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니, 〈챠우챠우〉
한 문장이 반복될 뿐인데, 듣는 이의 마음은 깊어진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델리스파이스의 1997년 데뷔곡 〈챠우챠우〉 는 그렇게 탄생한, 시대를 앞서간 명곡이다.
그런데 이 곡에는 생각보다 많은 뒷이야기가 존재한다.
우선, 제목부터가 의외다.
원래 제목은 가사 전체인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였다고.
하지만 너무 길다는 이유로 반려되었고,
우연히 보게 된 중국집 전단지의 ‘차우차우’라는 단어에서
지금의 제목이 나왔다. 이름의 생경함이 오히려 잊히지 않게 만들었다.
이 노래는 흔히 이별의 연가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제 배경은 조금 다르다.
델리스파이스는 PC통신 하이텔 동호회에서 모인 멤버들로 결성된 팀이다.
당시 주류 장르가 아니었던 모던 록을 시도했고,
평론가들로부터 “한국에서 이런 음악은 안 통한다”는 식의 혹평을 받았다.
그에 대한 속앓이와 반감이 이 곡에 녹아들었다는 해석이 있다.
‘너의 목소리’는 어쩌면 평론가나 시류에 영합하는 누군가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다만 드러머 오인록은 “그냥 민규가 싫어하는 TV에 자주 나오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든 것”이라며
정확한 대상은 없다고 밝혔고,
결국 이 곡은 불특정 다수의 비난이나 편견에 대한 응답으로 읽힌다.
한편, ‘개 짖는 소리’처럼 계속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라는 해석도 있다.
정말로 옆집의 차우차우가 하도 짖어대서 만든 노래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진실은 하나가 아닐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모든 설이 이 곡에 복합적인 층위의 감정과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어쨌든 앨범은 시간이 지나며 재평가를 받았다.
〈챠우챠우〉가 수록된 데뷔 앨범 『Deli Spice』는
1998년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중 4위,
2007년에는 9위,
2018년에도 18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인디 록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는 이 노래 제목을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고 기억한다.
밴드도 인정한 부제.
잘못된 기억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