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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앙마 Jan 23. 2024

나에게 행복이란?

한 달 쓰기 챌린지 스물 아홉째날(2024.01.18의 기록)

#사십춘기, 나를 찾는 매일 글쓰기 

#한 달 쓰기 챌린지 

#나에게 행복이란?


 언젠가부터 '행복'을 떠올리면, 이를 꽃말로 두고 있는 '세 잎클로버'와 '빨간 머리 앤의 행복에 대한 명언'이 떠오른다.

 사실 새로울 것 없이 반복되는 삶에 지쳐가던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세 잎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란 말은 적잖게 충격이었다. 늘 네 잎클로버의 행운만 찾느라 잡았다가도 쉬이 놓아버리던 세 잎클로버가 행복이었다니.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 행복을 스스로 놓쳐버린 건가 싶어 안타까웠다.


 더불어 세상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행복을 등한시하고 일확천금의 행운만을 바라다 패가망신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내게 수시로 들려주었다. 그랬기에 소소한 장난스러운 내기도 즐기지 않고 복권조차 사지 않는 내가 되었다.


 그러나 행복은 생각처럼 쉽게 내 마음에 찾아오지 않았다. 도장 깨기 하듯 이뤄가던 성취는 순간순간 기쁨이 되어주긴 했지만 그로 인해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까진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이어진 육아! 분명 내 선택으로 인한 것이었음에도 어느 것 하나 내 맘대로 되는 건 없었다. 모든 게 처음이었고 이는 나 하나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새로 만든 삶에서 내가 짊어져야 하는 책임이 너무 무거웠다. 그래도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에게 헌신하며 나를 내려놓았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라는 존재를 잃어가니 우울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모 도서관 계단을 아무 생각 없이 오르고 있는데 빨간 머리 앤의 말이 내 마음을 울렸다. 




 분명 어릴 때 빨간 머리 앤을 책으로, 만화로 봤었는데 난 왜 저 말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아마도 그땐 행복을 굳이 정의하고 찾지 않아도 될 만큼 그저 하루하루가 즐겁고 재밌기만 했던 걱정 없던 시기라 그랬을 것이다. 

  하루하루 쌓여만 가던 내 삶에 대한 불만은 내가 늘 특별하고 멋진 일이 가득한 삶의 모습만을 좇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여전히 행복보다 행운을 바라며 살았던 것이다. 


 우연히 만난 빨간 머리 앤의 명언은 그렇게 다정하지만 뼈 때리는 조언으로 다가왔다. 생각해 보니 행복할 이유가 많았다. 감사할 일을 찾다 보면 특별히 불행하지 않은 당시의 평화로운 삶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후 내가 꼭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고 그저 열심히 살며 순간순간 기뻤다 슬펐다 하며 지극히 평범하게 살며 특별히 튀거나 주목받지 않고 평안하게 사는 것에 만족한다. 


 그렇게 보면 내가 기쁠 때와 슬프고 속상할 때를 구분 짓는 중요한 기준이 보인다. 그건 바로 '내 노력과 정성이 인정받았는가?'의 유무이다. 인정받으면 너무 기쁘고 그렇지 못하면 속상하고 때론 화가 난다. 


 사실 내가 대외적으로 하는 일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처음엔 좀 속상하지만 아직 내가 좀 부족한가 보다 하며 털고 일어나기 쉽다. 

 하지만 나와 가깝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오랫동안 아프다. 특히 그게 내리사랑이라고 아낌없이 퍼부은 자식의 경우엔 더 그렇다. 요즘 사춘기 딸과 대화하다 보면 벽에 대고 떠드는 것 같다. 내 사랑이 전혀 흡수되지 못하고 아픈 화살이 되어 내 몸 곳곳에 박힌다. 그 기분은 하루종일 내 맘을 지옥불 위에 올려두고 지글지글 구워댄다. 


 그래서 내가 하고픈 말은 나에게 행복이란? 
나라는 존재가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는 곳에서 평안한 상태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내 행복의 목줄을 쥔 자가 사춘기 딸이라는 것이 참 서글프다. 


#야! 딸랑구~제발 빨리 커라 커라

#사춘기가 문제인 거죠? 

#이쁜 내 딸ㅠㅠ 다시 돌아오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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