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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Aug 13. 2017

조급함.

고3의 그것, 취준생, 공무원 고시생의 마음을 알기에  


조급함을 느낀다.

휴식을 취해도 취한 게 아니다. 압박감에 제대로 된 편안함을 누리기 어렵다. 하나님께 애원하지만 도저히 상황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가족에 미안하다. 시간이 갈수록 뭐 하나 이룬 게 없어 후회된다. 세월은 가는데 삶은 더욱 어려워진다. 다른 이들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자꾸 넘어지는지 모르겠다.


힘들다.

힘들다는 말로 부족할 만큼 쉽지 않다. 인생이란 게 즐거움으로만 가득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원더걸스의 선예도 오랜 연습생기간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약도 먹으면서 참아냈다고 한다. 이 어찌 연예인에게만 국한된 일이랴. 우리네 취준생과 공무원 고시생, 그리고 고3도 마찬가지다.


비교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옆에서 과외하고 있는 고등학생은 과외선생님께 토로한다. 3학년 2반은 공부도 잘하고 수업 분위기도 좋은데 저희 반은 그렇지 않아서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사실 지나고 보니까 아무것도 아닌데 당장 그때만은 경주마처럼 달리는 것만 보인다. 옆을 가리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가 되어가니까 그렇다. 사회 나와보니까 길은 넓고 또 많으며 다양하더라. 성공은 한 가지 잣대로 볼 수 없는 일이니까.


삼년째 공무원 고시생인 나의 동생에게 취업하라고 말하기 미안했다.

취업하라고 말은 했지만 그의 단호한 대답에 당황했다. 공무원의 신의 직장인가? 그럴수도 있겠다만 거기서도 힘든 일이 많다. 외려 성향이 맞지 않는다면 아~주 고된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 특유의 조직성을 견디고 공직이라는 사명감으로 버텨내야 하는 일이다. 결코 회사 일보다 쉽다고 말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러나 나는 그 모든 일들을 응원한다.

그 모든 시도와, 그 모든 조급함과 그 모든 아픔과 어려움과 두려움과 후회를 모두 응원한다. 그럴 때가 있어야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지혜는 공짜로 얻어지는 법이 없다. 지치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 일어나서 다시 걸으면 된다. 앞만 보고 달려서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 다시금 뒤를 돌아보고 옆을 바라보며 전진할 줄 알게 되면 그걸로 충분하다. 뒤쳐진 이들과 어깨동무하는 법도 배우면 된다. 그게 인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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