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춘기와 시간

by 미노칼럼

20대 후반, 사회의 쓴맛을 처음 목뒤로 꿀꺽 삼켜야 하는 시기. 20대 초중반까지 꿈꿔왔던 본인 모습에 관한 환상이 깨지는 시기. 사춘기처럼 감정이 내 마음을 벗어나 제멋대로 움직인다고 하여 '이십춘기'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학교에서는, 가만히 학기를 보내면 학년이 오른다. 군대에서는, 가만히 일과를 보내면 계급이 오른다. 즉, 20대 중반까지 본인의 성장은 시간이 손 꼭 잡고 이끌어준다. 하지만 사회로 나오는 순간, 시간은 매정하리만치 우리의 손을 놓는다. 더 이상 우리를 기다리기는커녕 앞으로 쌩하고 가버린다. 시간에 대한 실망감, 본인의 성장을 이끌어줄 존재가 사라졌다는 허무함, 이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것일까 하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하지만 당신은 '시간'이라는 꽤 빠른 친구와 함께 달려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과 함께 달리는 동안, 성장을 위해 달릴 다리 근육은 준비를 마쳤다. 단지 지금까지 사용해 보지 않았을 뿐. 넘어졌다면, 툭툭 털고 일어나자. 근육이 말을 안 듣는 것 같다면, 스트레칭을 해보자. 이제는 성장 트랙에 본인만 서 있다. 남들의 시선은 물론, 시간의 눈치도 볼 필요 없어졌다고 생각하자. 본인의 다음 한 걸음만 바라보며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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