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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Mar 24. 2017

불안

파도처럼 찾아오는 손님


내가 넘어질지라도 일으키실 분은

오직 주님이십니다하고 고백함에도


엔도 슈사쿠의 <침묵>에서 등장하는

로드리고 신부처럼,

대답 없으신 하나님께 원망만 쏟아내네요.


나의 믿음은 겨자씨,

그보다 작은 먼지 같은 것.

몇 번의 위로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곤


불과 몇 시간 전의

스스로를 비웃는다.


불안은 이토록 무익합니까.

당신의 전능하심을 드러낼 그림잡니까.

그렇담 필요하겠죠.


나의 자만함과 지나침을

도로 잡을 수 있다면.


내 작고 슬픈 자아의 손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면.


내가 독수리가 아니라,

참새보다 작은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제서야 나의 불안함은 깨어지고,

나의 민낯과 알몸이 드러납니다.


비로소, 당신을 제대로 사랑하게 되지요.

타협없는 당신 앞에,


늘 그렇듯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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