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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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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an 14. 2018

뒤늦은 혼인신고

2018.01.08


“왜? 아직 안했어?”

부장님께서 되묻는다. 그래, 나는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왜냐는 답에는 ‘처음엔 증인을 구하느라 못했고, 부모님 서명 받는 게 오래 걸렸으며 최후엔 바빠서 못했다.’고 답하리라.


그래서 시간을 냈다. 진작 말씀을 드릴 것을 4개월이 넘게 머뭇거리다 비로소 새해가 밝고서 여덟째 되는 날, 점심시간에 외출허가를 받았다. 농공단지 논밭을 지나, 아내가 근무하는 시청으로 익숙한 길을 운전하는데 기분이 묘했다.


한 몸이 되고, 우리가 하나의 부부가 된다니, ‘신분으로서의 부부’는 또 다른 기분이 든다. 민원과에 가니 즉석사진을 찍어주었다. 2장을 부탁드렸더니, 한장 밖에 안 된다고 답했던 여직원은 슬쩍 잘못 찍었다면서 기어코 한장을 더 찍어준다.


알콩달콩하지만은 않았던 지난 결혼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이제는 잘해야지, 잘해야지. 싸우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며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손꼽듯 기대해보았다. 운수 좋은 날, 2018년 1월 8일에 혼인신고를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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