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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앙마 Jan 23. 2024

누군가에게 들은 소중한 말

한 달 쓰기 챌린지 스물 일곱째 날(2024.01.16의 기록)

#사십춘기, 나를 찾는 매일 글쓰기 

#한 달 쓰기 챌린지

#누군가에게 들은 소중한 말


 말이란 게 참 무섭다. 내뱉는 순간 다시는 입속으로 집어넣을 수 없다. 그래서 말이 많은 편인 나는 집으로 돌아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며 이불 킥할 때가 많다. 


 나이 들수록 입은 다물고 지갑을 열라는데; 그래도 지갑은 좀 열려고 하는데, 입을 다무는 건 쉽지 않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1학년이라는 학년 특성상 늘 동학년 막내였던 터라 그분들 속에선 나이가 덜든 철부지역할을 해도 많이 부끄럽진 않다. 하지만 이제 학교 내에서 중간쯤은 오는 나이라 더 진중해지려고 애써야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의 말하는 걸 즐기진 않는다는 거지만 분위기에 홀랑 넘어가 내 신상을 너무 잘 털어놓는 것이 문제다. 


 암튼 그런 '나'지만 의식적으로 남의 말도 잘 들으려 애쓴다. 사실 내가 말을 많이 하는 이유도 말없이 어색한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상대가 말을 잘하면 내가 주로 끄덕끄덕하며 경청하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들은 소중한 말을 꼽아보려 한다.


 사실 소중하고 따뜻한 말을 늘 해주셨던 부모님과 친척들의 말씀을 꼽자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생판 남이었다 지인이 된 이의 말에서 찾아보았다.


 바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시기에 응원차 학교를 방문했던 선배의 말이다. 경쟁률이 발표되자 조바심이 나고 자신감이 떨어지던 때였다. 


 내 전공은 초등교육이지만 난 1학년 2학기부터 중등국어교육을 복수 전공했다. 초등 자체만으로 들을 학점 넘쳐 다들 말리는 길이었지만 난 그저 국어가 좋았다. 사실 대학부터 국어교육과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선 초등교육을 권하셨고 난 따랐다. 대신 중등복수전공이 가능한 대학에서 늘 학점을 24시간 꽉 채워 듣는 험한 삶을 자진해서 살았다. 그랬더니 친구들은 한참 임고공부 막판스퍼트를 올리는 기간에 난 계절학기로 중학교에 교생실습을 갔다. 그리고 영어인터뷰를 준비해야 할 때 7차에 걸친 국어과 졸업시험을 봤다. 한 과목이라도 과락에 걸리면 탈락이었는데 문법 쪽 과목이 너무 어려워 국어과 애들마저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었다. 마음이 답답했다. 당시 국어과졸업시험 통과가 안되면 초등마저 졸업인정이 안돼 임고에 합격해도 탈락하게 될 운명이었다. 아무튼 그런 암울한 상황이었다.


 임고공부도 복수전공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낙담했던 터라 희망이 많이 꺾였던 것 같다. 그때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선배님이 자기 합격노하우라며 이 말을 해주셨다.


"경쟁률에 너무 연연하지 마. 그냥 한 명을 뽑아도 그 한 명이 내가 된다는 마음으로 하면 돼!"

 

 그 순간에는 '이건 이미 성공을 거머쥔 자의 자만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곱씹을수록 가슴을 뛰었다.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그 말에 자신감을 찾았고 난 좋은 성적으로 임고합격과 졸업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었다. 


 아마 그 선배는 자신이 그런 말을 내게 했던 것을 잊었을 것이다. 사실 나라는 사람 자체도 기억할지 확신이 없다. 하지만 그 선배의 말이 내 마음에 틔운 싹이 당시 나를 꽃피게 해 주었다. 


 나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내 사람들과 나를 만나는 지인들에게♡


 소중한 말들이 좀 더 있는데 그건 다음에 더 써봐야겠다. 


#고마워요 혜영언니

#언니는 날 잊었을지 몰라도

#전 언니를 잊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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