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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Nov 08. 2021

둥이들의 6번째 가을

2021.11.08

둥이들이 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남산을 드디어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일주일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다. 주말이 지나고 오늘(월요일) 새벽부터 비가 쏟아지더니 순식간에 기온이 내려갔다. 비와 새찬 바람에 단풍잎들도 우수수 떨어졌다. 


둥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한 하루였다. 예전에는 둥이들과 나들이를 할 때는 항상 주차가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나들이는 둥이들에게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야 손쉽게 다녀왔지만, 조금 무리하다 둥이들이 대중교통에 지쳐버리면 나들이 전체를 망칠수도 있었다. 


이번 남산 나들이는 달랐다. 남산 케이블카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정보를 일찌감치 입수하고, 과감하게 지하철을 타고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서 한참 걸어야 했지만 6살 둥이들과 함께 도전!!!


지하철도 한번을 갈아타고 명동역 3번 출구로 나가 걷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참 오르막이다. 그래도 둥이들은 씩씩하게 걸었다. 골목길에서 음료수도 한번 마시고 힘차게 걸어서 케이블카 승강장에 드디어 도착했다. 

케이블카 안에서 본 남산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아빠엄마는 오랜만에, 둥이들은 난생처음 올라가 본 남산타워에서 바라보는 서울풍경은 정말 멋있었다. 


남산타워 앞 광장에는 단풍이 가득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단풍잎을 잡기위해 뛰어다녔다. 둥이들도 아쉽게 잡지는 못했지만 원없이 뛰었다. 대신 아빠가 잡아준 단풍잎을 소중하게 가방에 넣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둥이들은 씩씩하게 걸었다. 집에 와서 아빠와 야구를 보며 치킨도 먹고, 신나게 신나게 놀다가 잠자리에 들자마자 꿈나라로 갔고, 월요일부터 늦잠을 잤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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