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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May 16. 2021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지..."

2021.05.16

지난주 금~토 이틀간 평창을 다녀왔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장거리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강릉을 다녀온 것이 마지막이었다. 당시만 해도 잔뜩 긴장하고 갔는데...하루에 10명 이하로 발생하던 '호시절'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둥이들도 "아빠 차 타고 멀리 가보고 싶다"고 했다. 

오랜만의 여행이라 그런지 둥이들도 긴장을 하는 듯 했다. 특히 유준이는 "집이 보고 싶을 것 같다"며 자고 오는 것을 싫어했다. "일단 가보고 생각하라"며 설득했다. 

말로만 듣던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000미터에도 올라가보고(10분만에 내려가자고 했지만..), 루지도 신나게 타고, 엄마가 미리 신청해둔 텐트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신나게 놀았다. 

다음날에는 오락실에 가서 난생처음 돈내고 조종간도 움직여보고, 모래놀이고 하고, 골프놀이도 하고...여튼 원없이 놀았다. 그랬더니 유준이는 집에 가기 싫단다. "자고 가기 싫다며?"라고 엄마가 놀리듯 물었더니 "이렇게 재밌을줄 몰랐지"란다. 

갈 때는 길도 막히고, 휴게소도 들러서 4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올 때는 빗속을 뚫고 2시간20분만에 집에 왔다. 이틀동안 신나게 논 둥이들은 비가 오든말든 차에서 곤히 잘도 잤다. 아빠만 빗길 운전하느라 손목이 뻐근해지도록 힘을 주고 왔다. 


해발 1000미터에서 개구리와 올챙이 관찰에 여념이 없는 3부자.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행을 하려면 큰 결심이 필요했다. 둥이들은 조금만 차가 막히면 힘들어했다. 멀미도 하고, 울기도 했다. 지금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1시간 남았다고 하면 수긍을 한다. 이번에는 휴게소에서 산 3000원짜리 장남감으로 시간을 잘 보냈다. 아내와 돌아오면서 그랬다. "이제 데리고 다닐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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