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있음이 즐겁다. 아름다운 날들이다. 말이 잘 통하는 것 같다. 그냥 신혼일 때보다 뱃속이지만 아이가 함께 있다는 건 색다른 기분이다.
이제 다음 결혼 이후의 두 번째 무대에 선다. 출산과 육아, 그 길로 접어든다. 우리는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줄어들지 않는 태동, 불편함과 수면 부족으로 사투하고 있는 아내가 대견하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모두 같은 고통을 겪었다. 생명을 잉태하려 제 몸을 내주었다. 고통이 새 생명을 낳았다.
내 몸이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아내보다 적어도 튼튼한 다리와 팔을 가졌으니까 말이다. 인내력만큼은 누구 못지 않은 아내는 이내 일상처럼 아픔을 견디고 있다. 내가 해야 할 몫은 자명이다. 그런 그녀의 곁에 힘이 되어주고 남은 집안일을 해내는 것이다. 든든히, 한결같이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