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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Jul 25. 2019

침대 쟁탈전

2019.07.25

즐겁게 어린이집 가는 길. 


오늘 새벽에 유준이가 침대로 올라왔다.

침대 옆 '아이스캐슬(매트리스)'에서 자는 둥이들이 침대를 침범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저 엄마가 좋아서, 엄마 옆에서 자고 싶어 올라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의 상황은 달랐다. 아내와 나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자던 유준이는 내 머리 위로 자리를 옮겼다. 벽쪽을 좋아하는 유준이의 성향을 알고 있기에 그러려니 했다. 

유준이는 계속 내 머리를 발로 밀었다. 찬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지도 모르겠다. 좁아서 그런다고 생각해 내가 아랫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유준이는 그래도 내 머리를 발로 밀어냈다. 나를 따라오면서 발을 쓰는 듯했다. 그때까지도 '설마'했다. 그냥 내가 일어나서 화장실에 다녀온 뒤 침대 아래 우재 옆에 누웠다. 


아침에 아내와 이 이야기를 하다 깜짝 놀랐다. 유준이는 잠을 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깨어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내가 포기하고 물러난 뛰 '씨~익' 웃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제는 전쟁이다. 내가 그 침대에서 5년을 넘게 지냈는데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머리에 쓸 헬멧부터 구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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