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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Feb 16. 2020

강릉에 다녀온 쌍둥이

2020. 02.16

코로나 19가 한국을 강타하는 와중에 겨울휴가를 다녀왔다. 

엄마는 자동차에 타기 전에 살균소독을 실시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휴게소도 들르지 않고 강릉으로 논스탑 질주를 계획했으나...우재가 이번에도 '응야는 마렵지 않은데 배가 아픈' 증세(차멀미)를 호소하는 바람에 양평 휴게소에 멈춰섰다. 아빠차에 기름도 넣어야 했고.

숙소는 오죽헌한옥마을, 비수기라 그런지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온 마을이 우리 차지가 된 느낌. 

둥이들은 강릉에서 첫 식사로 미역국에 물회용으로 나온 소면을 말아 배불리 먹었고(왜??) 안목해변에서는 추워질 때까지 모래놀이를 했다. 

저녁에는 중앙시장에서 물고기들을 구경한 뒤 대게를 쪄서 숙소로. 아빠와 엄마는 둥이들이 먹는다면 집게발을 포함한 게다리 10개를 모두 양보할 의사가 있었지만, 둥이들은 통통한 게살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대게집 사장님이 싸주신 김가루를 햇반에 비벼먹었다.(아니 왜???) 그래서 엄빠는 방어에 해삼까지 포식.


둘째날에는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향했다. 즉흥적으로 정했으나 대성공. 올 겨울 서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눈을 잔뜩 만질 수 있었고, 순하디 순하지만 냄새는 좀 나는 양들도 만났다. 둥이들은 아빠의 팔을 통해 '간접적'으로 양에게 먹이를 주는 느낌도 체험했고, 친절한 아주머니를 만난 덕에 설경을 배경으로 멋진 가족사진도 찍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해발 800미터의 대관령을 향해 가면서, 30분이란 시간적 거리만 계산했지, 그 코스가 그토록 어지러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멀미약을 먹지 않은 우재는 계속 괴로워했고, 아빠는 계속 미안했다. 


원래 3박4일을 계획했지만 3일째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일정을 하루 단축했다. 서울로 출발하기 전에 들른 수제 햄버거집이 많이 아쉬웠지만, 아이들은 뭐가 됐든 잘 먹었고 잘 놀았다. 그걸로 끝.   

오죽헌한옥마을 안에 있는 대나무길. 어느새 저렇게 잘 달리게 된 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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