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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an 26. 2020

아빠 연습

아빠와 딸의 ‘아빠 연습’


 아빠 연습을 한다. 아빠 ‘발음’을 연습한다. 아침에 일어난 딸아이는 기지개를 켜고 8개월이 된 자신의 몸을 다스린다. 손을 모았다가 폈다가 몸을 움츠린다.


 ‘엄마’를 쉽게 부르고는 ‘아’하고 ‘푸푸 푸’한다. ‘아퐈’라고 부른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는지 아빨 보고 웃는다. 이 모습을 혼자 보기 아까워 사진으로 담기 바쁜 나에게, 아이는 다시 아빠를 부른다.


 힘든 새벽을 견딘 엄마는 단잠에 빠졌다. 아이가 괴롭히는 바람에 밤잠 설치며 대여섯 번은 수유를 더하고서야 재웠을 것이다. 소중한 자식이기에 미움은 좀처럼 쌓일 줄 모른다. 방긋 웃는 모습에 고난은 사르르 녹고 잊힌다.


 아빠 연습이 귀엽다. 나도 아빠 연습을 한다. ‘발음’이 아니라, ‘실천’으로다.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를 보고 자란다. 남은 속여도 아이를 속일 순 없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부끄럼 없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다시 다짐한다. 아빠 연습을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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