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엥? 모라니?? 갑자기 뜬금없이???’ 황당한 나.

QQ는 나를 살짝 보며, “흠, 예전에는 그렇게 했었는데요. 지금은.. 음.. 저는 저의 직원이 힘들어지는 것이 싫어요. 그건 좀.. 아무튼 직원이 힘들어하면 안 되니까요. “

조금 애매모호했지만, 돌려 말한 거절이었다.


QQ가 그렇게 말을 하는 건, 이유가 있다. 전임자가 프로그램들과 상담을 병행하다 많이 힘들어했다는 걸, QQ도 알고 있었고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입사 때부터 나에게 미리 언급을 했다.

“프로그램은 저희가 외부 강사를 구해서 할 테니, 선생님은 걱정 마세요.” “선생님은 상담 일을 위주로 하시면 돼요.”

물론 그렇게 말은 했지만, 그동안 전혀 모른 척할 수 없기에, 강사를 섭외하는데 도움을 주고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가서 살펴보곤 했다.

다 끝난 이야기였는데, 그녀가 갑자기 꺼낸 것이다.


‘저 얘기하고 싶어 그렇게 칭찬을 늘어놓은 거니? 뭐니, 의도가.‘ 당황스럽고 황당했지만, 부서회의는 마무리되었다.


다음날, 점심 먹는 자리였다. 그녀와 나. 단둘이 앉아 있었다. 안 되겠다 싶어 말을 꺼냈다.

“선생님, 어제 회의에서 말인데요. 저랑 관련된 일인데 미리 말씀을 좀 해주시면 좋았을 것 같은데요.”

“네?“

“저한테 먼저 물어보시고, 회의에서 꺼냈으면 좋았을 것 같아서요.”

“아. 그게 제가 지난번에 일이 그렇게 돼서요. 근데 제가 미리 말을 하면, 선생님께서 바로 하시라는 확답이 되잖아요. 그래서 전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이야기하려고 말을 꺼낸 건데요.”

“네? 확답이요?”

“네. 제가 선생님께 미리 말을 한다는 건 아예 하시라고 확답을 드리는 거예요. “


순간, 황당했다.

‘이게 무슨 말이니. 니가 말하면 내가 하는 거라고? 확답? 니가 내 상사도 아닌데.. 그리고 그게 자율적인 분위기였어??‘

예상치 못한 반응에 멍해 있는 순간, 갑자기 그녀는

“근데 저 QQ(상사)님 반응 보고 놀랐잖아요. 그렇게 말씀하실 줄 몰랐어요. “

“네?” - 무슨 말? ‘그럼 QQ가 나보고 하라 그럴 줄 알았다는 얘기?’

“저는 그렇게 말씀하실 줄 몰랐어요.”

“선생님, 그 얘긴 제가 입사할 때부터 얘기됐던 이야기였어요. 제가 안 하기로 했던 거고요.”

라고 설명했지만, 허공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듣고 있지 않았고, ‘계속 자기가 미리 나에게 말을 했으면 하는 것처럼 확답이 되는 거’라며 말할 뿐이었다. (제발… 그만해 주세요.)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내가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걸까? 싸우자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반응할까?

대화와 조율은 이미 물 건너갔고, 나는 그녀와 더 이상의 말을 나누지 않겠다 생각했다. 입과 마음의 문을 닫은 순간이다.


학교를 다니거나 사회로 나가거나, 우리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에 좋은 사람도 있고 싫은 사람도 있다. 물론 처음엔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상황과 이익 앞에서는 ‘자신’이 먼저가 된다. 인간사 그게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기대하고 실망한다. 어쩌면 상대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나만의 착각 아니었을까.

누군가는 나에게 말한다. ‘사람을 가려 만나라.‘ 고.

그렇게 선별해서 사람을 만난다면 실망도 상처도 없어질까. 그리고 인간관계의 피곤함도 사라질까.

하지만 선별이라는 것도 ‘경험’이고, 그 ‘경험’도 해봐야 아는 것이다. 결국 쓰라린 경험으로 사람 보는 눈을 키워간다는 것인가. 이제 그만 경험하고 싶다. 씁쓸하던 찰나, 사무실 앞에서 그녀와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 밝은 목소리의 그녀

“네~ 안녕하세요?” - 사회적 미소를 띠고 있는 나


그렇게 오늘도 사회생활을 한다. 가식적으로.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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