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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Sep 23. 2019

6촌 형님 결혼식에 간 쌍둥이

2019.09.23

사진 찍자니까 얼굴과 몸을 가만히 내비두지 않는 쌍둥이

지난달에 브런치를 쓰고 한달이 훌쩍 지났다. 그사이 많은 일들이 또 있었다. 일단 여름휴가로 인천에 있는 한 호텔에서 2박3일간 '호캉스'란 것을 해보았다. 역시 엄빠나 쌍둥이나 멀리 가는 것보다는 가까운데서 노는 것이 체질에 맞나보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슈퍼윙스 키즈카페는 기대에 조금 못미쳤지만 둥이들은 잘 놀았고, 엄마아빠는 잘 먹었다. (이건 기록차원에서 남긴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둥이들을 데리고 경기도 양평에 다녀왔다. 내게는 5촌 조카, 둥이들에게는 6촌 형님이 야외결혼식을 치렀다. 

거리도 멀고, 교통체증을 고려하면 시간은 그보다 더 걸릴 것 같아 혼자 다녀오려했으나, 가족 나들이를 간다고 생각하면 또 괜찮을 것 같아 다 함께 길을 나섰다. 

출발에 앞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우재의 몸상태였다. 원래 멀미를 하는 우재는 요즘 소변이 자주 마려운 아주 번거로운 증세를 겪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비슷한 증세를 최근에 겪어본 아빠로서는 걱정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우재를 설득해 버리지 않고 저장해뒀던 기저귀를 입혔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우재도 곧 수긍하고 입었다. 결과는 대성공. 역시나 심리적인 원인이 컸는지 우재는 별다른 문제 없이 2시간 반을 버텨냈다. 

결혼식장에서도 잘 지냈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배가 고팠지만 4살 형님 답게 꾹 참았다. 탕수육을 중심으로 밥도 잘먹고, 5촌 큰아재들에게 용돈도 받았다. 

문제는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헤어질때가 되어 주차장에서 인사를 하고 각자 차에 타려는데 둥이들은 주차장에 깔린 자잘한 돌들에 필이 꽂혔다. 친척들이 가든 말든, 빗방울이 날리든 말든 자리를 깔고 앉아 돌을 쌓기 시작했다. 아예 아빠 차에 있는 돗자리고 가져와 깔라고 요구했다. 

모두가 떠난 뒤에도 한시간 여를 놀고 간신히 설득해 차에 태웠다. 여기도 막히고 저기도 막히는 가운데 집에 오는 길은 거의 4시간 가까이 걸렸다. 다행히 먹고 노는데 온 힘을 소진한 둥이들은 차에서 잠이 들었고, 아빠는 둥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어다. 


다녀와서 자는걸 보니 둥이들은 그새 또 큰 것 같다. 우재의 머리..아니 키는 더 커졌고, 유준이의 콧구멍..아니 다리는 더 길어졌다.  우재의 빈뇨 증세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 오늘은 어린이집 소풍을 무사히 다녀왔다고 한다. 하나하나가 모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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