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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May 31. 2020

걸음마


 걸어야 하는 이유

 잔디밭에서 아이와 걸음마 연습을 했다. 집에 있을 땐 기어 다녔고 밖에 나가면 의자에 앉거나 우리가 업고 다녔다. 아이에게 ‘걸어야 하는 이유’를 주지 않은 셈이다.


 오, 생각해보면 가슴 아픈 사실이다. 몰랐다. 저절로 걷게 될 줄 알았다. 다른 또래 친구들이 걷기 시작했을 때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생각했다. 오늘 아내와 양팔을 하나씩 잡고 잔디밭을 걷기 전까지는...



 아이는 걷는다. 그것도 ‘아주 

 생각보다 잘 걷는다. 아주 잘 걷는다. 어쩜 그리 아름다운지 모른다. 영어로는 걷기 시작하는 아이를 ‘토들러’라고 부른다. (Toddler, a young child who is just beginning to walk) 우리말은 ‘걸음마 단계의 아이’란 말이 있다. 그처럼 아이가 처음 걷는다는 것은 나름의 귀하고 중요한 의미가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아직 신뢰할 만한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이가 걷기 위해서는 2천 번 이상 넘어진다는 말이 있다. 내 생각엔 아이마다 편차가 크고, 실제로는 더 많이 넘어지지 않을까 싶다.


 보통 하루에도 30번은 넘어지는데, 8개월부터 일어설 수 있다면 한 달에 900번이고, 적게는 대략 1,800번(10개월)~3,600번(14개월) 선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횟수보다 ‘다시 일어서는 힘’이다. 부모는, 특히 아빠는 아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주로 신체적 활동을 옆에서 지도해주어야 한다.


 걸음마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지치지 않고 아이의 활동을 지켜봐 주고 함께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다시 안심하고 일어설 수 있다.



 아이로부터 배운다.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운다. 툭툭 털고 일어난다. 아이는 부모를 보며 힘을 얻는다. 아이는 보호자를 보며 안심하고 일어선다. 대견하다.


 오늘도 아이로부터 배운다. 감사함으로 다시 일어서자. 다시 시작하자. 끝은 없다. 모래성이 주저앉았다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정말 그렇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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