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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Mar 03. 2023

드디어 초딩이 된 둥이들

2023.0303

처음으로 책가방을 메고 가는 길

어제 입학식은 학교를 구경하고, 선생님과 상견례를 하는 예고편이었다. 학교생활의 본편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실내화를 비롯한 준비물을 가방에 가득 넣고, 가방 옆구리에 요즘 초딩들 필수품이라는 물통까지 끼운 뒤 드디어 학교로 출발. 집에서 3분 정도 거리지만 혹시라도 늦을까 여유를 갖고 나섰다. 집 밖으로 나가니 여기저기 누가봐도 신입생이라는 티가 팍팍 나는 어린이들이 보호자들과 함께 학교로 모여들고 있다. 


5분도 되지 않아 도착한 학교 정문 앞. 얼른 들어가라니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엄마가 끝날 때 맞춰서 정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하니, 혹시라도 늦을까 조금 일찍 오란다. 


정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역시 어리버리하다. 건물 앞에서 친구를 만났는지, 잠시 헷갈렸는지 우왕좌왕하다가 쏙 들어갔다. 피할 수 없는 사회생활....잘 하리라 믿을 수 밖에. 


어제 짝없이 하루를 보낸 유준이는 하루만에 짝이 생겼다. 다만 모두 남녀가 짝을 지었는데, 유준이와 그 친구만 남자끼리 짝이다. 

어제 (반 인원이 홀수이고, 유준이는 마지막 번호라) 짝이 없다는 선생님 말에 유준이는 "난 그게 더 좋아. 편해"라고 쿨~하게 반응했다. 그런데 내심 서운했던 모양이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가니 "아빠. 나도 짝이 생겼대. 내일 온대"라며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혹시 짝이 장난꾸러기면 어떻게 하지 하고 걱정한다. 짝이 떠들면 옆에 있는 나도 같이 혼날 수 있다면서....본인만 잘하면 될 것 같은데...


당분간은 엄마없이 아빠가 출근길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리고 둥이끼리 가는 날이 오겠지. 둥이들 각자 가는 날도 올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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